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작 개인전 ‘어항에 잠겨 구경하던 달’ 포스터
2020년 아작 개인전 <어항에 잠겨 구경하던 달>이 10월 7일부터 12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매년 한 번씩 개인전을 열었던 아작 작가의 전시가 코로나19로 미뤄지다 드디어 10월 7일 인사아트센터 본관에서 진행된다. 총 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며 약 8미터 정도의 연작도 전시된다.
특히 통일염원전에 출품될 <양지 ; 열망 , 500호>는 의미가 깊다. 이 작품은 어려운 시기를 맞아 요원해지는 통일의 아쉬움을 예술작품을 통해 염원하는 작가의 발현이다. 아작 작가는 최대한 색을 단순화시키고 작품 속 양지와 봉황에게서 잔잔하며 강한 에너지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작 작가의 전시를 기다렸던 팬들에게도 이번 전시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전시 제목은 <어항에 잠겨 구경하던 달>이다. 숨겨진 자아와 전지적 시선으로 보는 타아를 전생이라는 초현실의 구성을 빌어 존재할 수 없는 시간을 역설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녀의 작품을 보는 감상자는 그림 속 여인을 가끔 자신의 모습으로 착각한다. 아작 작가만의 캐릭터와 색감이 누구에게나 공감을 준다. 아작류, 아작풍을 완성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아크릴을 주재료로 사용했던 기존 작품과는 달리 유화물감으로 바꿨다. 아작 작가는 유화의 색과 터치를 통해 좀 더 몽환적이고 깊은 색감을 주고자 했다.
타이틀 작품 <어항에 잠겨 구경하던 달, 7.810 x 163cm>은 8미터가량의 연작으로 구성됐다. <어항에 잠겨 구경하던 달>은 그 갈등 한가운데 서 있는 존재를 표현하고자 한다.
작가의 작품 속 대상들은 누군가를 선망하며 동시에 우수에 찬 눈빛으로 우리를 응시한다. 스스로 잘못 판단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으며 상대방과 함께 수렁 밖으로 나올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상대방을 응시하고 따라잡으며 동시에 문책하는 것이다. 이렇듯 작가는 자기 자신을 재단하고 평가하며 타인과의 양립, 공존을 위해 애쓰는 우리 사회에 대한 고찰을 멈추지 않는다. 이 현상을 전생이라는 프레임에 씌워 관찰하는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유년 시절, 내가 가장 즐겨했던 놀이는 나의 전생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가장 작은 방에는 다락이 딸려있었고 다락으로 향하는 나무 계단에는 아주 작은 틈이 있었다. 나는 그 틈을 줄곧 들여다보곤 했는데 틈 너머에는 이곳과는 다른 생경한 세상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타자로 구분되는 아주 옛날의 나와 예쁜 아이이기도 한 울고 있는 여인, 여인의 모습이지만 여자가 아닌 비체(非體)들이 즐비했다. 색이 구분되지 않은 묘한 꽃, 새, 돌. 나는 타자화된 나를 바라보는 그 놀이가 재미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아무리 틈을 들여다봐도 그 세계는 나타나지 않았고 눈이 퉁퉁 붓도록 울던 나는 눈꺼풀이 눈을 가려 세상이 안 보였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난 그곳을 그리기 시작한다. 모습을 감춰버린 그 세계가 손에서, 붓에서 재연되길 바란다.”
- 아작 인터뷰 중
또한 전시작 <타임리프, 100호>는 2017’ 작품 <멸종>의 두 번째 시리즈다. 자신이 현신하고 있는 세계의 존속을 위해 자기 반성을 거듭하는 존재를 그리고 있는데 이는 분명 물질세계로의 편입을 갈망하는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잃어가는 존재, 사라지는 자아. 첫 번째 <멸종>과 같이 사라진 반인반마를 통해 시공간을 연결해 전생의 혹은 전전생의 자신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예술계와 작가에게 힘을 주고자 문화 프로젝트의 하나로 시우컴퍼니가 기획하고 주식회사 BK TOPS와 법무법인 공존이 후원 및 지원한다.
시우컴퍼니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고 예술인들의 활발한 활동이 재개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밝혔다.
문형봉 기자
[저작권자 ⓒ 헤드라인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