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시인 칼럼] 미투(Me too)운동과 물 타기

[이인혁시인 칼럼] 미투(Me too)운동과 물 타기

이현 2020-07-28 (화) 20:36 4년전  


미투(Me too)운동과 물 타기

 

"Me, too""나도"라는 의미를 가진 영어 숙어로, 남의 말에 동의할 때나 공감할 때 쓰인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성폭력 고발, 척결 공감 태그다. 이는 나도 성폭력의 피해자다.” 또는 나도 성폭력이 척결되는 데 동의한다.”는 뜻으로, 사회적으로 쉬쉬되어 온 성폭력의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알리고 피해자들에게 지지를 보내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외국의 사례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미투 운동은 법조인들, 연극인 및 연예인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교수들, 종교인 중에서도 목회를 하는 목사들에게 그리고 공직사회는 물론 정치인들 까지도 부끄러운 모습들이 들어나고 있다.

성추행과 성폭행은 대부분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가 그 영향권에 있는 여자들에게 강압적으로 행해지는 게 보편적인 모습이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이나 추행을 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추행 및 성폭행 이뤄지고 있는 것은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오남용하고 권력을 가진 자가 적재적소(適材適所)에 권력을 쓰지 않고, 이기적인 탐욕에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을에 대한 갑의 횡포이며 공적 지위에 있는 입장에서는 공적인 권력을 남용하고 사유화한다.

 

그런데 미투(Me too)운동을 살펴보면 성폭력을 가해 한 사람들의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1) 남성들의 욕망을 절제하지 못한 결과

2) 권력()을 가진 자들의 폭력

3)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루어지는 분위기

4) 피해자들의 분노와 고통을 문제 삼지 않음

5) 오히려 성폭력을 당한 여자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책임전가

6) 마약과 술이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음

 

그러므로 남성들은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상대 여성의 성을 짓밟고 빼앗아 자신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평생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미투 운동으로 왜곡된 성문화 및 성범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왜곡된 고발 및 증언을 할 경우 이에 대한 피해와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이 분명하다. 피해자들의 성범죄 고발은 단순히 본인들을 괴롭게 한 피의자들의 처벌보다도 사회 속 자리 잡고 있는 잘못된 성문화를 완전히 뿌리 채 바로잡으려는 의도가 강하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해 불순한 의도가 있다.” “당한 그 여자가 더 문제이다.” “정치 공작에 이용되고 있다.” ~ 이상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미투 운동에 대해 공작운운하며 음모론을 제기하거나 인간이라면 모든 남성과 여성들이 성에 대한 관심은 마찬가지 아니냐.” “열 여자 싫어하는 남자 없다.”는 등으로 변명한다.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과 보호도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다 공과(功過)가 있고 성폭력을 일으킨 당사자가 살아 온 나라와 사회에 대한 영향력과 업적이 너무 크기에 미투 운동을 자제하여 달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이 모두가 상대방의 주장을 왜곡해 공격하는 논법인 허수아비 오류(straw man fallacy)는 전형적인 물 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성폭력 혹은 성범죄는 기록이나 증거가 거의 남아있지 않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입증책임을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어린 시절에 당한 성폭력으로 인해 성장하는 동안 격어야 했던 피해자들의 가혹한 고통을 고려할 때, 피해자 구제의 이익이 가해자의 법적 피해보다 훨씬 크다.

이제 성추행, 성폭행 근절을 위한 사회적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성폭력은 약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부패이며 인권침해이다. 우리 모두 건전한 성() 윤리 확립을 위한 우리 사회의 공감대 형성이 긴요하다위드유’(With You)” 운동에도 참가해야 하겠다.

미투 운동의 불씨를 잘 살려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자. “미투 운동은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적 폭력 문화를 개선할 절호의 기회이며 우리사회가 자유 민주주의를 향해 나갈 귀중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