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시인 칼럼] 격(格)이 있는 삶과 결이 고운 삶

[이인혁시인 칼럼] 격(格)이 있는 삶과 결이 고운 삶

이현 2020-08-18 (화) 20:34 4년전  


()이 있는 삶과 결이 고운 삶

 

광화문에서 있었던 현 정권에 대한 8.15 광복절 국민대궐기 행사를 보면서 아쉬운 점이 많다.

요즈음 각종 언론과 인터넷과 방송에서 수없이 회자되는 목사와 그의 행동은 뭇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아무리 나라를 위하는 생각에서 외치는 소리와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격()이 없는 입담과 행동들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든다.

 

사람의 행동과 삶의 모습을 단어로 격()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주위 환경이나 형편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수나 품위라는 뜻의 ()이 있는 삶은 누구나 바라는 희망사항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격을 삶에 다르게 적용하며 살고 있을까.

어떤 사람은 자기의 격()을 생각하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함으로 자기의 틀에 갇히게 되면서 후유증과 부작용이 생기고 낭패를 보게 되는 것이다.

 

어떤 목적한 바는 좋은데 격()이 없는 행동하다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나만의 아집과 욕심에 따라 격을 맞추다 보면 실패를 맛보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분수(分數)와 품위(品位)가 격()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격은 인간 사회의 품격을 살리면서 질서를 유지하게 하는 규율(規律)이라 할 것이다. 생활에 격이 빠진다면 얼마나 무질서와 무기력의 삶이 될 것인가.

그것은 사람의 몸에 골격이 무너지고 근육이 풀어져 버린 상태와 같은 것이고, 큰 기계에서 나사가 모두 풀려버린 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버릴 것이다.

 

격과 격식은 어떠한 관계에서도 존재하는 것이다. 연령적으로 사회적으로 상하관계에서뿐만 아니라 친구사이에서도 격이 빠져서는 안 된다. 격과 격식이 빠지면 질서가 무너지고 무질서의 결과는 혼란(混亂)과 와해(瓦解)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격은 질서요 격식은 문화다. 단지 편하고, 귀찮고, 맘에 안 든다고 내 마음대로 행동하고 말하게 되면 격()을 허무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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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생각 할 것은 결이 고운 삶이다. 나무에는 나뭇결, 물에는 물결, 사람의 살에는 살결이 있다. 머리에도 머릿결이 있고, 마음에도 마음결이 있다.

오래된 나무들을 보면 무엇보다 사계절을 견뎌온 것을 나무의 테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그 나무의 삶이 고스란히 테에 흔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결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나무, , 살갗 따위에서 조직의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라고 되어 있다.

그 속에 오랜 시간이 들어있고, 시간을 통해 형성된 작은 질서가 보인다.

결국 결이란 오랜 시간 속에서 형성된 질서(무늬)라는 뜻이겠다.진실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이 결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뭇결이 있듯이 사람의 인생에도 결이 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 희로애락의 삶속에서 형성된 그만의 질서, 무늬 말이다.

결을 따라가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려하게 되고 자연스러운 질서가 만들어지면서 결이 고운 삶으로 보여 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살아가는 모습은 지금껏 오랜 시간 만들어 온 삶의 격과 결의 산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사람이 살아 온 격과 결을 보면서 감동을 하고 존경하고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나는 어떤 격과 결로 세상과 사람들과 좋은 인연으로 살아갈까.

()이 있는 삶과 결이 고운 삶으로 낯선 이에게 한 걸음 다가서는 아름다운 삶을 바래본다.

 

 

이인혁시인 /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