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물결교회에서 은퇴한 직분자들이 지난달 27일 은퇴 감사예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새물결교회 제공
서울 양천구 새물결교회(이정철 목사)가 최근 펴낸 임직자 은퇴 기념 도서의 제목은 ‘다른 인생, 같은 믿음’이었다. 모두 각양각색의 삶을 살았지만 신앙은 하나였다는 고백을 책 제목에 담았다.
90여 쪽 분량의 문집에 직분에서 은퇴한 강갑섭 장로와 조길자 김애옥 김인순 유재신 나귀순 정금숙 권사와 세상을 떠난 이철 안수집사의 신앙 이야기를 소박하게 담았다. 은퇴자들의 인터뷰와 원고 작성은 이 교회 30~40대 젊은 집사 7명이 맡았다.
지난달 27일 장로·권사 은퇴 감사예배를 드린 교회는 은퇴자들에게 기념품 대신 이 책을 선물했다.
신앙 후배들의 손끝을 거쳐 기록된 선배들의 신앙 여정은 담담하지만 울림이 컸다. 평범했던 신앙인의 삶 속에 교회를 사랑하며 신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강갑섭 장로의 글 중 한 대목이다.
“처음 우리 교회를 섬기면서부터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교회가 필요할 때 바로 달려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멀리 이사 갈 기회가 있어도 절대 가지 않고 이 동네서만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요.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 덕분에 지금까지 교회와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주일 성수하고 새벽기도 나오고 수요일과 금요일 모두 교회에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솔직히 가까이 살기 때문이기도 하죠. 우리 박 권사도 그걸 원했고 나도 그렇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교회를 옮기지 말라’는 당부로 이어졌다.
“제가 딱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시험이 들고 어렵더라도 교회를 옮기기보다는 되도록 한 교회를 섬기는 것이 하나님에게도 좋고, 본인에게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여기서 문제가 생겨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대부분 그 교회에서 적응을 못 하고 다른 교회로 옮기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김애옥 권사는 세상을 떠난 아들과의 추억을 소개했다.
“큰아들이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들은 50일 동안 제 병간호를 받다 제 품에서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죽기 전 아들은 어린아이들을 두고 떠나는 걸 염려하고 두려워하면서 하나님을 부인했어요. 그때마다 저는 아들을 가슴에 안고 울며 기도하며 진정시켜야 했습니다. 이 소식을 말씀드리자 당시 박삼영 담임목사님께서 새벽기도 후 한걸음에 달려오셔서 아들을 위해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목사님의 손을 잡고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고 마침내 평안하게 주님 품에 안기게 됐어요. 저에게 박 목사님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분이십니다.”
신앙 선배들이 걸어온 소박한 여정이 후배들에게 책을 통해 이어지며 교회의 값진 유산이 됐다.
이정철 목사는 발간사에서 “한평생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아름답게 교회를 섬기고 은퇴하시는 믿음의 선배들의 수고와 헌신을 전심으로 격려하고 축복하는 마음으로 문집을 만들었다”며 “동시에 새물결 공동체의 모든 젊은 성도들과 다음세대 자녀들이 이분들의 믿음의 발자취를 신앙의 모범으로 삼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문집 출판을 기획한 김상배 장로는 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직분 은퇴자들에게 이런저런 선물을 드리는 것보다 신앙 여정을 기록한 문집을 선물하는 게 훨씬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기획했다”면서 “평소에는 하기 힘든 신앙 이야기를 책을 통해 나눌 수 있어 교회 공동체가 느낀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