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영 박사 칼럼,'밈들의 전쟁'이 상영되고 있는 세상극장 (‘The War of Memes’ is Playing at the World Theater)

장부영 박사 칼럼,'밈들의 전쟁'이 상영되고 있는 세상극장 (‘The War of Memes’ is Playing at the World Theater)

이창희 2021-06-17 (목) 22:34 2년전  


* Calvin Theological University 장부영 교수 *    


'밈들의 전쟁'이 상영되고 있는 세상극장 

(‘The War of Memes’ is Playing at the World Theater)


한마디로 말하자면, ‘밈들의 전쟁’(the war of memes)은 이 세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론의 전쟁’(the war of public opinion)을 의미한다. 밈(meme)이란 문화인자로 생물학적 유전인자에 대한 비유전적(non‐genetic) 전달요소를 의미한다.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노붐 오르가눔’(Novum Organum) 중에 ‘4대 우상론’(Four Species of Idols)이 있는데, 이 중에 ‘시장 우상’(Idola Fori)과 ‘극장 우상’(Idola Theatri)이라는 것이 있다. 베이컨에 의하면, 시장(market)은 말(words)을 통하여 인간의 의도된 거짓 생각과 거짓말들(memes)에 따라 거래들(deals)이 이루어지는 곳이고, 극장(theater)은 틀(frame)에 박힌 철학적 체계(philosophical system)의 허구적이고 극적인 세계를 창조하도록 상연하고, 공연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 두 가지 우상으로 세상이 혼란스럽고 불행한 결과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밈들의 전쟁’(the War of Memes)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곳이 시장이며, 극화되어(dramatization) 상영되고 있는 곳이 바로, 극장이라는 곳이다. 본래 밈이라는 것은 정신세계의 문화적 요소인 ‘생각’이나 ‘견해’들의 단위이다. 인간의 정신세계는 이 밈(meme)들의 활동세계이고, 세상 사회는 말(words)들의 활동무대이다. 이 둘의 활동에 따라 여론이 형성되어 인간이 움직이고, 세계정세가 형성되어 나간다. 그러므로 밈(생각/견해)과 말은 인간과 세계 활동의 기본 요소이다.


이 밈(생각/견해)이 활동하는 영역은 인간의 정신세계로, 과거에는 말(방송)이나 글(신문)과 기타 미디어들을 이용했지만, 오늘날의 밈들은 주로 인터넷의 사이버 공간(cyber space)을 이용하여 여론을 형성한다. 그러므로 신문이나 방송수단보다도 전파속도가 수백 배로 빨라진 것이다. 앨빈 토플러(Elvin Toffler)에 따르면, 컴퓨터의 발명으로 세상의 변화 속도가 수백 배에서 수천 배로 대단히 빨라졌다고 했으며, 이에 대하여 빌 게이츠(Bill Gates)는 빛의 속도보다도 빠른 “생각의 속도”(the speed of thought)에 비유한 종교혁명(religious revolution)과 같은 정보‐혁명(info‐revolution)이라고 해서, 디지털 시대를 예고한 것이다. 디지털(digital) 방식은 아날로그(analogue) 방식과 달리 총체적이며, 순간적인 표현방식으로 오늘날 모든 영역을 지배하고 있어서 대단히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와 반대로 악의적인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생각, 즉 이념이나 사상을 광범위하게, 그리고 순간적으로 바꾸어놓기 때문에, 사상적 체계가 흔들려 기존의 가치관이나 체제가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학계와 산업계는 물론, 정치 세계에서의 ‘밈들의 전쟁’이 치열하여, 많은 사람의 생각들을 선점하려고 사생결단하는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여론 전쟁’이다. 불행히도 오늘날 여론전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생결단함으로 세상은 점점 악마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 수단 중의 하나가 바로 악의적인 거짓말(fake news)로 이는 악마의 전용물이다. 악마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거짓말쟁이로 거짓의 아비라고 했다(요 8:44). 입만 열면, 거짓말로 세상 사람들을 미혹한다고 했다(창 3:1~5; 딤전 4:2; 딛 1:12; 요일 2:4; 계 21:8; 21:27; 2215).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심판하시기 위하여 거짓말하는 영을 거짓 선지자의 입에 넣어주신다고 했고(왕상 22:22~23; 대하 18:22), 개구리 같은, 세 더러운 영(three unclean spirits)이 용(마귀)의 입과 짐승(세상 왕)의 입과 거짓 선지자(종교지도자)의 입에서 나와 세상 사람들을 미혹한다고 했다(계 16:13). 이로 인하여 사람들이 거짓에 미혹된다고 했다.


이 밈들은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함으로, 생각의 속도와 인터넷의 속도에 따라 전 세계 각 사람에게 신속히 전파되어 순식간에 사람들의 생각(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에 즉시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오늘날은 스마트폰, 아이폰이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 사이버 공간에서 밈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사람이 밈을 생산해, 핸드폰을 통하여 순식간에 수십, 수백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으므로 무서운 것이다. 물론, 선의적인 밈들의 영향을 받으면 다행이지만, 악의적인 밈들의 영향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위험천만이다. 특히 악의적인 이념이나 사상적인 밈을 접한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밈의 사상 자체도 위험하지만, 더욱이 그것이 전파되는 속도가 빨라져서 여론을 형성한다면, 감당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러한 경험들을 오늘날 우리가 눈으로 똑똑히 보고 체험하고 있다. 생물학적인 밈(biological meme)의 한 단위에 해당하는 유전자 ‘진’(gene)의 전파속도는 한세대(one generation) 이상이 걸리지만, 정신적인 생각(견해)의 밈(spiritual meme)의 전파속도는 정신세계와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짐으로 순간적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여론형성을 위한 밈들의 전쟁이 치열한 것이다.


여론을 형성하는 수단이 과거에는 사람에게 직접 듣는 ‘소문’(hear‐say)이나 혹은 소식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뉴스’(news)와 각종 미디어(media)로 그 전파되는 속도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입소문(소식)은 대부분 사람을 통하여 전달되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지만, 뉴스는 전파를 타고 전달되므로 순식간이다. 대략, 초속 300,000km인 빛의 속도보다도 빠르다니 측정할 수 없이 빠르지 않겠는가? 그러나 사람을 통하여 전달되는 과거의 소문(소식)들은 그 속도가 빠르다고 하더라도 며칠이나 좀 더 빠르더라도 몇 시간이 걸린다. 조선 시대와 같은 옛날에는 조정(정부)에서 백성(국민)에게 급보를 전하기 위해 파발(擺撥)을 보내게 되었는데, 가장 빠른 방법으로 말(horse)을 이용했다. 이 방법도 며칠씩 걸릴 뿐만 아니라 전국 백성의 여론을 형성하기까지는 아마 몇 달이 걸리기도 했을 것이다. 더구나 그 소식이 좋은 소식이 아니라 나쁜 소식이거나 거짓이라면, 백성을 오도해 불행하게 만들 것이 아니겠는가? 


6.25 전쟁 중, 1.4 후퇴 시에 다급해서 피난을 나가게 되어 열심히 걸어서 장호원이라는 곳에 도착하여, 엄동설한 추운 겨울이라 숙박할 곳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일행이 어느 창고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다. 바로 뒤따라오던 이웃 동네 사람이 다급하게 따라오면서, 일행이 떠나온 고향과 이웃 동네가 완전히 불바다가 된 것을 보고 왔다고 말해서 몹시 당황해한 적이 있었다. 피난 생활을 마치고 돌아갈 고향마저 불타서 없어졌다니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피난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고향 동네들이 멀쩡하고 사람들도 무탈한 것을 보고,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 거짓 소문을 전해준 사람은 불순분자(不純分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거짓으로 사람들의 맘을 훔치는 행위는 정말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거짓의 아비 마귀의 하수인이 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거짓을 조장하여 사람들을 망가뜨리는 행위같이 극악무도한 죄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후회나 반성, 더구나 회개하지 않고 도리어 적반하장으로 자신을 변명하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다못해 정당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회고하건대, 지난번 대통령탄핵(presidential impeachment)사태를 겪으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탄핵사건의 단초로 시작된 최순실의 국정농단, 조작된 태블릿 피시( tablet PC), 대통령에 관한 엄청난 루머(rumor)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간 여론에 눈 깜짝할 사이에 대부분 국민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멘붕이 되어, 온 나라가 카오스(chaos) 상태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어어 하는 순간에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나라의 수치인 대통령탄핵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국민으로서의 무력감과 절망감에 슬프고, 울적한 마음이 든다. 탄핵 시초에 대통령께서 어쩌다 자신이 엮였다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한 말씀이 아직도 귀에 들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하다. 물론, 반대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대통령을 원망하는 마음도 이해가 된다. 한국에서 약 40여 년간 살고 있는 전 주한 외신기자클럽 회장이었던 마이클 플린 씨는 2019년 1월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혐의 중에 증명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부분 혐의가 법적으로 무죄가 되고 탄핵당할 만한 범죄의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당시의 거짓의 프레임(frame)으로 엮어 짠 그물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정말 답답한 마음이 든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이 거짓의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거기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베이컨이나 플라톤의 말과 같이 한번 거짓의 프레임인 ‘선입 관념’에 사로잡혀 그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물에 갇힐 때는 순간적이지만,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그물의 한 올 한 올을 풀면서 나와야 하므로 그토록 어렵고 힘들며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필자의 신학 강의를 듣고 난 후, 어느 분께서 “강의내용이 맞기는 맞지만, 그것이 설령 바울이나 예수님의 말씀이라도 자신이 알고 믿고 있는 견해를 포기할 수 없다”라고 해서 놀란 적이 있다. 그만큼 선입 관념을 포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베이컨은 말하기를 이러한 선입 관념에서 벗어나려면 올바른 전제에 기초한 관념과 원리를 형성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크리스천과 같이 예수를 믿고 약속하신 진리의 성령을 받으면 그가 이러한 허구적인 선입 관념에서 벗어나게 하실 것이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


성경에 보면, 여호수아 시대에 가나안 땅 여리고 성에 ‘라합’이라는 기생이 살고 있었다. 그녀가 하나님을 믿게 된 동기를 보면,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기로 약속한 대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이집트) 땅에서 끌어내 홍해를 가르고, 주변 국가들을 격파하며 파죽지세로 올라오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여호수아가 보낸 정탐꾼을 숨겨주어 구원을 받았다. 이 소문(정보)은 추측하건대 그 지역을 오가는 상고(장사꾼)들에 의해서 들은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이 소식은 선하고 좋은 소식으로 성경에서 이것을 복된 소식 곧 복음(Gospel)이라고 한다. 이 복음을 듣는 사람은 물론, 이 복음을 전하는 사람은 복이 있고 아름답다고 했다. 이사야 선지자는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혼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라고 노래했다. 이는 ‘좋은 소식’(Good News)는 죄악으로 멸망 받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주신 복된 소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을 심판하시고 죄인들을 구원하셔서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이 소식을 전하는 자의 발이 아름답다고 했다.


이창희 기자 <저작권자 헤드라인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