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폐지법인 전자서명법 전부개정법률안(대안)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인증 간편, 다양화..이용 수월해질듯
당장 금융업무 직접적 영향은 적어
1999년 등장해 장기집권한 공인인증서가 21년 만에 사라진다. 인터넷모바일뱅킹 이용을 비롯해 전자상거래 결제, 정부기관 민원발급 등 각종 영역에서 '공인'된 지위의 전자 신분증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 민간 인증서와 다름없이 사용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지위가 된 것이다. 쓸 때 마다 불편함을 안겼던 공인인증서가 퇴장한다는 소식에 '이렇게 속이 시원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물론 공인인증서가 폐지됐다고 해서 당장 금융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공인인증서 퇴장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금융거래는 얼마나 편리해지는 것인지 등을 짚어봤다.
◇복잡한 절차 '안녕'…인증 수월해진다
공인인증서가 사라지면 각종 보안프로그램 설치부터 10자리가 넘는 비밀번호 설정, 본인인증까지 10단계가 넘는 여러가지 발급 절차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다. 한 은행에서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를 다른 은행에서 쓰려면 인증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증서를 발급 받은지 1년이 됐다면, 갱신해야 한다. 번거로움 그 자체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불편함은 사라질 전망이다. 민간 인증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앞다퉈 편리한 인증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미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되면서 '카카오페이', '패스(PASS)'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쉽고 편리한 인증 시스템을 갖춘 민간 업체들이 시장의 파이를 넓혀가는 상황이었다. 기존에 공인인증서를 발급해온 기관들도 부랴부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금융결제원은 11월말 관련법 시행에 발맞춰 인증서 발급전차를 간소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증 비밀번호를 숫자 6자리로 바꾸고 패턴이나 지문·안면·홍채와 같은 생채인식기술에 기반한 비밀번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효기간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자동 갱신되도록 했다. 이용자 입장에서 인증서 사용이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갖고 있던 공인인증서는 어떻게…계속 사용 가능
기존에 갖고 있던 공인인증서는 유효기간까지 계속 쓸 수 있다. 유효기간 이후에도 각 기관이나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사용하는게 가능하다. 공인인증서의 공인이라는 지위만 사라진 것이지, 인증서로서는 유효하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공인인증서 사용 범위가 축소되고 편리한 인증서가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기존 인증서를 붙들고 있을 확률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 업무는? 큰 변화 없다…은행 자체 인증서 확대될듯
공인인증서 폐지가 금융 업무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당장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기존 인증서 사용이 가능한데다, 은행들도 이미 공인인증서 없이 웬만한 금융업무가 가능하게끔 자체 인증 서비스를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편리한 자체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인기몰이에 나서자 은행들도 간편 비밀번호, 패턴, 생채 인식 등을 통한 쉬운 인증 방식을 개발해왔다. 대표적인게 KB국민은행 'KB모바일인증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인증서를 통해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대부분의 금융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도 모바일뱅킹 앱에서 로그인없이 하루 100만원까지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바로이체'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은행권 공동으로 사용이 가능한 '뱅크사인' 인증서를 내놓기도 했다.
은행들의 자체 인증 서비스가 어디까지 확대되느냐에 따라 체감하는 변화의 폭도 달라질 전망이다. 대출 업무에 있어서는 대체 인증서가 정해질 때 까지 공인인증서 사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대출 심사 때 공공기관을 통해 차주의 소득 정보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공인인증서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출시 공인인증서 사용 여부는 금융기관과 관계 부처와의 협의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문형봉 기자 [저작권자 ⓒ 헤드라인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