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가 지난해 8월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한인국제학교에서 성경적 성교육을 진행하고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지연 대표의 차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4> 음란물 중독은 성범죄자 되는 길
음란물을 즐기다 보면 자신이 음란물에 의해 성애화(sexualization)된 상태에서 상대방도 자신과 같을 것이라고 부지불식간에 단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성애화된 내면을 세상과 상대방에게 투사한다. 즉 음란물로 지배된 자신의 내면만큼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럴 것이라는 착각에 이른다.
그래서 선물이랍시고 음란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상대방에게 보냈는데 뜻밖에 그것을 보고 성적 수치심을 느낀 상대방의 고발로 이어져 졸지에 성희롱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음란물을 자주 접함으로 그 자극이 일반화되고 체화된 것이다.
우리는 내가 듣고 보는 것이 곧 내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보고 듣고 즐긴 것이 결국 나의 심령 깊숙한 곳을 구성하게 되고 결국 그 심령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래서 음란물은 딱 끊어야 한다.
음란물이 끼치는 악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2011년 ‘고등학생들의 사이버 음란물 접촉과 성범죄와의 관계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음란물을 많이 볼수록 각종 성범죄를 일으키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충북 7개 학교의 고등학생 153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음란물을 매일 3시간 이상 보는 학생 중 47.6%는 강제 키스나 애무를, 35.7%는 강간이나 준강간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답했다. 즉 음란물이 성범죄자를 양산하는 것이다. 음란물을 매일 30분 이내로 보거나 전혀 안 보는 청소년의 성범죄 비율은 2.9%에 그쳤다. 그래서 음란물을 인간의 성적 충동과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건강한 해방구로 보는 것은 틀린 견해다.
무분별한 검색 종착지는 음란물 사이트
지방의 한 교회에서 열린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세미나에서 강연 후 한 젊은 여집사의 푸념을 들었다. 아들이 초등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하다가 음란물을 시청하게 된 사연이었다. 엄마로서 너무나 화가 나고 안타깝다고 복잡한 심경을 쏟아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학교에서 숙제를 냈는데 ‘옹달샘’에 대해 조사해오라는 것이었다. 아이는 옹달샘이 무엇인지 검색하고 사진 등 첨부 자료를 내겠다고 했다. 엄마는 아이가 검색창에 옹달샘을 치고 들어가서 숙제를 시작하는 것까지 봤다. 어려운 숙제가 아니니 알아서 잘하겠지 하며 집안일을 마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숙제를 마치고 방에서 나오는 아이의 눈빛이 이상하고 주눅 든 행동을 하길래 이상하다 싶었는데 컴퓨터 사용 내용을 보니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했더라는 것이다.
다행히 아이와 늘 기도를 함께하고 잠자리 대화를 하던 엄마라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옹달샘 검색 도중 어쩌다 음란물을 검색하게 됐는지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옹달샘을 치니 “명사, 작고 오목한 샘”이라는 국립국어원의 뜻이 나온 게 아니라 유명한 개그팀으로 나오더라는 것이다.
하여간 상단에 뜨는 옹달샘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다 보니 개그맨의 얼굴이 나오고 관련 기사로 유모씨의 성폭행 기사가 떴다고 한다. 유씨는 옹달샘팀의 개그맨인데 그 개그맨에 관련어로 성폭행이 뜨니 그걸 또 클릭해서 보게 되고, 성폭행이 무슨 뜻인가 해서 검색을 하니 성폭행 관련어가 떴다고 했다. 결국 종착역이 음란물이었다는 것이다.
그 젊은 엄마는 이렇게 성토했다. “왜 학교가 어린아이들에게 무방비로 인터넷 검색을 하게끔 숙제를 내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하면 아무 사이트나 들어가라고 종용하는 것 아니겠어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숙제 부과는 학교가 좀 자제해 줬으면 좋겠어요.”
음란물의 바다가 돼 가는 온라인
왜 성과 관련된 언어를 검색하지 않았는데도 검색을 계속하다 보면 최종적으로 음란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을까. 영국의 데이터 분석회사인 데이터모니터가 밝힌 인터넷 시장 조사 내용을 보면 1999년 미국과 유럽에서 음란물 사이트가 벌어들인 돈은 9억7000만 달러로 인터넷 콘텐츠 시장 매출 총액(14억 달러)의 69%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인터넷 관련 모든 사업 매출액의 상당수를 음란물이 차지하리라 예측했다.
게다가 도색 잡지 등 각종 음란물을 제작·유통하는 업계들의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미 상당히 이동 중이다. 2012년 포르노 업계 매출 140억 달러 중 50억 달러가 인터넷 포르노로 이동한 상태였다. 굳이 도색잡지를 구하러 어렵게 발품을 팔 필요가 없이 스마트폰을 지닌 청소년의 손안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한 셈이다.
음란물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구조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광고든 관련 검색어든 어떤 형태로든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음란물에 노출되기 쉽다. 부모들은 인터넷 서핑의 결과가 깔때기처럼 나중에는 한곳에 도달하기 쉽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래서 어린 자녀가 홀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이용할 때는 양육자가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 학교도 될 수 있는 대로 인터넷 검색을 통한 과제물 부과를 늦추거나 피해야 한다.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