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장마에 희비 갈린 유통가…‘제습기’ 웃고 ‘빙과·음료’ 울상

길어지는 장마에 희비 갈린 유통가…‘제습기’ 웃고 ‘빙과·음료’ 울상

문형봉 2020-08-02 (일) 19:11 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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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이 일찍부터 찾아올 것이라 예고됐던 올 여름이 예상과 달리 장마가 길어지고 폭염은 늦어지면서 유통가 희비가 갈렸다. 중부지방엔 오는 10일까지 장마가 예상되면서 실내 습기를 잡기 위한 제습기 등의 장마 용품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반면 일찌감치 예고됐던 폭염에 매출 호황을 기대했던 음료·빙과업계는 예년보다 매출이 주춤해 울상인 모습이다.

2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 늘었다. 신일전자의 올해(1~6월)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고, 코웨이는 6월부터 지난달 26일까지의 제습기 판매량이 같은 기간 대비 60% 증가해 ‘장마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전자랜드에서는 지난달 1~27일 건조기와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8%, 20% 늘었고, 의류관리기는 388%나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후변화로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고 장마 기간도 길어져 높은 습도로 인한 불쾌감과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이 때문에 제습기와 건조기 등 장마 용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음료·빙과업계는 코로나19로 길거리에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이 줄어든 데다 긴 장마까지 겹치면서 매출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편의점 매출은 절반가량이 음료에서 나오는데 올 여름은 그리 덥지도 않은 데다 코로나 탓에 마스크까지 쓰면서 음료 매출이 대폭 줄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롯데마트에서는 지난달 1~28일 빙과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4% 줄었다. CU에서는 지난달 1~27일간 전년 동기 대비 아이스크림이 6.0%, 아이스드링크(파우치 음료)가 8.7% 증가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는 소비자들의 바뀐 소비 습관에 따라 전략을 수정하거나 장마 이후로 예고된 폭염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 빙과업계 관계자는 “7월만 놓고 봤을 땐 장마가 길어져서 전년보다 매출이 줄었다”며 “남은 여름엔 야외활동 때 먹는 청량 제품보다 홈타입(대용량으로 떠먹는 제품) 제품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U는 장마 이후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본격적인 더위를 앞두고 페이코인(Paycoin) 결제 시130여가지 아이스크림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문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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