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극장 나무와 물’ 폐관… 대학로 소극장 ‘코로나’ 폐업 신호탄?
서울 대학로 민간소극장 ‘예술극장 나무와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재정난으로 폐관한다. 대학로에 있는 약 140개 소극장도 형편이 비슷해 폐관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극장 운영사이자 공연 제작·홍보사 문화아이콘 정유란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대학로에서 2013년부터 함께했던 ‘예술극장 나무와물’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며 “소극장 하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밝혔다. 2003년 12월 문을 연 ‘예술극장 나무와 물’은 100석 규모로, 백희나 작가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동요 콘서트 ‘구름빵’을 비롯해 연극 ‘도둑맞은 책’,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등 좋은 공연을 꾸준히 선보인 극장이었다. 정 대표는 다음날 본보와 통화에서 폐관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로 2월부터 멈춘 공연장에 수입이 1원도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매월 내야 하는 월세를 감당키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대학로 내 140개 극장의 평균 월세는 전기료·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제외하더라도 4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극장 대부분이 개인사업자인 극장주가 건물에 전·월세로 들어가, 이 공간을 다시 예술단체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건물주가 건물을 더는 공연장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극장은 다음 달 1일부터 철거에 들어간다. 연극계 안팎에선 코로나19 탓에 수입이 끊긴 다른 소극장도 연쇄적으로 폐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나 지자체의 과감하고 빠른 예산 투입이 필요한 부분이다. 장기적 차원에서 민간 소극장 운영 지원책이 전면 리모델링 되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된다.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대관료 지원사업이나 소극장에 임차료를 지급하는 서울형 창작극장제도 등이 있지만, 근본적인 소극장 자생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 대표는 “높은 임차료가 대학로 극장주들의 큰 어려움 중 하나”라며 “임차료가 높으면 예술단체에 빌려주는 대관료가 따라 높아지고, 외부대관이 막혀 수익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임대료를 정상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용료를 대신 내주는 정책보다는 건물이 극장 시설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임대하도록 하는 등 극장주 현실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인숙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