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환 목사
시어도어 리드 페렌바크가 쓴 ‘이런 전쟁’에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 2보병사단 2의무대대 찰스 B 슐리처 상사 이야기가 나옵니다. 슐리처는 6·25전쟁에 참전했지만 청천강 남쪽 군우리에서 인민군 포로가 됐습니다. 슐리처를 포함한 15명의 전우는 인민군이 소련제 기관단총 총구를 자신들에게 돌리자, 걷잡을 수 없는 공포 속에서 곧 자신들을 쏠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슐리처는 미국에서 1만6000㎞나 떨어진, 얼어붙고 강한 바람이 몰아치는 고지에서 죽음을 마주했습니다. 그 순간 전투복 상의 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작은 성경책을 꺼내 시편 23편을 펼쳤습니다. 그 순간 중공군으로 보이는 장교 한 명이 달려와 사격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죽음의 위기를 넘긴 슐리처 상사와 전우들은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눈 덮인 보크사이트 광산 포로수용소에 수용됐습니다. 슐리처는 두려움과 추위, 고통과 굶주림 중에도 살아 돌아가겠다는 의지와 신앙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훗날 여러 포로 중 오직 슐리처만 살아 미국으로 귀환했습니다. 슐리처가 1953년 9월 23일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기까지 1010일이 걸렸습니다. 그가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님 말씀으로 영적 면역력을 높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군종 목사로서 26년간 국군장병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제 꿈은 장병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인 성령의 검을 들려주는 것입니다. 장병들이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강력한 신앙으로 무장하는 영적 대비태세를 갖추게 하는 것입니다.
지금 사역 중인 육군종합행정학교 남성대교회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영적 면역력을 높이라’는 표어를 정하고 성경읽기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장병과 군인 가족이 동참하고 있으며, 군인 가족 중에는 16개월 동안 성경을 16독 하신 분도 있습니다. 매달 한 차례 성경을 완독한 셈입니다.
오늘 본문은 “주의 법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큰 평안이 있으니 그들에게 장애물이 없으리이다”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말씀을 사랑하는 자에게 큰 평안과 샬롬(평화)을 선물로 주십니다. 큰 평안은 이 세상 누구도 줄 수 없고 살 수도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만 값없이 주시는 은혜의 선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자들에게는 장애물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함으로 큰 평안과 평화가 임하고, 모든 장애물이 제거되기를 소망합니다.
군종 제도가 시작된 지 70년이 됐습니다. 미 3사단 10공병대대 소속 무명의 카투사는 “대통령 각하, 성직자가 군에 들어와 전투에 임하는 장병들의 가슴에 신앙의 철판으로 무장시키고 죽음의 두려움을 없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간청했다고 합니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 지시로 1951년 2월 7일 육군 군종 제도가 시작됐습니다. ‘참호 속에는 무신론자가 없다’는 말처럼 전쟁에서 승리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신앙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진해야 합니다.
한국교회 성도 여러분, 올해는 군선교 비전2020이 끝나고 비전2030을 향해 나아가는 첫해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영적 면역력을 높이고 국군 장병 한 영혼, 한 영혼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며 향후 10년 동안 100만 장병을 한국교회로 연결하는 사역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축원합니다. 샬롬.
최석환 목사(육군종합행정학교군종 교육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