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담임)
‘대변직관’(大變直觀)으로 새해, 하나님 창조사역에 헌신합시다
우리는 지금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기,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현재의 상식은 일순간 과거의 관습으로 전락하고, 예측하지 못한 것들이 어느덧 새로운 표준으로 작동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여는 일상이다. 한마디로 예측 불가의 시대적 혼돈 속에서, 땅의 가치들이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아우성칠수록 하늘의 가치, 신앙적 상식이 점차 그 힘을 잃는 와중에 교회와 성도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수한 대답이 있을 수 있으나, 결국은 시인의 고백처럼 “나의 걸음이 주의 길을 굳게 지키고 실족하지 않는데” 있다(시17:5).
‘대변불관’(大變不觀)의 고집을 버려야 시대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
‘대변불관’(大變不觀)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큰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바로 앞만 보는 근시적 시각으로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고, 볼 수도 없음을 말한다. 이미 우리 시대는 눈에 보이는 수평적, 수직적인 XY 축의 변화는 물론이요, 기존의 사회적 규범을 해체하고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시키는 Z축의 변화까지 초래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변에 대변불관족(族)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지, 시대의 큰 변화를 보지 못한다고 해서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 하나니 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마 16:3)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소위 영적인 대변불관족(族)에 대한 경고다. 이들의 뿌리는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기 전까지 먹고 마시고 장가가고 시집가다가 홍수가 나서 다 멸망당하기까지 깨닫지 못하던 사람들이다.
대변불관의 고집이나 환경 속에서는 노아 시대의 인물들만 양산될 뿐, 시대의 판을 바꾸는 사고도, 인물도 키울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가속화된 4차 산업혁명의 급류와 하나님의 나라가 도전받고 있는 디지털 변혁의 시대에 교회는 성령으로, 생명 사역으로, 말씀의 절대적인 능력으로 세상을 견인해야 한다.
견인의 척도는 창조주 하나님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신 분명한 이유가 있으며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하여야 한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사 43:21)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할 때 ‘하나님의 일’과 ‘하나님의 일이 아닌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그리스도인들은 ‘영원’을 위한 동기, ‘영원함’을 향한 하나님의 일이 무엇인가를 구별하여 움직여야 한다.
하나님의 일로 구별된 거룩한 은혜의 여정에 함께 할 때 한결같이 지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으며 삶 가운데 중요한 영적인 동기가 생성된다.
영원함을 향한 동기를 갖고 있으면 열심 정도가 아니라 마음에 불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비록 겉사람은 늙었다 하더라도 내면에는 늘 생동력이 넘쳐나는 것이다. 이것이 상록수 신앙인 것이다. 상록수의 변함없는 싱그러움이 한국교회에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누구도 생각 못한 ‘룬샷’(loonshot) 방향으로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자
‘문샷(moonshot)’이란 말이 있다. 망원경으로 달을 보는 것에 만족할 때, 달에 가기 위해 달 탐사선을 만드는 발상을 말한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에, 그 당시의 가치관으로 보면, 수많은 아이들이 굶어 죽어 가고 있는데, 달나라에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발상은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
문샷과 함께 통용되는 것이 ‘룬샷(loonshot)’이다. 누가 보기에도 정상이 아닌 듯한 발상이지만, 전쟁이나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끌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창의적 생각이자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것이 룬샷이다.
20세기 초에는 아무도 태평양 횡단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프로펠러 비행기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중국까지 1만4000km를 날아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모두 포기했다. 그 때 팬암항공사의 후안 트립은 비행기가 중간에 기착할 수 있는 섬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은 섬이 바로 미드웨이, 웨이크, 괌이다.
나중에 태평양 횡단을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졌고, 당시 B급 배우였던 험프리 보가트가 출연했다. 후안 트립의 세상을 바꾸는 생각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팬암항공사가 살고, 미드웨이, 웨이크, 괌이 살고 영화가 살고, 험프리 보가트가 살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교회는 이전에 없던 어려움에 처해 있다. 오늘의 교회적 위기 상황을 넘어 이 시대를 섬기기 위한 룬샷이 필요하다. 우리의 관심은 룬샷의 경천동지(驚天動地)하는 기막힌 아이디어 자체가 아니라, 이로 인해 함께하는 사람을 살리는 데 있다.
모두가 한국교회의 현실에만 주목할 때 한국교회를 4차 산업혁명 너머로 안착시키고, 모두가 기독교에 적대적인 사회를 복음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길 때 룬샷으로 이 땅의 영적 판도를 뒤집기 위해서는 교회를 대변불관족의 서식처로 만드는 모든 상황과 사탄의 모든 계략을 몰아내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 영광의 재현을 위해 공동체에 허락하신 새 모멘텀 ‘SaGA’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에 더해 갈등과 다툼, 원한과 복수로 점철된 막장드라마 같은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왜일까? 오직 현재의 삶에만 매몰되어 이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욕심에 눈이 멀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다르다. 흘러가는 시간조차 긍정의 해석이 된다. 늘 새로운 현재를 완성하고자 영원을 향한 현재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곧 영적인 에너지가 솟구치는 눈부신 내일의 소망이 되는 원천이다. 비단 개인 뿐만이 아니다. 소망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들이 속한 공동체에도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사역의 장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고후 4:16)
시대 변화와 영적 정체, 낯선 다음세대 등장의 3중적 변곡점에서 이 시대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섬겨갈 것인지에 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사랑의교회는 여기에 대한 해답으로 ‘사랑글로벌아카데미(SaRang Global Academy)’, 곧 ‘SaGA’를 출범한다.
하나님께서는 지난 40여 년간 사랑의교회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SaGA는 지난 10여 년 전부터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준비해 온 사역이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목자의 심정과 눈물’이 담긴 ‘글로벌 영적 집현전’이며 하나님의 사람들을 모으고 제대로 훈련하는 ‘영적 사관학교’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겠다”고 하신 말씀에 기초하여 새로운 영광과 사역을 연계시켜 공동체에 허락하신 새로운 모멘텀이다.
SaGA는 연결과 공유, 참여와 개방, 협력의 영적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여 시대 변화를 선도하고, 영적 정체를 돌파하며, 다음세대에 비전을 심는 혁신적 배움터다. 교회는 시대 앞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사람을 키우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역사적인 격변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보다 섬세한 영적 안목과 해석이 요구되는 시대에 부응하여 한국교회와 사랑의교회에 주어진 시대적 책임을 ‘SaGA’를 통해 짊어지고 감당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앞에는 2021년이라는 전인미답의 길이 열려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어렵다고 해도 주님께 드리는 순도100%의 사랑과 순종을 통해 교회를 살리는 생명의 고리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교회와 저는 예배를 온전히 회복하고 생명을 살리는 사역에 몸과 마음을 바칠 것이다.
더욱 마땅히 대변불관(大變不觀)이 아니라 대변직관(大變直觀)으로 언제나 새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의 창조적 사역에 한국교회와 함께 헌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