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생명이다. 물 없이 우리는 생존할 수 없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물은 꼭 필요한 것이다. 물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액체일 뿐만 아니라 지구의 생물들이 존재하고 번성하는 거름이기도 하다. 인간의 몸은 약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고, 사람은 매일 2.5 L의물을 여러 형태로 섭취하며, 사람의 수명이 70년이라고 할 때 평생 마시는 물의 양은 약 60톤에 이른다고 한다.
물이 부족하면 몸에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물은 노폐물을 배출할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생과 사를 결정하는 운명의 칼이 되고 있다. 물은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문제를 만들고 또 제거하는데 슈퍼 에너지이자 순환하는 생명 물질이다. 인류가 더 행복한 세상에서 생을 유지하려면 물과 친해져야 할 것이다.
사실 물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과 중요한 의미를 꼭 생각해야 한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물은 낮은 자리를 지향한다. 물은 겸손하다. 물은 주변 경관이 좋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 물은 방해물이 없으면 계속 흐른다. 흐르는 물은 앞서가려고 다투지 않는다. 평탄하게 흐른다.
물은 부드럽다. 물은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상징이다. 물은 자기를 고집하지 않지만 끝내 자기를 잃지 않는다. 물은 온갖 더러움을 씻어낸다. 태풍이 불면 물은 오염된 모든 쓰레기를 없어지게 한다.
물은 흐르고 흘러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물은 성인(聖人) 같은 품성을 지니고 가장 낮은 데까지 내려간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上善) 물처럼 사는 것(若水)이란 뜻이다.
노자의 도덕경 8장에 나오는 이 구절은 한 편의 시(詩)와 같다. 노자는 세상을 물처럼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남과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는다는 부쟁(不爭)의 철학이다. 내가 한 일에 대해 그 공을 남과 다투지 않는다. 남에게 좋은 일을 해놓고 그 행위에 대해 나를 알아달라고 집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둘째,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겸손의 철학이다. 물은 낮은 곳으로 임하기에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셋째, 물이 흐르는 모습처럼 순리(順理)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삶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노자는 물처럼 다투지 말고 겸손하게 살라고 하면서 물의 정신을 시처럼 읊고 있다. 물처럼 산다는 것은 어쩌면 세상의 변화와 한 호흡으로 사는 자연스러운 인생의 방법인 듯하다.
물처럼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군림하려 하면 넘어질 것이고 자랑하려 하면 그 공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은 물에서 얻는 교훈이다. 그러므로 가장 이상적인 삶은 물의 형태로 살아가는 것이다. 물처럼 살면 겸손하고 물처럼 있는 듯 없는 듯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연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무위자연의 삶이 도의 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이상적인 삶이라는 것을 이르는 말인 듯도 하다.
어떤 조직이든 리더들의 덕목은 그 조직의 성패를 가늠하게 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의 물이 주는 교훈은 지도층 리더들의 몸가짐은 한 나라의 운명을 가늠하게 되고, 가정에서 부모들의 일상적인 삶의 태도는 자식들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다. 근간 우리를 놀라게 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의 책임은 사회, 나라의 책임 지도자들의 부덕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물이다.
상선약수, 지도층의 인사가 지니는 선(道·德)이 물과 같이 흐르는 사회이요 지도자가 지니고 행하는 고품격의 삶의 가치관이 저 아래 밑바닥까지 흥건히 스며드는 그런 사회는 맑고 따뜻한 세상이요 정이 넘쳐흐르는 세상이요 살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이다.
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54세의 생일을 맞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상선약수(上善若水)”의 휘호를 전달했다.
이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은 물을 잘 이해하고 물 같은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시대는 독선적이고 영웅적인 리더십(Leadership)으로는 결코 국민 통합을 이루지 못한다. 서로가 협력하는 정치의 틀을 만들어 독선적 정치 행태를 벗어나야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하기 바란다.
그것을 위하여 권력의 높낮이도 조정하여 제도화하고, 물과 같은 상생(常生)의 정치를 하기 바란다. 그 상생의 정치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중요하고 필요한 교훈이다.
[이인혁시인]
시인. 칼럼니스트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