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 교수 칼럼]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전대열 교수 칼럼]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문형봉 2021-06-14 (월) 23:49 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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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세상이 아무런 변화도 없이 앞과 뒤가 똑같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같은 지구에 살더라도 열대지방에 가면 계절의 변화가 없어 항상 덥기만 하고 한대지역에 가면 언제나 얼음이 얼어있고 춥기만 하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단단히 준비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방도가 없다. 그런 중에도 미묘한 변화가 있다. 한대 열대에도 여름과 겨울이 찾아온다. 기온에 차이가 있어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분명한 나라는 가히 복을 타고났다고 큰소리칠 만하다. 요즘은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한국도 아열대화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걱정도 많다. 아무튼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지구조차 많은 변화를 하고 있는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수백 개의 나라들은 어떤 변화를 하고 있을까. 모든 나라들이 자기들이 선택한 이념과 사상에 따라 정부를 세우고 다른 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하며 국민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노력을 한다. 지금도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는 제국주의에 젖은 몇몇 나라들이 타국을 침범하여 식민지화하고 착취를 일삼았다.


1~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노골적인 식민지 개척은 없어졌지만 한국과 베트남전쟁의 참혹상은 필설로 표현하기도 힘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잊을 만하면 상호 포격전을 벌이고 있어 애꿎은 희생자가 양산되는 것도 아직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은 6.25의 여파로 아직도 정전상태에 있으며 3대를 세습한 김정은의 북한은 핵을 개발하여 평화를 위협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남북은 상호간 전쟁을 통한 통일을 부인하며 평화를 노래하면서도 불신의 벽은 높다. 정전 이후 지금까지 내내 그 타령이다. 이런 와중에 가장 보수적인 제일야당 국민의힘이 경천동지할 대변화를 펴냈다. 내년 3월과 6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선거를 관리할 당대표를 새로 선출했다. 기라성 같은 4~5선들이 네 사람이 나왔는데 국회입성도 해보지 못한 85년생 36세의 이준석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한 것이다. 프랑스대통령을 비롯하여 핀랜드와 오스트리아는 모두 30대의 젊은이가 총리다. 이들은 변화를 추구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저버리지 않고 훌륭하게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 나는 지난번 칼럼 ‘야당을 덮친 허리케인 이준석’을 통하여 그가 변화의 단초(端初)가 되어야 함을 역설한 바 있다.


보수야당에는 원로라는 이름으로 많은 대선배들이 이준석을 지켜볼 것이다. 자칫 말 한마디, 행동거조 하나하나가 트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준석은 이미 승자이기 때문에 겸손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지금 현재로서는 대선후보 영입에 전력을 기울일 때다. 그는 유승민계라는 파다한 소문 속에 당대표로 뽑혔다. 다른 후보들이 집중적으로 그 점을 공격했다. 누구의 계보였던 간에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대표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은 조금도 없다. 아직 당대당 통합이 안 된 안철수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해결해야 한다. 윤석열의 입당은 그다음이다. 홍준표의 복당까지 처리되면 원희룡 유승민 등은 집안사람이다. 갑자기 정의화가 들고 나온 최재형도 감사원장 사퇴하고 입당한다면 훌륭한 후보 한사람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경선은 활기를 띌 것이다. 이들을 한 솥에 넣어 치열한 다툼을 할 때 경선은 흥행에 성공한다. 지난 서울 부산시장 경선이 그랬고 이번 당대표 선출이 모두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킨 이유가 뭔가 변화가 있어야 된다는 당위성 때문이었음을 한 시도 잊으면 안 된다. 야당의 당대표가 젊음을 상징으로 내밀자 온몸이 굳어진 게 여당이다. 586이 되어버린 여당의 지도부는 30대와 40대가 주축을 이룬 야당 지도부의 신선함에 당황하고 있다.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한 1년 연기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의 창궐로 일본인 여론조사에서 80%이상이 ‘개최불능’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15억 달러의 중계료를 손에 쥔 IOC는 스가정부의 강행방침에 동조한다. 게다가 일본정부는 의도적으로 일본선수 유니폼에 전범의 상징인 욱일기를 그려넣었고 안내서에 독도를 일본영토로 표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들었던 한반도기에 독도가 들어간 것을 강제로 삭제하게 했던 IOC가 이번에는 일본 편에 섰다. 이들 역시 국제스포츠행사에도 돈과 과거에서 조금도 변화하려고 하지 않는 일본판 내로남불 아닌가. 한국판 내로남불 대명사가 된 조국부부는 한 법정에서 나란히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군대 내의 성추행으로 인한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육해공군 모두 문제가 되었는데 군사경찰, 군검찰과 군법원, 군변호인 등 피해자를 보호해야할 사람들이 모두 2차가해자가 되었다. 아예 어떤 변화도 하고 싶지 않다는 그들의 후안무치는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좀먹는 변이 바이러스다. 변화는 현상을 타파한다. 머물지 않고 흐른다. 새로운 기운을 가져온다. 변화 없는 진보는 없다. 새로움에 크게 눈 떠야한다.


문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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