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년간 사람의 체온이 약 0.6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줄리에 파르소넷 미국 스탠퍼드대 보건연구 및 정책부 교수 연구팀은 미국인의 체온이 10년마다 약 0.03도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에 지난 11일 밝혔다.
사람의 평균 체온은 보통 섭씨 36.5도에서 37도 사이로 추정한다. 독일의 의사 칼 라인홀트 어거스트 분데를리히가 1851년 사람의 평균 체온을 최초로 측정해 37도라는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 연구에서 밝혀진 체온이 높았다며 약 36.5도가 평균 체온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 내 과거 체온 기록과 현재 체온 기록을 비교했다. 1862년부터 1930년 사이 남북전쟁 참전용사 2만 3710명의 병역 및 의료, 연금 기록에서의 체온 기록 8만 3900건과 1971년부터 1975년 사이 행해진 미국건강보건조사 속 2만 3710건의 기록, 2007~2017년 사이 스탠퍼드대 환자의 기록 57만 8522건을 활용했다.
그 결과 2000년대 태어난 남성의 체온은 1800년대 초에 태어난 남성 체온보다 0.59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태어난 여성은 1890년대 태어난 여성 체온보다 평균 0.32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0년마다 체온이 약 0.03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인들이 시기별 체온을 표로 나타냈다. 1860~1930년대(파란색)에 비해 2000년대(빨간색)의 체온이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라이프 제공
연구팀은 각 시기별 체온 기록 모음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확인했다. 과거 온도계는 수은주를 직접 읽는 방식이라 디지털 온도계보다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어 과거 데이터를 검증한 것이다. 하지만 각 데이터 세트 내에서도 나이가 10년 차이 날 때마다 체온이 약 0.03도 떨어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체온이 떨어진 원인으로 의학이 발달하며 염증성 질환이 줄어든 것과 기술의 발달로 신진 대사율이 낮아진 점을 꼽았다. 파르소넷 교수는 “염증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고 체온을 높인다”며 “난방과 냉방 시설이 일반화되며 만들어진 일정한 환경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파르소넷 교수는 “온도와 미생물 접촉, 음식 변화 등 우리가 살고있는 환경이 변했다”며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인간 진화에 있어 동일하지 않고 생리학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발췌: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