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 교수 칼럼] 선진국 진입(進入)은 여기까지 인가?

[이인혁 교수 칼럼] 선진국 진입(進入)은 여기까지 인가?

이현 2020-09-21 (월) 19:58 4년전  


선진국 진입(進入)은 여기까지 인가?

 

우리나라는 1960년대 초 1인당 GNP 80달러의 세계 최빈국에서 1인당 국민총소득(GNI)3만 달러를 넘었다. 6·25전쟁 후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이런 성과를 이룬 데에는 경제주체들의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자 GNI 3만 달러를 넘어섰으니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일까? 그간 정부는 우리나라가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알려졌지만 정작 대한민국이 선진국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공포한 바는 없다.

아직 국제사회에는 선진국이 되는 요건을 명시적으로 정립한 바가 없어서, 각국의 자기선언(Self-declaration)에 맡기고 있다. 1996년 선진국 클럽이라고 부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우리는 특히 농업에서는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우리나라의 외형적인 성장세는 그동안 멈추지 않을 정도로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그 성장의 이면에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의 등장을 유발했다.

우선 선진국이란 단순히 국민소득이 높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민소득이 비교적 고르게 분배되어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평균 국민소득은 높지만 빈부격차가 너무 심한 경우에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지난해 평균 10점 만점에 5.84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수치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 한국의 행복지수 하락의 원인으로 부패인식(108), 사회적지지(108), 삶 전택에서 자유(127) 등에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선진국 진입의 조건 가운데 하나가 모범된 시민의식이다. 이것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이 과연 이에 부합한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자신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직까지 성숙된 시민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심각한 문제는 개인의 무책임한 행동, 도덕성 상실 등으로 인한 각종 사회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한국 정치판을 보면 조선시대 사화(士禍)의 반복을 보는 것 같다.

보복은 보복을 낳고, 피는 피를 부른다. 한국은 좌우 이념 대립으로 싸우다가, 이제는 적폐 청산한다고 또 싸운다. 세계는 급변하고 다른 나라들은 국가의 힘을 키우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우리나라는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집안싸움만 하고 있으니 나라의 앞날이 캄캄하다.

 

이제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를 달성하는 것이 정치적 선진화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 존엄과 생명, 자유와 권리를 하늘처럼 떠받드는 정부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비로소 자유민주주의에 이르게 된다.

 

공정한 법의 집행이 이뤄지고, 편법과 억지가 통하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지 않는 사회, 즉 법과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폴리스 라인을 넘으면 현역 국회의원이라도 현장에서 체포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미국의 국무장관은 집 앞의 눈을 쓸지 않았다고 과태료를 부과하자 외국 출장 중이어서 그랬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받아들이는 사회가 돼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은 본인의 문제나 자식들의 문제나 무슨 작은 문제라도 밝혀지면 나는 아니라고 오리발부터 내민다. 나는 안 그랬고, 다른 이유와 변명으로 책임회피와 책임전가(責任轉嫁)에 급급하다.

 

큰 소리치고 싸우고 우기면 되는 사회가 아니라 되는 것은 되고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사회,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법을 지키는 사람이 잘 살고, 법을 안 지키면 손해가 되는 사회, 더불어 살고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 생명 존중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進入)은 여기까지 인가? 아니면 계속 발전하여 선진국의 반열(班列)에 들어 설 것인 가?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인혁 교수]

 

* 미국뉴멕시코한인학교 교장

* 월간 한국시 . 월간 문학세계 부분 신인문학상

* Trinity International University (Ph.D in Religion) 명예 철학박사

 

현 재

 

* 한국문단문인협회 대표회장

* 재단법인 평화의길 국제재단(NGO) 법인대표/이사장

* 싱글미션국제선교회 한국대표

(Single Mission International Evangelical Assoc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