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S 선교비 세미풀링 도입 연구해야”

“GMS 선교비 세미풀링 도입 연구해야”

오인숙 2023-04-26 (수) 21:43 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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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송교회 후원 중지로 많은 선교사들이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GMS도 세미풀링 제도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GMS 선교전략 세미나에서 조별 토론이 진행되는 장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 성도 감소와 재정 감소가 현실화된 가운데, 한국선교의 지속과 발전을 위해서는 선교사 재정 안정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총회세계선교회(이사장:박재신 목사, GMS)는 코로나 팬데믹 가운데 선교주일예배, 만만만선교운동 등으로 선교사 재정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와 함께 선교비 세미풀링(Semi-Pooling) 연구 또한 필요해 보인다.


현재 GMS 선교사 1440유닛 가운데 파송교회가 없는 선교사는 250유닛에 이른다. 지난 1년 동안에도 23유닛이 파송교회를 잃었는데,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재정 문제 때문이었다. ‘재정 사정’이라고 직접적으로 이유를 밝힌 교회만 5곳에 이르고, 외부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교회 재정 어려움으로 후원 중지 신청을 한 교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GMS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파송교회 후원 중지가 선교 사역에 직결된다는 점이다. GMS 선교사무총장 전철영 선교사는 “선교비가 부족하다 보니 열악한 재정을 메꾸기 위한 개인 프로젝트성 사역을 하는 경우도 많다. 팀 사역은 고사하고, 사역의 영세성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행정사무총장 강인중 선교사도 “현재 GMS 후원 구조는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고, 선교사가 개인별로 모금을 하는 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렇다 보니 선교지에서 사역 극대화가 어렵다. 또 팀 사역도 어렵고 개인별 중복투자나 무분별한 사역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GMS의 경우 미국 남침례교선교부(IMB)와 같은 전체 풀링(Pooling, 공동모금)은 아니더라도, 선교비의 일정 부분에 대한 세미풀링(Semi-Pooling) 연구와 도입이 요청된다. 파송교회와 함께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훌륭하고 좋은 전통은 계승하되, 현행 선교 후원 구조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전철영 선교사는 “현재 선교비를 많이 받는 상위 30%와 기준에도 못 미치는 하위 30% 선교사들의 격차가 너무 크다. 최소한의 분배이지만, 이를 통해 사역 증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세미풀링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전철영 선교사는 세미풀링이 선교사 배치와 재배치 등 전략적 선교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97개국에 나가 있는 GMS 선교사들의 과반수 이상이 태국과 AX국 등 아시아 9개 국가에 미국을 더한 10개 국가에 몰려있다. 이에 반해 중남미와 아프리카에는 선교사 1가정 2명 이하인 나라들이 상당수다. 전 선교사는 “선교사를 전략적으로 파송하는 것은 물론, 특히 선교사 재배치는 철저히 재정과 연관이 된다. 선교사나 파송교회의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본부의 선교전략에 따라 선교사를 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선교사 재정을 일부라도 풀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MS는 5월 18일 이사와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청사진 세미나에서 세미풀링 제도를 소개할 예정이다. 강인중 선교사는 “일부 대형교회나 선교비를 많은 받는 선교사들이 생각을 달리 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세미풀링을 반길 것으로 본다”고 세미풀링 제도 연구와 도입에 이사들과 선교사들의 관심을 요청했다.



한국교회 교단선교부들 가운데 예장고신총회세계선교회(이하 KPM)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해외선교위원회(이하 기성 선교위)는 이미 세미풀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58개국에 256유닛 선교사를 파송한 KPM은 20여 년 전부터 선교비 세미풀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부부 기준 한 달 선교비 기준이 380만원 가량 되는데, 선교 후원액이 넉넉한 선교사의 동의를 얻어, 도움이 필요한 선교사의 선교비 부족분을 채워주는 방식이다. KPM 홍영화 본부장은 “선교비를 보내는 선교사가 후원받을 선교사를 지정하기도 한다. 본부가 타 선교사 지원을 강요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본부에서 다른 선교사 지원을 요청하면, 대부분 동의를 한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세미풀링 제도는 자칫 선교사들을 안일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있다. 선교 후원 적자가 계속되는 선교사들에게는 조기 안식년을 권장해 후원을 개발하도록 하고, 개선이 안 될 때는 재파송 시 선교비의 70%만 지급한다는 조건을 달기도 한다.


KPM에서 세미풀링이 가능한 첫 번째 요소는 단연 선교사들의 플러스 재정이 마이너스 재정보다 많기 때문이다. 홍영화 본부장은 “선교비 부족분이 여유분보다 많아지고, 선교사들이 선교비 모금에 책임감을 안 갖는다는 이유로 이사회에서 세미풀링 제도를 없애기로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선교사들이 결정을 유보해달라고 요청을 했고, 새로운 본부장과 본부, 선교사들이 후원 모금에 힘써 선교비 여유분이 부족분보다 많아지게 됐다. 그 후로 지금까지 여유분이 많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요소는 선교사들과 교회들의 동일체 의식이다. 홍 본부장은 “예장고신은 다른 교단들에 비해 총회 파송 선교사라는 의식이 강하다”며 “고신에서는 KPM 파송 아니면 선교를 나가기 어렵다. 교단 2150개 교회 가운데 51% 가량이 KPM과 동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기에 선교사들과 파송교회 목회자들 모두 같은 신학교 출신이라는 점도 세미풀링 동역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세 번째 요소는 선교비 외에 본부에서 지원하는 재정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KPM본부는 선교 초창기 언어훈련비 150달러를 지원하는 것 외에도 선교사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경우 일정액의 학비를 지원한다. 선교사들은 자신의 선교비를 동료 선교사에게 지원하는 데 있어 그만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동후원 제도와 다양하고 적극적인 선교 후원 운동이 세미풀링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KPM는 보통 6∼7개 교회가 공동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한 교회가 선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도입한 제도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선교사가 안정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홍 본부장은 이외에도 “12개 지역부가 있는데, 교단 내 35개 노회와 동역 관계를 맺었다. 선교비가 부족 선교사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동역 노회들에게 요청을 한다. 또 지역 교회들을 찾아가 1박 2일간 선교축제도 하고, 교회와 성도들을 상대로 KPM패밀리멤버 신청도 받고 있다. 패밀리멤버가 현재 6800명 가량으로, 한 달에 3000만원 이상씩 선교 후원금이 들어온다. 그 재정들이 결국 선교사들을 돕는데 사용된다”고 말했다.


기성 선교위도 십수 년 전부터 세미풀링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KPM만큼 활발하지는 않다. 지원을 할 만큼 후원금이 넉넉한 선교사가 많지 않고, 그에 비해 도움을 받아야 할 선교사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송재흥 선교국장은 “파송 초기에는 선교비가 기준액보다 많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선교비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또 자신이 힘써 노력해 후원받은 돈을 다른 선교사에게 보내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때문에 기성 선교위는 세미풀링에만 의존하지 않고, 후원 개발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것이 기성 선교위의 독특한 선교 후원 방식인 ‘3후원, 2후원, 1후원’ 제도를 교회를 넘어 교회 내 소그룹으로 확장한 것. 3후원은 월 30만원, 2후원은 월 50만원, 1후원은 월 100만원씩 후원하는 방식으로, 교회들은 의지만 있으면 큰 부담 없이 선교사 파송에 동참할 수 있다. 송 국장은 “최근 현상 중 하나가 교회 내 기관별, 가정별, 구역별로 후원에 참여하고 있다. 3가정이 힘을 합쳐 3후원을 감당하는 등의 방식이다. 이런 후원자들을 개발해 선교비가 부족한 선교사들과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러한 공동후원 확대는 한 교회가 갑작스레 후원을 중지해도 타격이 덜하다는 점에서 선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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