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참 기승을 부리던 8월,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수석지휘자 이명근)은 준비했던 공연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시립예술단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대부분의 예술단 공연을 취소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한창 준비중이던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의 공연도 취소되었다. 다행히 대극장이 빈 날이 하루 있어 이 날로 부랴부라 공연을 변경했다. 우여곡절 끝에 선보이게 되는 이번 공연은 ‘Poco a Poco(점점)’이라는 제목처럼 조금씩 성장하는 단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더불어 스트라빈스키의 곡이 점점 더 변화의 기교가 강해진다는 모습, 차이콥스키의 곡이 점점 더 빨라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는 스트라빈스키 사후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1938년 봄에 완성된 ‘덤바턴 오크스’는 유명한 예술가 후원자인 블리스 부부의 의뢰로 작곡하게 된 곡이고, 15개의 악기로 표현된다. 그렇기에 감상하다 보면 악기의 소리가 또렷이 들리게 된다. 15명의 단원의 호흡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바로 표시가 나는 곡이기에 관객조차도 긴장하면서 듣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프란츠 단치가 작곡한 클라리넷과 부산을 위한 소협주곡은 쓰게된 경위나 곡에 대한 해설이 문헌에 제대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단치의 수많은 목관악기 협주곡 중 하나로 많이 연주되고 있다. 그는 첼로 연주자이자, 작곡가, 지휘자이기도 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비에냐프스키는 쇼팽의 뒤를 잇는 폴란드 출신 음악가로, 바이올린협주곡 2번은 그가 완숙기에 이르러 그의 명성이 최고조로 달하던 시기에 작곡되었다. 서정적인 흐름이 우아한 곡으로 전형적인 빠르게-느리게-빠르게의 3악장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곡은 후에 파블로 데 사라사데에게 헌정되기도 하였다.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은 첼로 협주곡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1894년 가을에 쓰여진 이 곡은 19세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첼로 협주곡으로 칭송받는다. 차이콥스키가 38세 때인 1878년에 완성한 교향곡 4번은 이혼의 아픔을 달래면서 이탈리아, 스위스 등지에서 폰 메크 부인의 경제적 원조를 받으며 쓰여졌다. 스스로가 “이 곡은 내가 작곡한 작품 중 최고”라는 말을 할 정도로 작품에 깊은 애정을 쏟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 4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교향곡 5번과 6번 ‘비창’과 더불어 후기 3대 교향곡의 하나로 꼽힌다. 곡이 완성된 후 그는 악보에 “나의 가장 좋은 친구에게”라고 적은 뒤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에게 헌정했다고 한다.
다양한 곡으로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무대를 보여주는 이번 공연은 관객에게는 여러 가지 작품을 선사하는 공연이 되지만, 단원들에게는 또다른 경험의 장이 되기도 하고, 그리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협연의 기회도 된다. 그렇기에 이 공연이 주는 의미의 크기는 관객에게나 단원에게나 작지 않다. 이 공연에서는 위에서 소개한 세 곡의 협주곡을 맛볼 수 있는데, 클라리넷 수석 김공빈, 바순 수석 이수빈 단원이 환상의 앙상블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어서 바이올린 문예빈 단원이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고, 마지막으로 첼로 수석 성아란 단원이 전반부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다.
한편,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은 부산 음악의 미래를 선도할 음악가를 육성하고, 시민의 다양한 문화 향유에 대한 바램를 해소할 하나의 창으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1994년 창단했으며, 27년의 세월동안 다양한 활동으로 청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예술단체이다. 앞으로도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은 또한번 심기일전하여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문의: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051-607-3124, )
티켓: 전석 2,000원
이창희 기자 [저작권자 ⓒ 헤드라인코리아저널/한국기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