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앞바다의 기적과 홍해바다의 기적
처음에 진도 앞바다가 갈라졌다는 소식이 들리자 모두들 “홍해바다의 기적”이 나타났다고 야단들이었다. 오늘날에는 이렇게 바다가 갈라지는 현상을 보고 바다에 직접 뛰어들어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갈라진 홍해바다를 건너가는 체험을 간접적으로라도 하고 싶어서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진도 앞바다뿐만 아니라 달의 인력에 의하여 밀물과 썰물의 차가 심한 서해바다 곳곳에서도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들로 그곳들은 대부분 테마여행 명소들로 개발되어 있다. 결국 진도앞바다가 갈라지는 현상은 달의 인력에 의한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적”(miracle)이라 부른다. 다시 말하자면, “자연적 기적”(natural miracle)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러한 “자연적인 기적”은 엄밀한 의미에서 기적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자연적인 기적의 현상은 하나님께서 이미 창조해놓으신 세계에서 물리적인 변화(physical change)와 화학적인 변화(chemical change)가 일어날 때에 생기는 더욱 신기하게 보이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과학이 발달됨에 따라 자연적인 현상으로 밝혀지게 된다. 아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세계의 변화가 일어날 때에 사람들은 대개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사실, 이것은 인간의 무지(ignorance)의 소치로, 알고 난 후에는 허탈감에 빠지기도 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자연현상을 하나님의 기적을 위한 첫 단계로 사용하기도 하신다.
성경에서 기적의 개념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기적 같은(looking alike to miracle) 일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실 때에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을 기적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초자연적인 기적”(supernatural miracle)을 기적이라고 한다. 자연적인 기적과 초자연적인 기적은 그 차원이 전혀 다른 것으로, “자연적인 기적”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만물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분리(separation)와 결합(combination)에 의해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과학적으로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을 의미한다. 그러나 “초자연적 기적”은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셔서 기이한 현상을 연출하시는 기적을 의미한다. 자연적인 기적은 자연적인 원리에 의해서 일어나지만, 초자연적인 기적은 반드시 하나님의 특별섭리(special providence)에 의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직접 개입하실 때에만 일어난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특별섭리를 통하여 자연적인 현상과 초자연적 현상을 조화롭게 이용하셔서 차원이 다른 초자연적인 기적을 창출해내신다. 다시 말하면, 자연법칙을 깨뜨리지 않고, 자연적인 현상의 특별한 지점에서 극적으로 교체되어 초자연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릴 때에 나타나는 현상을 초자연적 기적이라고 한다. 홍해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에 대해서 오늘날 성경을 비평적으로 보는 많은 급진신학자들(radical theologians)에 의해서 초자연적인 기적임을 부인하려고 여러 가지 학문적인 툴들(tools)을 사용하여, 때로는 어원한적 접근(etymological approach) 방법을 통하여 갈대바다(yam sup)의 얕은 곳으로 건넜다느니, 지정학적인 접근(geopolitical approach) 방법을 통하여 동풍이 부는 계절과 시간을 택하였다느니 하는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설명하려 들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히 “홍해의 기적”은 이스라엘의 역사적인 사건과 맞물려서 일어난 하나의 팩트로 “역사적 사실”(historical fact)임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자의 이론은 홍해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의 반만을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이해해보려고 하는데, 이들은 첫 단계인 자연적인 현상(그것도 자연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셔서 동풍을 불게 하셨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으로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기적을 부인하려는 태도이다.
사실,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성경에 나타난 본문(text)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성경본문에 보면,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의 기원(the origin of miracle)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지팡이를 바다위로 내밀라고 하신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후에 제1차적으로 하나님께서 명하여 “자연적인 기적”을 일으키셨다(출 14:21). 여호와께서 “큰 동풍으로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 땅이 된지라”(14:21)라고 해서 먼저 “동풍(a strong east wind)이 불게 하셔서” 밤새도록 바닷물이 갈라지게 하신 것, 이것이 바로 동풍을 이용한 자연적인 기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적인 기적으로는 이스라엘의 200여 만 명이나 되는 남녀노소들을 애급의 군대들이 따라붙기 전에 충분히 건널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냥 두면, 자연법칙의 원리에 의하여 곧 물이 다시 합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제2차적으로 “초자연적인 기적”을 연출하시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물이 갈라져서 “좌우로 벽이 되어 섰다”는 것으로 자연적인 원리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물론, 오늘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홍해가 갈라져 서는 장면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에서 특수 촬영에 의한 착시현상에 불과할 뿐,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 애급 시의 홍해의 기적은 하나님께서 특별하신 권능으로 “물이 갈라진 채 양쪽에 벽이 되어 서도록 붙드시고 계셨다”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초자연적인 기적”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이것을 성경적인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초자연적인 기적들이 성경에는 수없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기적들을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특별섭리(special providence)에 의해 경험할 수 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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