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페이스 실드… “코로나 방역 학교보다 철저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다음세대 교회교육의 최적기라 할 수 있는 여름 사역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주요 교단과 교회는 맞춤형 온라인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여름 수련회를 개최하는 단체도 있다.
페이스 실드 착용 어린이 수련회
“자, 우리 친구들. 손 소독제 꺼내서 손에 발라주세요.” 6일 ‘어린이 지저스아미 통일한국 비전캠프’가 열리는 충남 서산 서해안청소년수련원. 마스크와 페이스 실드를 착용한 어린이들이 개인별로 지급된 손 소독제를 꺼내 일제히 바르기 시작했다.
1.4m 간격의 지정 좌석에 앉은 어린이 149명과 스태프 45명은 강의가 시작될 때마다 손 소독제를 발랐다. 입장 시 열 체크를 하고 받은 ‘발열체크 안심밴드’도 왼쪽 팔목에 착용하고 있었다.
통일한국 비전캠프는 올해 교계에서 유일하게 열린 오프라인 어린이 수련회다. 평소 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여름캠프를 2차례 개최했지만, 올해는 방역을 위해 규모를 3분의 1로 줄였다. 주최 측은 초미립자 분무기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수시로 뿌렸다. 에어컨을 틀고 창문은 모두 개방했다. 어린이들은 시간마다 보혈 찬송을 불렀다.
식사시간이 되자 ‘거리 유지 끈’을 붙잡고 조별로 이동했다. 300명이 수용 가능한 식당은 65명만 사용했다. 식사시간을 90분으로 늘리고 5팀씩 차례로 식사하도록 했다. 숙소는 6명씩 입실했으며, 취침 시 방문과 창문을 모두 개방했다.
문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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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거리 유지 끈’을 잡고 식당으로 이동하는 모습.
어린이 지저스아미는 3박 4일간 진행되는 캠프의 안전을 위해 A4 9장짜리 ‘코로나19 대응계획’을 세웠다. 수련회 후에도 2주간 참석자의 발열 여부와 몸 상태를 매일 점검한다.
김하임(12)양은 “첫날엔 페이스 실드와 마스크를 쓰는 게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다”면서 “학교에서도 이렇게 철저하게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경아 어린이 지저스아미 디렉터는 “정부가 요구하는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 얼마든지 캠프를 개최할 수 있다”면서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겨울까지 계속된다면 겨울 어린이 캠프 때는 코로나 검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이끄는 쌍방향 소통주요 교회는 코로나19 사태에 맞게 주일 예배시간을 활용하거나 가정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온라인 교육을 하는 등 참여를 이끄는 쌍방향 소통 방식으로 여름 사역을 펼치고 있다.
서울 소망교회(김경진 목사)는 오는 23일부터 일주일간 매일 참여하는 온라인 수련회를 개최한다. 소망교회는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매일 3회씩 가정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영상 콘텐츠와 과제를 제공한다. 앱과 홈페이지에 출석 도장을 찍는 코너를 마련하고 과제 피드백을 해주는 등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작은 교회들에는 이들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는 지난달 22일부터 4주간 주일예배와 가정 캠프를 병행하는 ‘뉴캠프’를 진행한다. ‘꿈이 있는 미래’(꿈미) 프로그램으로 실시간 온라인 집회도 마련했다. 특히 매주 ‘패밀리 미션’을 제시해 가정에서 과제를 수행하며 아이들이 동참하도록 영상을 기획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사용해 교사들이 지도할 수 있도록 해놨다. 꿈미는 전국 교회 상황에 맞게 5가지 수련회 모델을 개발했으며 홈페이지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주경훈 꿈미 소장은 “코로나19로 교육환경이 달라진 만큼 신앙교육의 ‘촉진자’로서 부모와 교사의 역할을 재정립할 시기”라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예장합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주요 교단과 사역 단체도 개교회가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 고상범 주일학교사역자연구소장은 “작은 교회도 교단과 선교단체, 방송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주일 예배를 통해 여름 수련회를 얼마든지 개최할 수 있다”며 “여름 사역은 다음세대 신앙교육에 최적의 기회인 만큼 포기하지 말고 꼭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