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소강석 목사. 한국교회 교단장회의 제공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이 교계 연합기관 대통합을 논의 중이다. 통합 상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임시 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는 늦어도 9월 초까지 임시총회를 열어 관련 안건을 다룰 수 있도록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기총 회원 중 이단 시비가 끊이지 않는 단체들이 있어 한교총 내부에서도 아직 의견 합치를 보지 못했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한교총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먼저 자신이 총회장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지난 19일 울산에서 실행위원회를 열었다. 실행위원들은 통합을 지지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실행위원들의 동의가 총회 전체의 동의라고는 할 수 없다. 예장합동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회기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연구 끝에 한기총을 이단옹호 기관으로 규정해 달라는 보고서를 올렸다. 최종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한기총과 함께 가는 것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총회에서 재보고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통합 건은 한교총 소속 교단들에도 아직 절대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이단 문제고, 또 하나는 한교총이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한기총을 끌어안을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 때문이다. 이와 관련, 소 목사는 20일 천안 백석대에서 열린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에 참석해 현재 추진 중인 통합의 내용과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각 교단들의 협력을 구했다. 한국교회 교단장회의는 보수와 진보를 초월해 23개 주요 교단 총회장이 모인 협의체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 목사는 “위기 상황에서는 반드시 하나 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다. (통합이) 되고 안 되고는 이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소강석 한교총 대표회장이 20일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열린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에서 연합기관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교회 교단장회의 제공
통합의 주체는 한교총이지만 소 목사가 교단장회의에서 협력을 요청한 이유는 한국교회 전체에 통합의 당위성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한교총 회원 교단 관계자는 “한국교회가 하나 돼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그 대상이 한기총이 돼야 할 필요는 없다”면서 “대표회장이 통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고맙지만 대다수 교단은 회의적”이라고 내부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교단 중진 역시 “연합기관 통합은 기본적으로 찬성이지만 이단 문제를 선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되풀이했다. 결국 주요 장로교단들의 9월 총회 전에 교단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급선무다.
이런 가운데 한기총은 법원 판결을 통해 대표회장 직무대행이었던 김현성 변호사를 임시 대표회장으로 세우고 임시총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최근 회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회비 납부를 독려하면서 조직 정비에 들어갔다. 한기총 관계자는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아직 확정하지 못했지만 곧 임원회를 개최해 통합 안건을 다룰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형봉 기자
[저작권자 ⓒ 헤드라인코리아저널/한국기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