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고의 소해금 테크니션 ‘량성희’ 국내 첫 녹음 디지털 앨범 ‘꽃이 피다’ 발매

현존 최고의 소해금 테크니션 ‘량성희’ 국내 첫 녹음 디지털 앨범 ‘꽃이 피다’ 발매

문형봉 2025-08-09 (토) 20:49 5시간전  

현존 최고의 소해금 테크니션으로 알려진 량성희가 국내에서 첫 녹음한 디지털 앨범 ‘꽃이 피다’를 공개한다. 북한에서 개량한 ‘조선클래식’ 악기인 소해금 독주곡집이다.
 

량성희 소해금 독주곡집 ‘4현의 사랑’ 타이틀 트랙 01.내 사랑하는 꽃
8월 13일 발매되는 량성희 소해금 독주곡집 ‘꽃이 피다’
8월 13일 발매되는 량성희 소해금 독주곡집 ‘꽃이 피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 조선인(자이니치, zainichi)인 량성희는 조선학교 음악 교원이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오사카조선중고급학교 시절 민족악기 소조(동아리)에서 소해금 연주를 시작, 탁월한 재능으로 학생 시절부터 각종 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북한 유일의 국립해외예술단인 금강산가극단 민족관현악단(악장) 활동을 하면서 북한 최고의 권위의 경연대회인 ‘2.16예술상’에서 최고상, 평양 4월의 봄 국제친선예술축전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 현존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꽃이 피다’는 광복 80주년과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음반이다. 광복의 역사적 의미, 특히 차별과 헤이트 스피치가 여전한 일본에서 우리말과 민족예술을 지켜온 자이니치에 대한 기억을 위해 특별하게 선곡한 곡들이 담겨 있다.

량성희는 그래서 항일혁명투쟁을 소재로한 조선(북)의 대표적인 노래들을 선정했다. 항일을 다른 조선(북) 오페라(가극)의 대표적인 노래, 일제 시기와 항일혁명 과정에서 불리던 대표적인 명곡들을 연주했다. 또한 드라마 명성왕후의 OST로 유명한 ‘나 가거든’을 서비스 트랙으로 수록해 무료 공개한다.

음반 타이틀인 ‘꽃이 피다’는 한반도에 새로운 봄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일제 강점과 분단의 피해자인 자이니치 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는 소망, 조선 클래식 음악가로서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량성희 연주자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량성희가 사사한 은사는 신률이다. 그는 평양음악무용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국립만수대예술단에서 연주자로 데뷔한 이래 피바다가극단의 관현악단 악장을 거쳐 2015년부터 평양음대 교수로 재직 후 현재까지 조선(북)의 소해금의 역사를 함께 써내려 온 전설적인 인물이다. ‘소해금 연주가의 으뜸이다’라는 지도자의 평가를 받은 바 있는 ‘국보적’ 연주가로, 량성희는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 중의 한 명이다.

북한은 60년대 이후 전통 국악기를 개량화하면서 서양의 음계를 수용할 수 있는 악기 사업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개해 80년대에 완성했다. 소해금 역시 바이올린을 모델로 개량 사업을 해 지금은 민족 관현악에서 바이올린을 대체하는 악기로 자리 잡았다. 이를 북한에서는 보편적인 서양음악을 뜻하는 클래식이란 용어를 차용해 ‘조선클래식’이라 칭하고 있다.

이 앨범은 국내에서 처음 녹음한 북한의 대표적인 조선클래식 악기인 소해금 연주를 제대로 담은 공식적인 첫 음반으로서 가치가 높다. 더욱이 한국과 재일에서 현대적 미감에 맞춰 새로운 해석으로 편곡을 해 그 의의가 크다.

◇ 연주자 소개

량성희 Ryang Seong Hui

프로필
· 일본 오까야마현 출생의 자이니치 코리안, 1988년생
· 조선초급학교 시절 무용소조 활동 후 중급부 1학년인 13살에 소해금 시작
· 16살이 되던 고급부 1학년 시절부터 김원균명칭평양음악대학 민족기악학부에서 한남용과 동주용 등에게 수학
· 2007년 오사카조선중고급학교 졸업 후 2007년 4월 금강산가극단 입단
· 평양음악무용대학 소해금 교수이자 인민배우인 ‘신률’ 사사
· 현역 중 11년간 금강산가극단 민족관현악단에서 악장으로 활동
· 솔리스트로서도 평양대극장에서의 광명성절 경축 공연, 4월의 봄 국제친선예술축전 등을 비롯한 일본 전국 순회공연, 도쿄시티필하모닉관현악단과 협연 등 다양한 활동 병행
· 현재는 15년 동안 재직한 금강산가극단을 퇴단해 프리 연주가로 활동 중
· 2024년 12월 한국에서 첫 디지털 음반 ‘4현의 사랑’(평양 녹음) 출시
· 2025년 겨울 시즌 한국에서 첫 독주회 예정

수상
· 2003년 재일본조선학생중앙예술경연대회 민족기악독주 부문 금상 수상
· 2004년 재일본조선학생중앙예술경연대회 민족기악중주 부문 소해금중주 ‘종다리’로 금상 수상
· 2006년 재일본조선학생중앙예술경연대회 민족기악독주 부문 금상 수상
· 2016년 북한 최고의 예술가 경연대회인 ‘2.16예술상’(제22차) 민족현악기 부문 최고상(3위) 수상
· 2018년 평양 4월의봄 국제친선예술축전 소해금 독주 ‘회양닐리리’로 은상 수상

◇ 편곡자 소개

박태영 Park Tae Young

재일 조선학교 출신으로, 도쿄예술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1984년부터 5년간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오일룡과 김병화에게 지휘를 배웠다. 1991년에는 러시아로 유학해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일랴 무신과 레오니드 니콜라예프 등에게 지휘를 배웠다. 1999년 3월 서울 바로크합주단 지휘로 한국에서 데뷔했고, 서울시 청소년 교향악단, 전주시향, 창원시향 상임지휘자를 역임했다. 2000년 국내 최초로 조선(북)의 대표적인 관현악곡인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를, 2020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로 교향곡 ‘꽃파는 처녀’를 국내 초연했다.

손동훈 Son Dong Hoon

재일 조선학교 출신으로 도쿄음악대학(예술음악작곡과 전공)을 졸업했다. 2015년 오페라 ‘The Last Queen’ 작곡·지휘, 2017년 제21회 교토 동아시아문화도시 음악제에서 교토시립교향악단의 관현악 ‘아리랑’ 편곡, 2021년 한국 뮤지컬 ‘명성황후’ 작·편곡 등을 했다. 그 외 뮤지컬, 게임, 다큐멘터리, 영화, 오사카 EXPO 등에서 다수의 작·편곡을 했다.

이번 디지털 음반은 국악기획사 국설당에서 유통을 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8월 13일 정오부터 멜론, 지니, 벅스,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등 국내 및 해외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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