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교수 칼럼] 권위가 무너진 사회

[이인혁교수 칼럼] 권위가 무너진 사회

이현 2020-11-15 (일) 14:49 4년전  


권위가 무너진 사회

 

우리 사회는 지금 권력도, 판사나 변호사도, 검사, 목사, 교사 모두 전통적 가치관 아래 자연스레 주어졌던 권위가 모두 무너지고 있다. 격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곳곳에서 그동안 지켜왔던 권위가 무너지고 해체되는 것을 체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철학자, 교수 한나 아랜트(Hannah Arendt)"현대 세상에서 권위는 사라졌다"고 이미 반세기전 1954년도에 한 말이다. 그는 유대인으로서 독일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강의하던 교수였다. 나치정권이 들어서면서 대학에서 쫓겨나고 강제수용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에 무너졌던 권위가 새롭게 세워져야 하는데, 그는 도리어 권위의 실종을 예고했다.

 

모든 권위는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권위가 권력에서 나온다는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정당성의 근거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다움에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 갈 때 그 사람의 권위는 살아있어 모든 사람에 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자의 핵심 사상이 인() 사람다움의 구현에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공자는 바로 이 사상을 구현하기 위해 성패(成敗)의 수가 객관적으로 이미 드러나 있는 상황에서도 노나라의 정치를 쇄신하려 했고 그 일이 실패해 14년간의 천하 유력을 떠났다. 훗날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반추하며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15세 무렵에 사람다운 사람의 위용을 봤다. 그 후 나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마침내 30세가 됐을 때 그것을 이뤄 자타가 인정하는 위치에 섰다. 40대에는 어떤 유혹이 닥쳐도 인간다움을 이뤄야겠다는 애초의 뜻이 흔들리지 않게 됐고, 50대 무렵에는 그것이 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절대 명령임을 깨달았다.” 바로 그의 나이 50대에 공자는 인간다움은 모든 사람 앞에 진정한 권위로 나타내어 보여 진 다는 것을 깨달았다.

 

권위가 무너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어른들의 경험과 경륜은 더 이상 존경받지 못한 채 언제부터인가 탈권위적이고 탈 형식적인 언행을 시대정신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자리를 잡았다.

물론 격식을 깨는 것이 자연스럽고 인간적이며, 때로는 바람직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가정에서는 부모의 권위를,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권위를, 회사에서는 상급자의 권위를, 사회와 국가에서는 공무원이나 정치지도자들의 권위를 인정하는 그런 바람직한 사람 사는 세상의 기본적인 질서는 이제 실종되었다.

정치가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역기능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교육이 공교육과 사교육의 싸움에 더럽혀진 상태이다. 종교는 어떤가? 특별히 기독교의 목사들에 대한 신뢰가 돈, 명예, 성폭력, 무인가 신학교 난립, 무자격자 목사 안수, 이단 사설 등으로 공적권위가 무너지고 있다.

 

요즘 진보세력이라 일컫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많다. 한마디로 급격한 사회변혁을 추구하고 그 변혁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 권위나 전통을 부정하는 사회세력들과 그들의 사상과 행동방식을 취한다. 한마디로 정의롭고 고상한 척하지만 사실은 사회를 저주하는 것은 아닌가?

 

어떤 면에서 우리는 포스트모던(post modern)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는 탈권위주의를 표방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질서의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권위마저 붕괴되어 찾아보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요즘 우리나라의 분위기를 보노라면 국민들의 수준이 성숙하지 못해 벌어진 참혹함으로 온 나라가 어지러워진 것을 우리 국민들은 인정해야 한다. 권위의 실종은 한마디로 우리 국민들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사회는 거짓과 위선과 허영의 늪에서 이끌어낼 사람들을 요청하고 있다. 이제 권위와 품격을 회복하여야 한다.

 

2차 대전 때 독일군이 굶주린 미군 포로들에게 빵 하나를 던졌다. 서로 가지려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젊은 포로 군인이 빵을 집고 높이 들었다. “이것으로 성만찬을 거행합시다.” 모든 포로가 함께 기도하고, 찬송했다. 그리고 주님을 기념하며 빵을 나눈다. 거기에 하나님의 임재가 있다. 포로들이 있는 곳은 교회였다. 영광이 있었다. 반면 독일군은 초라하다. 심지어 비참하다. 환경과 처지와는 관계없다. 권위가 있는 곳에 영광이 있다.

 

   

[이인혁 교수]

 

* 미국뉴멕시코한인학교 교장

* 월간 한국시 . 월간 문학세계 부분 신인 문학상

* Trinity International University (Ph.D in Religion) 명예 철학박사

 

현 재

 

* 한국문단문인협회 대표회장

* 재단법인 평화의길국제재단(NGO) 법인대표/이사장

* 싱글미션국제선교회 한국대표

(Single Mission International Evangelical Assoc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