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시인 칼럼]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보내면서

[이인혁시인 칼럼]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보내면서

이현 2021-12-09 (목) 20:26 2년전  



2021년 신축년(辛丑年) 보내면서

 

어느덧 2021년 신축년(辛丑年)의 마지막 달이다. 한 해를 보내며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과 회한(悔恨)이 파도(波濤)처럼 밀려온다. “세월이 빠르기가 물이 흐르는 것 같다.”라는 말이 있다.

인생은 새가 눈앞을 스쳐 빨리 날아가는 것에 여조과목(如鳥過目)과 같다. 또한 세월이 덧없이 지나가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세불아여(歲不我與)이다한 해가 저물어 간다. 정처 없이 흘러가는 강() 같은 세월(世月)이지만 살아 있음으로 이 얼마나 행복(幸福)하고 축복(祝福)받은 일인가 말이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들게 보낸 한 해로 기억되면서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나온 날들을 반성하며 감사와 후회로 삶을 되돌아본다. 그래도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풍파, 사건 사고 무서운 질병 가운데에서도 오늘날까지 삶을 이끌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올해는 유난히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사회 불안 요인이 생기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창궐하는 것 같아 사회생활이 통제되고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한다. 모든 것이 코로나-19 탓으로 돌리는 것 같다.

 

삶의 굴곡이 없는 사람은 없다. 위대한 사람은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이다. 삶이 무거워질 때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누구나 가진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이 항상 희로애락(喜怒哀樂)은 사이클처럼 돌아간다.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하며 인생의 최초이자 최후의 날로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비록 고통의 시간이라고 할지라도 생의 애착(愛着)과 희열(喜悅)이 산 자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자기 존재 정체감 마저 잊어버리고 의미 있는 시간보다 의미 없는 일에 매달려 한 해를 허송하게 보낸 일은 없는지 반성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한 해를 보내는 자리에서 어느 수도자가 남긴 말이 새삼스레 마음에 떠오른다. “하나님께 가까워진 만큼 행복하다.”라는 말이다. 올해에 만났던 사람들을 좀 더 배려하고 화목하지 못했을까? 한 해를 살면서 가장 힘들게 했던 사람이 누구인가?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람이 누구인가? 관용과 용서 그리고 이해하지 못한 내 마음을 자책한다.

 

삶에 대하여 소크라테스가 남긴 명언이 있다. “성찰(省察)하지 않는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라는 말이다. 한 해를 뒤돌아보면 부끄러운 일들이 너무 많이 있다. 나쁜 마음을 품게 하는 요소들을 일일이 끌어내어 점검하고 반성하는 것을 성찰이라고 하고 평소 마음에 자리하고 있는 명예욕 등 온갖 욕심들을 두 번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제거하는 것을 극치(克治)라 한다.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

 

현대인에게 무엇보다 부족한 것 중 하나가 성찰의 시간이다. 이맘때면 올 한해 흘러간 시간을 반성해 보는 시점이며 새해를 계획하는 생각에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한다. 한 해를 뒤돌아보며 잘한 것에는 좀 더 발전적이고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고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릇된 오만이요. 정제되지 않은 양심일 뿐 진실은 오히려 그 반대일 뿐이다.

 

사람들은 망년회(忘年會)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날을 넘긴다. 잊어버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그 실패와 아픔을 발판 삼아서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도 필요한 법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해의 실패를 마음에 간직하고 새로운 해를 살아 갈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일에만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하는데 우리는 자신의 생활과 일에만 얽매어 세상을 제대로 살지 못했으며, 우리의 이웃을 돌아보지 못하고, 좀 더 넓은 사회로 시선을 돌리지 못하는 과오(過誤)를 범하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反省)을 해야겠다.

새로운 해를 바라보면서 늘 겸손과 두려움 그리고 거룩함으로 지낼 수 있기를 소망 한다.

 

[이인혁시인]

 

시인. 칼럼니스트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