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하나님과 나, 그리고 칭의 : 삶 속에서 배우는 신학

[발행인 칼럼] 하나님과 나, 그리고 칭의 : 삶 속에서 배우는 신학

문형봉 2025-12-09 (화) 02:22 1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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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코리아저널

발행인 문   형   봉


"바울의 ‘칭의’ 해석 변천에 따른 윤리적 딜레마에 관한 연구" 박사논문을 마치고 이 글을 쓴다. 낮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색과 글자, 형태 사이를 오가며 작은 디자인을 만들고, 화면 속 균형과 조화를 맞추며 하루를 채운다


그 일상의 선과 면, 색과 그림자는 마치 내 삶의 질서와 닮아 있고, 나를 조용히 가다듬는다. 밤이 되면 바울의 서신과 칭의의 문장을 펼치고, 마음의 여백 속으로 들어간다.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자 하는 갈망이, 낮과 밤, 현실과 영성 사이를 파동처럼 흔든다.

 

늦게 시작한 신학 공부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이제 빛 바랜 장로직분으로 삶의 무게를 느낀 나는, 하나님 앞에 서는 법과 인간의 연약함을 품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칭의를 처음 이해할 때 나는 그것을 단단한 구조물, 흔들리지 않는 교리로만 보았다.

 

그러나 성경과 자료를 하나하나 읽고 시대와 해석을 따라가면서, 인간의 나약함과 하나님의 은혜, 믿음과 삶의 긴장감이 서로 얽혀, 마치 수많은 색의 실이 뒤엉켜 하나의 깊은 그림을 만드는 순간과 같음을 깨달았다.

 

바울의 메시지는 먼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 내 삶 속에서 빛을 내는 살아 있는 숨결이었다. 나는 그 숨결 속에서 하나님을 묻고, 나 자신을 묻고, 흔들리며 조금씩 깨달았다.

 

칭의를 믿음으로 얻는 의로 보는 전통과, 그것을 오늘날 윤리와 사회적 책임 속으로 옮기려는 시도 사이에서, 내 마음은 파도처럼 흔들렸다. 바울과 사상가들의 목소리는 내 마음의 호수 위에 돌을 던져 물결을 만들듯 나를 흔들고, 나는 그 속에서 하나님과의 관계와 삶의 균형을 찾아야 했다.

 

이 길은 외롭고 고단했지만, 동시에 내 안의 어둠과 빛, 선과 면, 색과 그림자까지 모두 들여다보게 하며, 나를 조금씩 비추는 등불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사랑과 은혜는 내 모든 흔들림 속에서도 나를 붙들었고, 바울의 칭의가 시대와 해석에 따라 다르게 울렸듯, 나의 성찰과 선택도 흔들리고 변화하며 하나님과 삶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나를 이끌었다.

 

논문은 끝났고, 내년 5월에 졸업이다. 이 여정에서 얻은 깨달음과 고민은 앞으로의 길을 받쳐 주는 밑그림처럼 남아 있다. 나는 하나님 사랑 속에서 한 인간으로서, 신앙인으로서, 그리고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자 하는 사람으로서의 길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걷는다. 칭의와 신앙, 삶과 윤리가 서로 얽혀 물결처럼 흐르는 이 길 위에서, 나는 매 순간 하나님과 나 자신을 묻고, 배우고, 사랑하며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