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오래 사는 것, 축복이 되어야 한다

[발행인 칼럼] 오래 사는 것, 축복이 되어야 한다

오인숙 2021-11-04 (목) 15:18 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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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코리아저널
 발행인  문   형   봉 


1990년부터 선진국 중에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겪은 일본은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한다. 2012년 전체인구의 23.3%를 차지하면서 아시아 동쪽의 섬나라는 인류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었다. 1980년 일본사회는 풍요롭고 안정적인 것처럼 보였다. 국민의식은 보수화되었고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은 정치화되지 않았다. 1970년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평균수명이 82세로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가 되었고 고령자의 질병, 가난, 고독 등이 당면과제가 되었다. 1995년 이후 ‘고령사회대책기본법’등 법률을 제 개정하고 공적연금제도도 정비하였다.  2000년 4월 부터는 간호가 필요한 사람이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병간호 보험법 '카이고 호켐포오(介護保険法)'가 시작되었다. 

이제 일본은 아이가 없고 노인의 숫자가 늘어가고 노인들이 죽지않는 사회가 되었다.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되려면 노년의 삶이 행복해야 한다. 건강해야 하고 가치있는 삶이 되어야 한다.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고독사로 삶을 마감하는 인생이라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다. 우리는 일본이 먼저 초고령화되는 것을 보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일본시니어 트랜드를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이미 유엔이 규정한 ‘고령화 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에 진입하였다. 또한,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19년 고령사회를 넘어 2026년에 ‘초고령 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사회’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평균수명도 2000년에는 75.9세였으나, 2020년에는 80.7세가 되었고 우리나라의 주요계층을 노인인구가 차지하게 되었다. 현재와 같은 고령화 속도를 전제한다면 2050년경에는 한국의 노인인구비율이 38.2%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현실을 밀려오는 운명처럼 눈을 감는다면 엄청난 재앙의 미래는 불을 보듯이 훤하다. 


“고령화 사회가 올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을 도리가 없었다” 일본의 고령화 문제를 말할 때 일본의 경제학자들이 항상 했던 말이다. 한국도 일본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응은 그들보다 현저히 늦다. 한국과 일본의 인구구조 변화는 10~15년이고 제도도입은 15~20년 뒤진다. 그들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우리는 그들처럼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복지정책의 악순환을 피해야 한다. 


노인복지만으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노인홈을 만들어 그들을 섬기면 그곳을 운영하는 비용을 누군가는 담당해야 한다. 이제 노인 스스로가 사회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젊은이들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차원에서는 사회가 이루어질 수 없다. 


노인은 도시를 떠나지 않는다. 청장년 시절을 도시에서 보내며 도시와 함께 나이 든 이들은 수십 년 전 떠나온 고향보다 도시가 자신을 더 안전하게 보호해준다고 믿는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복지 선진국들은 자신이 살아온 지역과 집, 이웃들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를 노인복지 정책의 모토로 삼는다.  세금 확보와 소비를 통한 경제 순환 효과에 더해 고령층 세대의 욕구에 맞춰 도시를 리모델링하면서 젊은이들에게까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정책이 요구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산업화 및 도시화와 핵가족화라는 사회 환경의 변화와 아울러 국민들의 경로효친 사상이나 자녀들의 효도관 역시 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는 노년이야말로 분명 축복이 가득한 행복의 인생이 될 것이다. 


문 형 봉
헤드라인코리아저널/ 행복한삶 발행인 
식약저널 편집인, 특수경찰신문 편집주간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