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混沌)의 시대를 사는 지혜

혼돈(混沌)의 시대를 사는 지혜

이현 2020-01-24 (금) 14:57 4년전  


   

   

지금은 혼돈시대라 해야 마땅하다. 혼돈(混沌)시대란 마구 뒤섞여 있음을 말한다.

서민생활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정치는 그야말로 마이동풍(馬耳東風), 아전인수(我田引水)의 시대이다. 서로가 국민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오로지 정권욕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국민들의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날로 심화되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혼란과 개인의 가치관 정체성이 혼돈의 늪에 빠진 나라, 동성애(同姓愛), 성 평등을 이유로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부부가 될 수 있고 심지어 항문 성교가 가능하다고 국회에 이 법을 통과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나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투쟁(鬪爭)의 시대를 열고 있다.

드러나는 사태들도 치졸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공방전은 그야말로 철천지원수들의 싸움판 형국이다. 새우등 터지는 것은 일선 생활현장에서 악전고투(惡戰苦鬪)하고 있는 국민들이다. 터져 나오는 모든 지표마다 기록을 갱신하며 매화타령 하는 정치인들을 향한 분노만 증폭되고 있다. 이 혼란한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자리는 언제든 상처로 인한 패닉상태(panic state),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우리의 모습을 본다.

 

아주 오래전에도 혼돈의 시대가 있었다. 춘추전국시대(BC770~221)이다.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 까지를 일컬은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에 발견된 돈황(敦黃)석굴이 잘 말해준다. 석굴에는 오래전에 혼돈시대를 그림과 글로 남겼다. 아미타부처님의 벽화를 그려 그들은 기도했다. “아미타부처님이시여, 다음 생에는 전쟁이 없는 나라, 처자식을 굶기지 않고 살기를떨어진 눈물은 금세 둥근 접시가 됩니다.라는 대목을 읽다보면 글을 읽는 사람도 금세 눈물이 고인다.

 

현재 북한은 국민들의 지독하게 가난한 사정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위조지폐, 해킹을 통한 은행털이를 자행했고, 국민의 인권을 강탈하며, 핵무기 미사일 등으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감히 넘지 말아야 할 선(red line)을 넘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의 지도자들은 그들과 함께 공생(共生)하며 평화의 관계를 가지려고 한다. 사실 북한도,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도 온전한 시대를 살지 못하고 있다.

과거 1930년대 말 일제의 폭압으로 나라를 잃어버리고 신사참배를 국가의식으로 인정하고 비참하게 굴복하고 말았다. 6.25 한국전쟁이 끝났지만 수복된 서울은 만신창이 그 자체였다. 파괴된 터전, 혼돈과 가난, 수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고 무수한 이산가족이 생겼다. 이러한 사회의 불안을 틈타 각종 무질서와 범죄가 나무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 국방, 노동, 교육 등~ 불안하기 짝이 없다.

 

중국 역사상 가장 태평성대라고 하는 당 태종시절에 위징(魏徵)이란 인물은 황제에게 "군주는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아 배가 물위를 마음대로 떠다닐 수 있는 것처럼 통치권자도 백성 위에 군림할 수 있으나 물이 풍랑을 일으켜 배를 침몰시키듯 백성들도 통치권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권좌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며 백성의 마음을 살피는 통치를 주문하고 조언하였다. 지금이야 말로 정말 국내외 할 것 없이 온통 혼란만 느껴질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은 올바르고 현명한 판단을 통하여 국가를 보호하고 국민을 평안과 안정의 상태로 이끌어야 한다. 결국 이 시대에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자유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에 있다.

 

이제 혼돈의 현상을 극복해야한다. 우리 모두 격동하는 이 시대를 똑바로 직시하고 인식하여 하루 빨리 이 시대에 맞는 내면(內面)의 옷으로 갈아입어야 할 것이다.

한 편에서는 공정과 정의를 외친다. 그러나 법은 아주 일부이며 보이지 않는 시민의 덕성, 사회적 신뢰와 투명성, 문화적 성숙도가 있을 때 우리 시대에 진정한 정의가 구현되는 것이 아닐까. 일부 정치지도자들은 이렇게 해야만 나라가 잘 산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자기들이 만든 법만이 우리 시대의 혼돈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이라고 호도(好道)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행복은 끝이 없음을 느낄 때 혼돈의 시대는 더욱 강하게 닥쳐올 것이다. “()의 끝은 망()이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다.”

이제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 혼란을 일으킨 정치권과 사회 지도층은 물론 우리 국민도 진정한 의미에서 참회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다이너미즘(dynamism·역동성)은 어느 민족보다 우월하다. 그러나 그것을 승화시키는 힘은 부족하다. 사실 우리민족의 수난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수많은 위기와 아픔을 당했지만 역설적이게도 민족에 대한 역할을 새롭게 전개할 수 있는 긍정적 기회로도 작용하기도 했다. 세상이 혼란스럽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스스로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맹자는 서경(書經)’에 나오는 하늘이 만든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어도, 스스로 만든 재앙은 빠져 나갈 길이 없다.”는 구절을 인용하였다. 아무리 힘든 과정이라고 해도 스스로를 중히 여기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혼돈의 시기이지만 새로운 가치 창조로 민족공동체를 살리고 일어설 수 있도록 힘쓸 기회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가 어쩌면 새로운 생각과 체제가 태어나는 희망과 기회의 시대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자성(自省)과 안보의 자강(自强), 경제 자립(自立)의 실천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중국의 명나라 말기 문인 홍자성(홍응명(洪應明),이 저술한 채근담(菜根譚)에 보면 마음이 인자하고 너그러운 사람은 항상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다고 했다. 귀에 거슬리는 말만 들리고 마음에 꺼리는 일들이 많은 때가 곧 덕을 쌓고 수양하는 기회가 되며 이때가 타인이 내 마음에 들어 올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는 때이며 마음에 여지를 만들어낸 사람은 평온해 진다고 했다.

 

아무리 이세상이 험해도 저세상 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고, 어김없이 꽃들은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혁 시인 (본지 편집국장)

 

[필자 주요약력]

 

월간 한국시 부문 신인문학상, 월간 문학세계 문학상

현재, 한국문단 문인협회 대표회장

재단법인 평화의 길 국제재단 법인대표/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