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은 23일 32년간의 경찰생활을 마무리하며 “가치있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어 행복했던 경찰인생”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민 청장은 2년 임기를 채우고 떠난 3번째 경찰청장으로 기록됐다.
민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하루하루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다”며 “가죽을 벗기듯 어렵고 힘들다는 개혁 작업에 흔쾌히 동참해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경찰대학 4기로 1988년 입직해 32년간 경찰 조직에 몸담았다. 2018년 7월 21대 경찰청장으로 임명돼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 확보 등 그간 경찰의 숙원이었던 검·경 수사권조정을 이끌었다. 그는 “경찰개혁과 안전가치에 대한 거대한 역사적 소명과 국민적 기대 속에 어깨가 무거웠다”며 “동료들이 너무나 헌신적으로 함께해준 덕분에 전진할 수 있었다”고 동료 경찰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민 청장은 재임시절 마무리하지 못한 일부 경찰개혁 과제들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며 “신임 청장을 중심으로 15만 경찰이 새로운 역사를 개척해 나가시길 빈다”고 당부했다. 후임인 김창룡 부산지방경찰청장에 대해서는 “따뜻한 인품과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훌륭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민 청장은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인 만큼 저는 다시 시민경찰로 돌아가 우리사회의 정의로움과 공동체의 평화, 질서를 지키는 데 미력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임식에는 민 청장의 부인과 경찰위원회 위원장인 박정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예로운 퇴임을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축하난을 보냈다.
문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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