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문학공원은 장애자 수필가 이현재 씨가 첫 수필집 ‘죽음을 건너온 이발사’를 펴냈다고 밝혔다.
이현재 수필가는 한 손과 한 발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장애자다. 그런데도 그는 경기도 포천시 가산면에서 통일이발관을 운영하는 이발사다. 이발관을 운영하는 그를 본 사람이라면 어떻게 저런 신체조건으로 이발관을 운영할 수 있을까 정말 크게 놀라게 된다. 마비된 왼손에 이발 빗을 걸고 성한 오른손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머리를 커트하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는 아내를 먼저 병으로 저세상으로 보내고, 공무원에 합격해 탄탄대로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음에 좋아했던 하나뿐인 그의 아들은 그만 모르는 사람에게 오인되어 죽임을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풍마저 찾아와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무너지게 된다. 그는 장애수당을 받으며 시설에 수용될 만큼의 건강 상태였으나 불굴의 의지와 기독교 신앙으로 기적적으로 일어서고 재기했다. 또 아들을 죽이고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인 범인을 청와대에 청원을 넣어 용서와 사면을 구하고 장애자들, 지역 노인들 등을 위한 봉사활동을 끊임 없이 전개해 수많은 표창과 감사패를 받았다.
이 책은 크게 6부로 나눠져 있다. 1부는 그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랜 시간 동안 병상을 보전하면서 겪은 우울증을 치유해나가는 이야기로 꾸며졌다. 2부는 이발소를 운영하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사람 사는 이야기가 가슴 훈훈하게 쓰여 있다. 3부는 그가 생각하는 인간의 관상학을 신문에 기고했던 글로 재미와 삶의 지혜가 함께 녹아 있어 독자의 눈길을 끈다. 4부는 그가 포천신문 등에 기고한 글로 남의 아픔이나 선행을 가만히 보지 않고 눈여겨보았다가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하는 그의 신앙적인 사랑이 녹아 있다. 5부는 자기 아들을 살해한 장기수를 사랑의 마음으로 용서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기의 아들이 되어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 등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비범한 사랑 이야기가 들어있다. 6부는 그동안 그가 써온 시로 구성되어 있다. 평소 그가 얼마나 문학을 좋아했는지 이 책 속 소시집을 접하면 알 수 있다.
이현재 수필가는 저서를 통해 “그간 정말 파란 많게 살아왔다. 아내도 먼 나라로 떠나고 하나뿐인 아들도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나는 뇌졸중으로 불구가 됐다. 그러나 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희망이란 내가 가진 모든 것이었고, 내가 남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었다. 지금도 나는 불편한 손과 다리를 이끌면서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는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죽음을 건너온 나의 이야기가 여러 사람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책을 펴낸 마음을 피력했다.
한편 김순진 문학평론가는 ‘죽음과 좌절, 그 격랑의 파도를 헤치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앞장서 온 분’이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이현재 작가의 문학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죽음과 좌절, 그 격랑의 파도를 헤치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앞장서 온 용서와 화해의 문학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몸이 불편하고 혼자 살고 있지만 매우 건강한 정신을 지녔다. 1945년생, 우리 나이로 76세인 그는 지금도 어떻게 하면 봉사의 손길을 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꿈을 꾼다. 그리고 보다 맑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가 이렇게 건강한 마음으로 글을 써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정신 세계에 밑바탕이 되어주는 독실한 크리스천 신앙 생활과 봉사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통일이발관을 운영하는 이현재 수필가는 문학전문지 <윌더니스>에서 수필가로 등단했으며 포천문예대학을 수료했다. 사회활동으로는 민주당 포천연천지구당 부위원장,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 포천지구 지도위원, 새천년민주당 포천연천지구당 선대위부위원장, 대통합민주당 경기동북부 선대위 고문, 포천신문 조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수상경력으로 노무현 16대 대통령당선자 감사장, 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 표창장, 경기도지사 감사장 및 표창장, 경기도의회 의장 표창장, 포천군수 표창장 2회, 포천시장 표창장 3회, 포천시의회 의장 감사패 및 표창장, 포천경찰서장 표창장, 포천의제21실천협의회 표창장 등 무수한 표창장과 감사장을 받았다.
문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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