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발제자(왼쪽부터 최성대, 한창영, 박영률, 박천일, 김운태 목사 등)
기독교 연합기관 통합을 촉구하는 제5차『기독교 발전포럼』이 17일 오후 2시30 서울 중구에 소재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회견장에서 국가발전기독연구원(원장 박영률 박사, 이하 국발연) 주최로 열렸다.
〈기독교 연합기관 통합 왜 필요한가?〉란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최성대 박사(전, 안양대신대원 교수)의 사회로 박천일 목사가 대표기도했다. 포럼 개최에 대한 취지 배경을 국발연 원장인 박영률 목사가 설명했다.
박 목사는 포럼 개최에 대한 취지 설명에서 “한국교회에서 가장 존경받던 한경직 목사(영락교회)에 의해 1989년에 창립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올해로 창립 33년째를 맞고 있는 대표적 기관이었는데 2012년 분열되면서 군소 연합기관으로 전락되었다”며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교회협, 한기총, 한교연, 한교총이라는 4개의 단체로 나뉘어져 있어 대 사회적 대처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기총 분열 전 한기총의 총무 직을 맡아 주도적으로 일해 왔던 생존하는 역대 증경 총무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국교회의 하나 됨과 한기총의 위상 회복을 위해 본 포럼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포럼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유재하 목사 대신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창영 목사
이어진 발제에서는 첫 번째 발제자로 한창영 목사(전, 한기총 공동회장,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 사무총장 역임)목사가 발표했다. 당초 발제하기로 한 유재하 목사(한기총 제4대 총무 역임)는 갑자기 몸이 불편해 대신 한창영 목사가 발제했다. 한 목사는 〈연합기관 통합 왜 필요한가?〉란 주제로 발표하였다.
한 목사는 발제에서 “현재 한국교회는 4개의 연합기관으로 분열, 난립되어 있는 상황은 곧 교단과 교회의 분열이기도 하지만 작금의 한국교회 상황을 보면 교리적이고 신학적인 문제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교권으로 말미암아 수백 개의 교단으로 분열되었고, 기독교 연합기관도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목사는 “한국교회 연합기관 분열은 대 사회, 대 정부를 상대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었다. 2년 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가 대 정부를 상대하면서 여실히 드러났는데 정부나 방역당국이 불교나 천주교 등 타 종교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하면서도 유독 한국교회에 대해서만큼은 혹독하리만치 종교 차별을 하였다”며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자성과 함께 정부를 질타했다.
또 한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누구 개인을 위하거나 누구의 자리를 위한 것도 아니고, 연합기관의 존재 목적은 한국교회의 공익과 공공선을 위한 것이다” 며 “지금 한국교회는 크나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동성애,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반기독교적 악법들을 막아내고 한국교회의 건강한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는 분열된 연합기관을 하나로 통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 목사는 “100%로의 통합을 못 이룬다 하더라도 최소 분열 전처럼이라도 진보성향의 교회협과 한국교회 대다수를 차지하던 보수성향의 한기총(명칭과 연혁 사용에 있어서)으로 반드시 되돌려야 한다. 한기총의 회복과 분열된 연합단체의 통합은 숙명적”이라고 호소했다.
또 한 목사는 “한국교회 하나 됨과 연합기관 통합이라는 과제는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며 “이 점을 한기총이든 한교총이든 간과하지 마시고 통합을 이루어서 하나님께 영광 돌려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영률 박사(한기총 제5대 총무 역임)는 〈연합기관 통합 무엇이 장애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박 목사는 “한기총의 분열은 전 대표회장의 금권선거 양심고백으로 촉발되었다”며 지난 분열의 역사를 간단하게 소개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기총의 분열은 겉으로는 ‘이단 문제’ 때문에 분열된 것처럼 명분이 포장되었지만 실제 분열의 사유는 ‘이단 문제’가 아닌 금권타락 선거와 교권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며 “이런 문제들로 인해 한기총에서 한교연 등이 분열되었고 결국 한교총 등이 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회고했다.
박 목사는 “당시의 금권선거 때문에 일반 언론과 방송에서 한기총을 비판하는 방송들이 쏟아졌고 일부에서는 한기총 해체운동까지 벌였었다. 이것은 한기총에 몸담았던 모두의 책임이고 나도 한기총 역대 총무로서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한기총 문제로 인해 10당 5락이라는 부끄러운 용어까지 생겨났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박 목사는 현재 한기총의 상황은 위기중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한국교회 하나 됨을 위한 비전의 통합에 길로 가느냐, 아니면 금권타락 선거로 다시 얼룩지면서 그마저도 회복 불능의 상태로 한기총이 침몰하느냐 아주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또 박 목사는 “한기총 임시총회에서 만일의 경우 기관 통합 안이 부결될 경우 한기총은 다시 금권타락 선거로 치닫게 됨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현재의 한기총 위상이 매우 추락한 상황에서 또다시 금권선거가 재현 된다면 한기총의 미래는 정말 암울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박 목사는 “통합안이 부결되어 대표회장 선출로 들어가면 모 특정목사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금권선거는 물론 한기총이 세상 정치의 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총대들의 올바른 판단을 간곡히 주문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는 박천일 목사(한기총 제6대 총무 역임)가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하였다.
박 목사는 연합기관의 분열과 통합의 걸림돌이 되는 원인들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 교권 제일주의가 문제 ▲ 교단 우선(이기)주의가 문제 ▲ 공교회 의식이 없는 개교회주의가 문제 ▲ 독선적 신념으로 우리만의 이너서클을 형성했던 것이 문제라며 등을 여러 문제점들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박 목사는 통합할 경우 극복해야 할 과제들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한기총 내에 있는 이단 또는 이단성 문제와 한교총에서 문제되고 있는 WCC(세계교회협의회) 문제 등에 대하여 선 통합 후 충분한 토론과 검증을 거쳐 하나 하나 풀어가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목사는 또 신학적 문제들에 대하여 “한국교회 연합사업이나 연합기관 활동 중 감리교나 예장통합 측 교단이 들어가 있지 않은 곳이 어디 있는가”며 “언론기관인 CBS, CTS를 비롯하여 대한성서공회, 한국찬송가공회, 전국의 기독교 지역연합회 등이 그 좋은 예”라며 “이런 문제들은 일단 통합 후 충분한 토론과 검증을 거쳐 하나 씩 해결해 가야 할 문제들입니다. 통합 전에 이런 문제들을 전제 조건으로 삼는 것은 통합하지 않겠다는 유아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 밖에도 법인 문제, 직원 문제, 부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기관 통합을 주문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김운태 목사(한기총 제8대 총무 역임)는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발제하였다.
김 목사는 발제에서 어떻게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통합운동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신앙적 표준을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제시했다. ▲ 솔리 데오 글로리아(오직 하나님께 영광) 신앙을 가져야 ▲ 모든 기득권을 내려놔야 ▲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적 마인드를 가져야 ▲ 성령 안에서 모든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과 사랑 가운데 용납의 마음이 있어야 ▲ 한국교회 세움과 공적 사역의 마인드를 가져야 ▲ 리더십을 키워야 등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현실적으로 단계별 통합 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안까지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 지도자와 연합기관 간의 비방금지 선언 ▲ 통합의 공론화가 절실(이는 언론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 ▲ 통합 협의체 구성 ▲ 각 연합기관의 임시총회를 통한 하나 됨의 합법적 결정을 필요 ▲ 통합 선포 및 감사예배 ▲ 대사회적, 대정부적 원 리더십의 회복이 절실(큰 틀 공동체를 이루는 연합기관이 되어야) ▲ 지도자는 부정부패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한기총의 병폐들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김 목사는 이날 발제에서 “한기총 내 고질적인 병폐가운데 하나는 회원교단인 군소 교단 중 일부 총회장들이 만년 총회장을 하면서 대표회장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로부터 금품 수수가 일상화 되어 있다는 점”이라며 “한기총이 한교총과 통합될 경우 자칫 이런 특수(?)들이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총대들은 당연 이번 총회에서 통합에 반대표를 던질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통합 반대자들에 대한 자성을 촉구했다.
또 김 목사는 “또 어떤 경우에는 한기총에서 그런대로 직책을 유지하면서 경우에 따라 대표회장이라도 한 번 해보고 싶은 명예욕을 가진 사람들이 통합에 반대표를 던질 것” 같다며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바른 신앙 양심을 갖고 있는 올곧은 총회장님들도 있다고 확신한다. 이번 한기총의 임시총회 결정이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느냐 아니면 한기총이 타락의 길로 가느냐에 대한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판단된다. 회원님들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포럼은 원장인 박영률 목사의 폐회기도로 포럼을 모두 마쳤다.
문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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