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似而非) 세상

사이비(似而非) 세상

이현 2020-02-28 (금) 19:51 4년전  




[칼럼]

 

사이비(似而非) 세상

 

어느 식당에 가서 갈비탕을 주문했다. 음식 모양은 갈비탕인데 먹어보니 갈비탕이 아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사이비, 가짜가 너무 많다. 사이비 정치인, 사이비 기자, 사이비 종교인 사이비 의료인 사이비 문학인 또한 사이비 단체, 사이비 학회, 사이비협회 등~~ 우리 사회에 사이비가 이토록이나 많을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사이비(似而非)의 어원은 "겉과 속이 다름"을 뜻한다. 혹자는 혼탁한 사회현상을 꼬집어 사이비 세상이란 어원으로 표기하지만 이는 정치, 재벌, 언론, 종교, 교육 등 사회지도층에게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전매 특허용어이다.

 

사이비종교(似而非宗敎)와 관련된 사회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유형도 여러 가지다.

사이비종교 또는 유사종교(類似宗敎)는 기성 종교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종교들을 구분하여 이르는 말이다.

사이비(似而非)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비슷해() 보이나() 그렇지 않다()", 겉으로는 그것과 같아 보이나 실제로는 전혀 다르거나 아닌 것을 말한다.

 

공자가 말하기를 '나는 사이비한 것을 미워한다[孔子曰 惡似而非者]'라고 하셨다. "사이비는, 외모는 그럴듯하지만 본질은 전혀 다른, 즉 겉과 속이 전혀 다른 것을 의미하며, 선량해 보이지만 실은 질이 좋지 못하다." 공자가 사이비를 미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말만 잘하는 것을 미워하는 이유는 신의를 어지럽힐까 두려워서이고, ()나라의 음란한 음악을 미워하는 이유는 아악(雅樂)을 더럽힐까 두려워서이고, 자줏빛을 미워하는 이유는 붉은빛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이다.

 

이처럼 공자는 인의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겉만 번지르르하고 처세술에 능한 사이비를 '덕을 해치는 사람'으로 보았기 때문에 미워한 것이다. 원리 원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일수록 사이비가 활개를 치는 법이다. 그들은 대부분 올바른 길을 걷지 않고 시류에 일시적으로 영합하며,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거나 말로 사람을 혼란시키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들이다.

 

사이비는 "종교처럼 보이지만 종교가 아닌 것"을 의미한다. 보편적으로 신흥종교 중에서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종교의 뜻으로 쓰인다. 사이비 종교인은 종교적 본질을 자신의 삶의 중심인 것으로 표방하나 실제로는 종교적 본질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편 "이단(異端)"이라는 표현은, 엄밀한 의미에서는, 배타적인 시각에서 자신의 신앙과 일치하지 않는 다른 신앙, 종교 또는 종파를 의미한다.

 

사이비(似而非)란 사시이비(似是而非)에서 나온 말이며 겉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이비(似而非)는 큰 해악(害惡)이다. 하지만 사이비(似而非)를 가려내지 못하는 것은 더 큰 해악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사이비종교가 극성을 부린 적이 있었다. 무엇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졌는지 한번 연구를 해 보면 당시의 사회상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단(異端)이란 용어는 분파 또는 파당(Hairesis)을 뜻하는 희랍어의 번역이다. 이단의 단()바르다, 옳다, 진실하다의 뜻이므로 이단은 시작은 같지만 끝에 가서 다르다는 뜻은 아니다. 이단은 처음부터 바르지 않은 거짓된 사설(邪說)을 의미한다.

사이비(似而非)이라는 용어는 기독교 성경에는 없는 단어이다. 사이비는 유사한 것 같지만 아닌 것을 뜻하므로 단지 비윤리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단과 사이비는 둘 다 성서적 용어로는 거짓 가르침, 거짓 교훈, 거짓 예언 등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단·사이비로 인한 폐해에 관해 살펴보면 교주의 절대성을 강조한다.”강력하고 권위주의적인 지도자에 의해 시작되는 게 특징이다. 또한 비현실적이고 반사회적, 반국가적인 주장을 하며 정부나 기성 교회를 사단의 세력으로 여기고, 재산착취, 폭행, 살인, 협박, 성적 문제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범죄를 저지른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가정을 파괴하며, 인권을 유린하고, 말세심판, 천지개벽, 전쟁 발생 등 사회적 혼란과 불안을 조성하는 유언비어를 유포한다.

뿐만 아니라 일확천금, 만사형통, 소원성취, 만병통치, 자신들만의 진리와 구원 등의 구호를 사용하면서 경제적인 착취를 한다.

 

이런 사이비 종교들의 포섭 대상은 일반인들이나, 기성 기독교인, 타 종교 교인이다. 무료성경 공부나 선교활동, 각종 자원봉사나 해외연수나 문화 활동 등을 명분으로 접근하여 자기 집단에 들어 올 것을 강요한다. 때로는 언론의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공신력 있는 단체인 것으로 과시하거나 때론 기존 단체를 사칭하거나 유사한 단체명 을 사용하기도 한다.

예들 들면, “ㅇㅇ세계평화협회” "한국통일문화 협회" “ㅇㅇ청소년 문화 재단~~ 다양하다.

 

종교를 빙자해서 금품을 갈취하는 사이비, 유사 종교집단은 실로 다양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이들 자칭 종교집단 가운데 이미 엄청난 규모의 재력과 조직을 확보,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종교단체처럼 행세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이비 종교단체들이 신앙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지능적이고 교묘한 방법으로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음에도 관계당국인 문화체육관광부나 검찰, 경찰 등 사법기관에서도 이들 사이비 종교단체의 탈법, 불법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수립과 엄중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종교의 자유, 신앙의 자유는 철저히 보장돼야 하지만 이를 빌미로 종교를 앞세워 금품을 갈취하는 악덕 사이비 종교단체와 사이비 성직자는 이 땅에서 하루빨리 발본색원해 더 이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의 종교 교단에서도 하루빨리 이들 사기집단의 유사종교 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고 실행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런 사이비들과 야합하거나 단체를 건전하다고 인정해 주고 많은 돈을 받아내는 악덕 성직자들이나 단체 특히 언론인들도 없지 않다.

 

이제 국가적으로 이 수많은 사이비들을 정비하고 감시하여야 한다, 이대로 두면 사이비와 진짜를 구분하는 일 자체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미 사이비 세상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바르고 아름다운 나라를 건설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감시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인혁 시인 (본지 편집국장)

 

[필자 주요약력]

 

월간 한국시 부문 신인문학상, 월간 문학세계 문학상

현재, 한국문단 문인협회 대표회장

재단법인 평화의 길 국제재단 법인대표/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