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 교수 칼럼] 서울시장 선거는?

[전대열 교수 칼럼] 서울시장 선거는?

문형봉 2020-10-25 (일) 23:25 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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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지난 4.15총선에서 민주당이 대승하리라고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문재인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국민의 눈에 벗어났다고 판단할만한 근거는 여럿 있었다. 가장 큰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조국사태다. 민정수석에서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그의 가족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의 ‘마음의 빚’을 갚느라고 그를 감싸고 아직도 문빠를 통한 조국애호는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대형부정사건이 터지면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것이 상식인데 총선에서는 거꾸로 야당이 참패하는 기묘한 결과로 끝났다. 잘하면 개헌까지도 넘볼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한 여당은 헌정사상 보기 어려운 ‘독식’행보를 멈추지 않으며 야당을 깔아뭉개고 일방통행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이렇게 나가면 문자 그대로 제왕적권력인데 소수의 야당은 속수무책이다. 전당대회조차 하지 못하고 김종인을 비대위원장으로 뽑아 그의 독주체제를 구축해줬다. 야당다운 활력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무기력을 노정하며 여당의 오만과 김종인의 입심에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타깝다.


그동안 야당에게는 현상의 대탈출을 기약할 수 있는 대형사건이 계속 터졌다. 남북문제에서는 개성남북연락사무소 폭파였다. 이 건물은 수백억을 들여 한국에서 지은 우리 재산이다. 그러나 김여정의 한 마디에 흔적도 없이 잔인하게 폭파되었으며 보란 듯이 그 장면을 공개했다. 하시라도 “이렇게 폭파시킬 수 있다”는 위협이었으며 참으로 끔찍한 영상이었다. 이에 대해서 강력히 항의할 줄 알았던 문재인정권은 꿀 먹은 벙어리나 다름없고 야당 역시 야무진 성명투쟁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했다. 더구나 폭파의 원인이 한미연합훈련에 있는 것처럼 통일부산하 통일연수원 교재로 쓰일 것이라는 보도는 눈을 의심케 한다. 이 과정에서 한미동맹과 관련한 설왕설래가 많았지만 이수혁 주미대사의 발언은 한미 간의 문제점을 다른 사람도 아닌 주미대사가 말했다는 점에서 외교관으로서의 자질을 살펴보게 만든다. 야당은 이런 호재들을 추궁하지 못하고 몇 자의 비판으로 끝냈다. 부산시장 오거돈의 성추행과 서울시장 박원순의 성폭행고소와 자살사건은 공전(空前)의 큰 사건이며 야당으로서는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꽉 막힌 정치구도를 뚫을 수 있는 기제(機制)가 된 셈이다.


해만 바뀌면 곧바로 이들 두 지역은 보궐선거에 들어간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지역은 모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그 중에서도 어느 모로 보나 서울은 정치적 사회적 관심의 최절정이다. 이명박은 서울시장을 거치며 쌓아올린 명성으로 막 바로 대통령이 되었다. 윤보선도 서울시장 출신이다. 내후년은 대통령선거까지 치러야 한다.

서울시장 보선결과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결정적’일 것이라는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를테면 서울시장=대통령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고 가정할 때에 누가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그의 소속정당이 어느 당이냐 하는 것은 세인의 관심꺼리다. 지금 여당에서는 친문 중에서 누구를 낙점할 것인지 예의 검토 중일 것으로 생각된다. 심지어 정세균 국무총리 차출설까지 나오고 있으며 추미애 박영선 박용진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하고 싶은 사람은 오죽이나 많겠냐만 정권의 향방과 관련이 있으니 청와대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한편 선거여건이 유리해진 야당에서는 자천타천후보가 득시글거린다. 김선동 김성태 나경원 지상욱 등 전직의원을 비롯하여 권영세 박진 윤희숙의원 등이 거론된다. 서울시장을 중도사퇴하여 박원순의 자리를 깔아줬던 오세훈은 안철수 유승민 등과 5인원탁회의를 제안하며 권토중래를 노린다.


이들 야당 움직임과 별도로 조국비판에 앞장섰다가 공천도 받지 못하고 찬밥신세로 전락한 금태섭이 민주당을 탈당하여 새로운 도전자가 될 공산도 없지 않다. 그는 벌써 조국흑서를 발행한 진중권 서민 등과 접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힘을 합쳐 반민주당 성향의 중도 진보연합전선을 구축한다면 과거 박원순을 옹위했던 시민세력이 유력주자 안철수를 주저앉히고 민주당까지 박영선을 사퇴시켰던 전력을 거울삼아 대약진을 기약할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있는 듯하다. 이들 중에서 가장 큰 잠룡은 안철수다. 그는 판단 미스로 박원순에게 양보했다는 평을 받으며 꾸준히 정치활동과 코로나방역에 열중했다.

이번에도 서울시장에 다시 도전할 기회를 얻는다면 유력주자일 것은 틀림없다. 다만 제일야당의 공천자가 되었을 때다. 그를 국민의힘에서 밀어줄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지만 지명도에서도, 비전에서도 다른 예비군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강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영향력을 상기(想起)한다면 폭 넓은 인재를 구한다는 정치혁신의 의미에서도 당을 초월한 공천이 이뤄지는 게 먼저다.
 

문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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