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We are all connected).”는 명제는 글로는 아는 것 같은 이야기지만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사람은 서로 연결되어 함께 살아가야 존재 들이다.
함께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겠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홀로 핀 꽃을 보 노라면 아름답긴 해도 왠지 쓸쓸하다. 꽃도 사람도 어울려 피어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새, 나무, 꽃, 바다, 산, 동물들과도 친하게 지내야 한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도 중요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관계가 나쁘면 개인적으로는 부부가 이혼하기도 하며, 부모 자식이 멀어지기도 하며, 친구 관계도 끊어지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웃과의 사이가 안 좋으면 서로 싸워 함께 사는 것에 심한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단체도 관계가 좋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정당 간의 사이가 좋지 않으면 늘 정치적 불화(不和)가 끊이지 않는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 각 그룹이 지향하는 바가 있어 그룹이 만들어 내는 사이에서 오는 문제점이 없을 수 없으나, 그 사이에서 오는 차이점을 줄이거나 해결하려 하는 것이 참된 민주주의 모습이다.
성숙한 국민은 무엇보다도 남을 존중하며 협력하는 정신으로 산다. 세상에 독불장군(獨不將軍)은 있을 수 없고 더불어 사는 마음가짐이 사회를 발전시킨다. 약하고 힘없는 자도 일으키며 협조하는 공동체가 제대로 된 민주 사회이다.
일찍이 동서양의 사상가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 사회의 모습을 제시하였다.
동양의 유교에서는 “대동(大同) 사회”를 이상 사회로 제시하였다. 유교의 이상 사회로, 한(漢)나라 초기에 유가 학 파들이 주장하였다. 대동이란 사람과 천지 만물이 서로 통하여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대동 사회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 하나 되어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말한다.
이상적인 성인이 나라를 다스리되 왕위가 세습되지 않고 지혜로운 자들이 왕위를 물려받으며, 자기 부모나 자식을 특히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가족처럼 지내며, 재물이 자기 이익 만을 위해 사용되지 않는 사회이다.
요즘에 산속에 들어가 살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TV 방송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가 시청률이 높다고 한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홀로 깊은 산골에 자리를 잡고 사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방송이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에서 혼자 집을 짓고 혼자 농사를 짓고 그렇게 산다면 결국 혼자 죽을 것이다. 이 방송이 인기 있는 것은 이처럼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고 외롭게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건강 회복 때문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이 복잡하게 얽혀 살아가는 인간 사회가 싫어 남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고, 자신이 간섭 받지도 않기 위해서 이다. 인간 삶에서 오는 관계성 문제의 불편함을 이기지 못해 홀로 살려 하는 것이다. 볼거리, 먹을거리, 들을 거리가 사회에 충만한데, 그런 것들이 오히려 사람으로 멀어지게 하는 부정적 요소가 되고 있다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이다. 어떤 방식으로 든 어울려 살아야 한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시대는 거의 이웃들과 관계하지 않고 살아간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큰 돌도 필요하고 작은 돌도 필요하다. 세상에 불필요한 것은 없다.
모난 것은 모난 대로 둥근 것은 둥근 모습대로 어우러지면 괜찮아진다.
행동주의 심리학자 B F 스키너(1905∼1990년)가 소설 ‘월든 투’(Walden Two)에서 그린 심리학 적 이상(理想) 사회를 말하며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 개인 소유 없이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회”라고 정의 했다. 마치 성경에서 말하는 초대 교회의 모습처럼 말이다.
[이인혁시인]
시인. 칼럼니스트
연세문인회 회원. 한국가곡학회 회원
대한민국 미래포럼 상임이사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