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박사 칼럼] 데드 덕(dead duck)은 누구나 올 수 있다.

[이인혁박사 칼럼] 데드 덕(dead duck)은 누구나 올 수 있다.

이현 2021-03-20 (토) 08:57 3년전  


데드 덕(dead duck)은 누구나 올 수 있다.

 

레임덕이란 레임’(lame, 절뚝거리는)’(duck, 오리)의 합성어로 직역하면 절름발이 오리를 뜻하지만, 흔히 임기만료를 앞둔 공직자의 지도력 공백 상태를 비유한 의미로 쓰인다.

원래는 채무 불이행 상태에 증권거래인을 가리키는 경제용어였으나, 19세기 미국에서 임기 종료를 얼마 앞두지 않은 대통령의 권력 누수 현상을 가리키는 정치 용어로 사용되면서 현재의 의미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권력누수현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회 전반에 걸친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결정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산하 조직의 업무 능률 저하를 야기하는 등 한 국가의 전반에 걸친 위험한 현상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대통령 중심제의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막중한 자리이다. 역대 대통령의 과거를 보면 대체로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재임기간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드러내 국민들의 분노와 비판을 받으며 심지어 감옥에 까지 가는 신세로 전락하기도 한다.

 

그래서 레임덕”(lame duck)보다 더 심각한 권력공백 현상을 지칭하는 정치용어가 데드 덕(dead duck)”이다. 영어의 원뜻은 가망 없는 사람을 말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치생명이 끝난 사람을 의미한다. 또 실패했거나 실패할 것이 확실한 정책을 말하기도 한다.

 

오래 전에 군종위원으로 군부대 장병들에게 안보정신 교육강사로 가면 “3가지 종류의 사람이란 내용으로 강의를 하고 왔다.

 

1, 이 나라와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

2, 이 나라와 사회에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있다.

3, 이 나라와 사회에 아주 없어야 좋을 사람이 있다.

 

그런데 한 나라의 지도자인 대통령에게 그리고 그가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는 국정 운영에 레임덕”(lame duck)이 아니라 데드 덕”(dead duck)이 왔다면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는 임기가 끝날 때쯤 되면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퇴장을 잘 준비하여야 하고, 또 아름다운 퇴장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권력을 가지고 있다가 권력을 내려놓고 떠나야 하는 마음은 매우 섭섭하고, 허무하다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러나 권력은 바로 국민에 의해 일정기간 동안 위임(mandate)을 받았던 한시적인 권한이기 때문에 당연히 일정기간이 지나면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주고, 또 국민이 다시 뽑은 차기 지도자로 하여금 새롭게 국민을 위하여 일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는 것이 지도자의 최상의 덕목이다.

 

한마디로 민주국가에서 스스로 퇴임을 준비하며 그동안의 통치행위에 대하여 잘못이 있으면 차분한 궤도수정을 할 수 있는 지도자야 말로 진정한 용기를 지닌 훌륭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사실은 레임덕(lame duck)이나 데드 덕(dead duck)은 누구나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한 나라의 대통령만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올 수 있기에 우리 모두 조심하며 겸손해야 할 것이다. 한 사람의 삶이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지막도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에서 노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대하여 대다수가 쓸모없는 사람, 밥만 축내는 사람, 할 일 없는 사람으로 대답했다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결과이다. 그 어른들이 있었기에 자신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참 안타까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들을 올바르게 키우지 못한 어른의 잘못이 크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우리 모두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데드 덕”(dead duck)이 올 수 있기에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의 삶을 살아 갈 것이다. 그리고 한마디 더 하자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모두 존재 가치가 있다.

 

우리는 가치 있는 것일수록 소중히 여긴다. 반면에 가치 없는 것, 필요 없는 것은 버린다. 그래서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하면 가장 모욕적인 욕이 된다. 라틴말 격언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선()이다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그러므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자신이 소중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필요하고 유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인혁박사


시인칼럼니스트

한국문단문인협회 대표

(평화의 길 국제재단 법인대표/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