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심화 여파로 전국의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은 올해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지방의 경우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속되는 전세난에 지친 이들이 서울 외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와 매매 모두 상승폭이 확대됐다.
5일 한국감정원의 11월 첫 주(지난 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0.17% 상승했다. 지난주(0.13%)보다 오름폭이 확대돼 6·17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넷째 주(0.22%)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 0.01%에서 0.02%로, 수도권은 0.11%에서 0.15%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7·13 대책 직전인 7월 둘째 주(0.16%)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김포시(1.94%)와 고양시 덕양구, 파주시(이상 0.37%), 용인 기흥구(0.28%)는 비규제 지역인 데다 지하철 연장 등 교통 개선 기대감이 반영돼 폭등세를 이어갔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에 전세 매물이 워낙 없어서 인접해 있는 김포, 부천, 광명 등의 매물을 소개해 달라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아파트 대신 외곽 지역의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 등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방 집값 역시 0.19%로 지난주보다 0.04% 오른 오름폭을 보였다. 이는 감정원이 집계를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8년4개월 만에 최고로 상승한 수치다.
지방 아파트값 급등세는 전세에서 매매로 수요 전환이 이뤄지고,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중저가 단지의 전세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주택 매수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계약갱신청구권, 청약 대기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에 가을철 이사수요가 더해지면서 전세난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01% 오른 0.23%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2015년 4월 3주(0.23%)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 전셋값은 0.12% 올라 7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천과 경기도는 각각 0.48%, 0.24%로 지난주와 같은 높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지방도 0.23%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출처] - 국민일보
문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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