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언택트는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기회 - 이사야 61장 1절

[오늘의 설교] 언택트는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기회 - 이사야 61장 1절

오인숙 2021-06-24 (목) 23:08 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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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현 목사(한백순복음교회) 


잠시일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2020년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겨울도 지나고, 2021년 새로운 봄이 오도록 지속하자 우리 삶에는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접촉을 금지하는 문화인 ‘언택트’, 비대면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늘과 우주, 바다, 땅, 식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 중에서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소외현상을 경험하게 된 존재가 사람입니다. 사람이 소외되는 현상을 경험하며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곳은 교회입니다. 예배당이라는 건물에 모여서 함께해야 한다는 예배의 고전적인 틀을 지키고자 한 것이 방역이라는 울타리와 부딪치며 영성 관리도 어렵고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또한 낮아졌습니다. 기독교인으로 가장 암울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예배당에서 개인의 집에서, 각자 인터넷을 통해 언택트 예배를 드린다는 전환은 상상할 수조차 없던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학원 지원자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한 통계를 통해 멀리서 참석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비대면이란 장점을 이용해 학업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교회 역시 언택트 예배가 허용되는 시대로의 열림은 오히려 몸이 불편하고, 주일예배 시간을 지킬 수 없는 직업군의 성도들에게는 ‘포로 된 자에게 자유’ 같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오늘 본문에서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은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일시 멈춤이었던 순간조차도 멈추지 않으셨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택트 예배 시대에 기독교인들이 가야 할 곳은 어디입니까.

몇 년 전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을 받아 간 사역지에서 우연히 한국의 아프리카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원양어선을 타러 나간 사이 집을 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 한 달에 50여만원 남짓한 생계비로, 한 끼는 교회에서 주는 급식으로 살아가느라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사치라고 느끼는 할머니,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이 떠나버린 마을, 주말마다 줄줄이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술 취한 관광객들. 그들을 바라보며 내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를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교회가 높은 곳에 비전을 두는 것이 아닌, 낮은 곳으로 그리고 우리 주변의 복음의 사각지대를 찾아서 마음이 상한 자를 위로해야 합니다. 언택트라는 새로운 문화를 활용해 빈곤의 포로에 갇힌 그들의 영혼과 삶을 위로하고 영적인 굶주림을 예방하고 지원하며 구원하기 위해 새로운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절대 빈곤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구제와 선교를 넘어 코로나19로 소외된 자영업자, 학생, 노인, 청년실업자 등을 위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이는 비단 우리 교회만을 알리기 위한 일이 아닙니다. 교회들이 연합하여 교회와 지역, 나라와 세계가 연대하는 시대는 시공간을 초월해 하나님의 시간과 가까워지며 하나님의 영광만을 나타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언택트를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선교 기회로 삼아 삶의 예배자로서 하나님을 기쁘게 하며 교회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길 바랍니다. 모든 교회가 마음을 열고 동참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우리가 모두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하며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