6·25전쟁 영웅들의 유해 147구, 70년 만에 조국 품으로

6·25전쟁 영웅들의 유해 147구, 70년 만에 조국 품으로

문형봉 2020-06-24 (수) 21:58 1개월전  
6·25전쟁에서 숨진 국군 용사 147명이 전쟁 70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꿈에 그리던 고국의 품에 안겼다. 북한에서 발굴된 이들 유해는 미국 하와이를 거쳐 공군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로 봉환됐다.유해는 북한에서 하와이, 하와이에서 다시 서울까지 약 1만4600여㎞를 돌아 고국 땅을 밟았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JBPHH)에서 열린 6.25 참전용사 유해 인수식에서 국군 유해발굴감식단이 북한에서 발굴돼 미국 하와이로 옮겨진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를 인수하여 공중유급기 시그너스로 옮기고 있다. 2020.6.24 [국방부 제공]


참전 용사들은 1990년부터 1994년까지 발굴돼 미국에 전달된 유해(208개 상자), 200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뒤 미국에 전달된 유해(55개 상자) 안에서 발견됐다. 특히 1990년대 전달된 유해는 격전지였던 북한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운산,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서 발굴된 것이다. 한·미는 앞서 2012년 12구, 2016년 15구, 2018년 65구 등 3차례에 걸쳐 참전 용사들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해왔다.

국방부는 하와이의 ‘미국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와 공동감식을 거쳐 이중 147구를 국군 유해로 판정했다. 발굴 지역에서 전투한 미국 7사단, 2사단, 25사단 전사자 명부 등을 확인해 신원을 특정할 예정이다. 국군은 전쟁 당시 미군에 소속된 경우가 많았다. 현재까지는 고(故) 하진호 일병 등 7명의 신원만 확인된 상태다. 하 일병은 미 7사단 32연대 소속으로 참전했다가 1950년 10월 10일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2남 2녀 중 장남이었던 그는 슬하에 딸 둘이 있었다고 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공군기지에서 공군 장병들이 미국측으로부터 인수한 한국군 유해를 KC-330 공중급유기 좌석에 고정시키고 있다. 2020.6.24 [국방일보 제공] 연합뉴스


용사들의 유해는 이날 오후 4시5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국방부는 화물칸이 아닌 승객 좌석에 유해를 안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귀환하는 영웅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해를 안치한 공중급유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자 공군 비행기 6대가 엄호 비행에 나섰다. 엄호기는 101·102·103 전투비행대대 소속 F-5 2대, F-15K 2대, FA-50 2대다. 모두 전쟁에 참전했던 공군 부대의 후예들이다. 이중 F-15K 조종사 강병준 대위는 6·25전쟁 참전 조종사 고 강호륜 예비역 준장의 손자이기도 하다.

정부는 25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거행되는 6·25전쟁 70주년 공식행사에서 유해 147구를 최고의 예우로 맞이할 예정이다. 올해 행사는 ‘영웅에게, Salute to the Heroes(영웅에 대해 경례)’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참전유공자와 유족, 정부 주요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22개국의 유엔참전국 정상들이 처음으로 보내온 우정과 평화의 메시지를 상영한다. 유해 147구의 귀환 여정과 신원이 확인된 유가족들의 인터뷰 영상도 상영된다. 


 문형봉 기자   <저작권자 ⓒ 헤드라인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