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하나님이 거하시는 처소가 됩시다 - 에베소서 2장 19~22절

[설교] 하나님이 거하시는 처소가 됩시다 - 에베소서 2장 19~22절

문형봉 2021-06-25 (금) 23:44 2년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회가 위기에 빠졌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의 교회에 위기가 올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은 교회의 본질에 대해 위기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깨우치는 말씀입니다. 신약성경에는 교회에 대한 여러 가지 명칭이 나옵니다. 세상을 행한 비전과 사명을 표현할 때는 ‘에클레시아’, 가족 구성원의 의미인 ‘오이코스’, 성도의 일상적인 공동체적 삶을 말할 때는 ‘코이노니아’, 예수님과 연결돼 은사와 같은 유기적 관계를 말할 때는 ‘그리스도의 몸’, 성도의 거룩성과 신분을 강조할 때는 ‘주님의 성전’, 그리고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장소로서 ‘하나님의 처소’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그리스도의 신부나 진리의 기둥 등과 같은 또 다른 명칭도 많은데, 이런 명칭은 교회의 기능과 역할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에베소서 2장에 나타난 교회의 모습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집입니다. 과거에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하나님 백성의 신분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구원받은(행 16:31) 모든 성도를 말합니다. 이는 사도 바울의 말처럼 교회는 건물(물리적 장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으로 서로가 연결된, 지체로서의 성도입니다.(고전 12:27) 이런 교회는 외풍에 흔들리거나 위기가 올 수 없습니다. 만일 팬데믹에서 교회가 풍전등화처럼 된다면 그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신약성경에 많이 언급되는 ‘서로’ ‘피차’ ‘더불어’ ‘함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단어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일상적인 삶, 즉 코이노니아적 삶이 잘 드러난 말입니다. 그들은 고난과 박해의 환경에서도 나와 연결된 지체를 섬기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로서, 고아 과부 가난한 자를 돌보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나눴습니다. 이런 사랑의 행동은 전염병이 창궐했던 상황에도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만날 수 없는 지체를 찾아가 돌봤고 삶을 나누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주일만 한정된 예배자가 아니라 주중에도 일상의 예배자로 그들의 일터에서 소금과 빛같이 빛났습니다. 호주의 선교학자 마이클 프로스트가 “성도는 일주일 내내 교회”라고 선언했듯이 성도들은 365일 내내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자가 돼야 합니다.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신앙이며,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도의 본분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모퉁잇돌이신 예수께서 친히 건물의 중심이 되고 그곳에 하나님의 영광으로 드러나셨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한 사람으로 있을 때는 연약하지만 각각 건물을 세우는 지체로 연결되어 있을 때는 하나님의 주권이 선포되는 거룩한 성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서로 얼굴을 대하는 게 어렵지만, 기도와 관심 그리고 사랑의 끈으로 연결된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사도 바울이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의 충만이라”고 고백했던 것처럼 우리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충만할 것입니다.

시절이 어려울수록 나의 또 다른 몸 된 지체를 위해 기도하며 도울 때 그들과 함께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를 끊임없이 지어 갈 것입니다. 위기가 기회이듯 코로나는 우리가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말로만 초대교회 성도를 흠모하거나 성경 속에 갇힌 성도가 되지 말고, 일상이 코이노니아 삶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믿고 지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성도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평강 목사(큰숲플랫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