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 시인칼럼] 2023년, 한해를 마감하며

[이인혁 시인칼럼] 2023년, 한해를 마감하며

이현 2023-12-12 (화) 09:27 11개월전  




많은 이에게 고통과 슬픔, 좌절과 시련을 안겨준 2023년 힘들었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한 해를 마감하는 이때면, 올해는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후회로 가득 차곤 한다.

올 한해 모두 수고하였다.

 

2023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새해 첫날의 열정이 아직 식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있다. 사실 인생사 살다 보면 일이 잘 풀릴 때도 있고 잘 안될 때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겸손하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겠다.

 

요즘 우리나라는 24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선거를 몇 달 앞두고 갈수록 정치판이 혼탁해지고 흑색선전과 비방 그리고 피차에 물고 뜯는 모습들을 보면서 과연 누가 이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정말로 걱정된다. 언론에서는 연일 진흙탕 싸움을 비판하며 선을 넘었다거나 구태 정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존경받지 못하는 직업을 말하라고 한다면 1위가 정치인들, 국회의원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국민이 뽑아 세워서 나라의 일을 하라고 했더니 늘 싸움만 하고 사리사욕(私利私慾),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빠져 나라의 일은 안중(眼中)에도 없다.

 

다음으로는 법조인들이다. 이제는 도대체 판사와 검사의 하는 행동을 믿을 수가 없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으로 국민을 기만(欺瞞)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이 생각하는 면에서 판결을 늦추거나 자기들 입 맛에 맡게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대학교 교수들이다. 옛날 학교 다닐 때는 학기 말 시험에 옆 좌석에 친구 시험지를 보기만 해도 선생님은 시험지를 찢어 버리고 낙제시켰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온갖 편법이 난무하고 학칙을 어기면서 거짓으로 학교를 입학해도 법의 판결이 나지 않았다고 하면서 벌을 주지 않으며, 학생들에게 사회주의 이념을 가르치고, 6.25 전쟁이 남한에서 북한으로 쳐들어간 사건이라고 가르친단다.

 

마지막으로 종교인들, 성직자들이다. 제일 존경 받고 그들의 인품을 따라 배우며 실천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타락의 길을 걷고 있다. 목사라는 자격증을 돈을 받고 발급하며, 교회 재산을 목사 개인의 이름으로 하여 치부하고 있다. 그러니 교회에 성도들이 뭘 믿고 따르겠는가? 교회가 사회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니 오늘에 교회는 침체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이제 2023년 한해를 마감하며 그야말로 야누스(Janus) 삶을 사는 사람들은 자신을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야누스는 농사와 법의 신이면서 성문과 가정의 문을 지키는 신으로 앞뒤가 다른 두 얼굴을 가졌다. 야누스 신의 모습이 앞면과 뒷면이 각각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고 하여,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를 가리키는 나쁜 의미의 비유로 널리 쓰이고 있다.

 

겉으로는 훌륭한 정치인, 법조인, 교수, 종교인(목사)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속으로는 이기적이며 사욕(私慾)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이들을 들여다보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과한 표현이지만 탐관(貪官)으로 보일 뿐이고 금권과 모사(謀事), 협잡(挾雜)의 산물과 함께 사라져야 할 악습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용(丁若鏞)은 백성(百姓)을 다스리는 지방관(地方官)의 치민(治民)에 관한 요령과 마음가짐을 저술(著述)한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청렴(淸廉)은 만백성을 이끄는 지도자의 임무라고 했다. “청렴은 선행(善行)의 원천(源泉)이요, 모든 덕행(德行)의 근본(根本)(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이라고 했다.

 

예로부터 공직자의 재산(財産)은 양심(良心)과 염치(廉恥) 그리고 도덕성(道德性)과 책임(責任)이라고 했다. 최근에 정치인들을 향해 무능, 무지, 무모함 “3()”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부정부패 의혹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부끄러운 현실을 모두가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할 최대 과제(課題)이다.

 

우리는 제 4차 산업의 문턱에서 새로운 문명 발달과 함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나를 지탱해주는 생각과 환경, 그리고 세상이 변하면서 근본이 되는 기본 덕목인 충(), (), (), ()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므로 요즘에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은 “119 소방관이라고 한다. 자기 몸을 희생하며 불길의 위험에 뛰어드는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자신을 비우고 이웃과 함께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이 시대에 존경할만한 사람들이 나와야겠다.

 

꿈을 잃고 절망(絶望)에 빠진 20~40대의 청년(靑年)들과 50~60대 중년(中年) 그리고 70~80대 노년(老年)층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사회를 만들자. 행정력 부재와 비리 의혹 등 허상(虛像)에 가까운 행동으로 실망만 안겨주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에게 비전(vision)을 전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이인혁시인]

 

시인. 칼럼니스트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부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