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은 수확 후 저장 온도가 다른 고구마와 토마토, 파프리카를 한 배로 수출할 수 있는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농산물을 선박으로 수출할 때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한 가지 품목만을 정하고 그에 알맞은 온도를 적용해 수송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동안 몇 가지 농산물을 혼합해 수출한 사례가 있지만, 적절한 수확 후 관리 기술이나 수송 조건을 갖추지 못해 쉽게 부패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 수출하는 고구마와 파프리카, 토마토에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을 적용하고, 현지 반응을 살폈다.
뿌리채소인 고구마는 수확한 뒤 아물이 처리(큐어링)하고, 12도(℃)에서 저장한 다음 염소수로 세척 포장했다. 또한, 수출 전 이산화염소를 쐬어(훈증) 주었다.
열매채소인 파프리카는 색이 80% 수준으로 들었을 때 수확한 뒤 예비 냉장 후 기능성 포장재(MA)로 포장했다. 다른 열매채소인 토마토는 색이 10%(변색기)~ 30% 정도 들었을 때(채색기) 수확해 예비 냉장했다.
물 자체의 호흡으로 포장 내부의 기체 조성을 조절하고, 수분 손실을 억제하는 기술
변색기(breaker): 꼭짓점에 주황 색상 발현, 과피 전체의 10% 이하 채색, 채색기(turning): 과피 전체의 10~30% 채색
수확 후 처리방법을 달리한 고구마, 파프리카, 토마토 3품목을 한 컨테이너에 실어 온도 9도(℃), 환기구는 3분의 2 열어두는 조건을 똑같이 적용해 수출했다.
선적한 지 15일이 지나 현지에 도착한 고구마와 파프리카, 토마토 품질이 매우 좋았고, 현지 구매상(바이어)과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선도 유지 기술을 적용한 고구마 부패율이 3% 미만으로 나타나 무처리 고구마 부패율 20~30%보다 훨씬 적었다. 현지 구매상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0% 이상이 한국산 고구마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토마토와 파프리카도 전반적으로 꼭지 곰팡이, 마르는(위조) 현상 없이 신선함을 유지했다.
저장 중 수분 부족으로 마르는 현상
농촌진흥청은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 확립으로 농산물에 대한 수출 물류비 지원 중단에 대응해 여러 농산물을 배로 한꺼번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서 수입 요청이 많은 고구마와 일본 외 동남아시아로 수출 확대를 노리는 파프리카, 토마토를 신선하게 수출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동남아시아 시장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수입 업체(고마미지) 김재용 대표는 “한 컨테이너에 다양한 농산물을 넣어 수출하고 싶었지만, 품질 저하 등의 이유로 시도하지는 못했다.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에 힘입어 다양한 한국산 농산물을 연중 신선하게 수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 홍윤표 과장은 “저장 온도가 다른 신선 농산물을 혼합해 선박으로 수출할 수 있는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을 보급함으로써 케이(K)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창희 기자 [저작권자 ⓒ 헤드라인코리아저널/한국기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