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시인 칼럼] 감사의 계절에

[이인혁시인 칼럼] 감사의 계절에

이현 2021-11-03 (수) 18:50 2년전  



감사의 계절에 

 

2021년도 어느새 계절은 가을이다. 코르나-19로 어수선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은 계절의 문턱을 넘어서 우리에게 오고 있다. 들판의 곡식은 하루가 모르게 영글어가고 푸르른 녹음도 색동저고리 단풍으로 갈아입고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가을이 안겨주는 수확의 기쁨은 종교가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른 곳이라 해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도 기쁨과 감격은 매 한 가지일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매년 11월에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로 정해 큰 축제를 열고 있다. 미국 사회에 전해오는 풍습으로, 이날 사람들은 칠면조 고기를 요리해 이웃과 나누며 한 해 동안의 결실에 대한 감사와 서로의 정을 나누고 있다.

 

풍요의 계절 가을이다. 풍요롭기에 행복한 가을이다. 그래서 가을은 감사의 계절인 것이다. 햇빛이나 물, 공기 등은 값없이 우리에게 선물로 받은 것이다. 매 순간 그 선물을 누리면서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햇빛이나 공기나 물이 절실한 상황에서야 비로소 그동안 얼마나 큰 축복을 누리고 살았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한스 셀리(Hans Seyle, 1908~1982)1952년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캐나다 내분비학자로 몬트리올대학의 교수였다. 연구 분야는 스트레스였다. 80년대 중반 그가 하버드대에서 특별 고별강연을 하였다. 백발의 노교수들을 비롯하여 학생들이 강당을 꽉 메운 채 강연은 시작되었고 모두 감동하였다. 강연 끝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셀리 교수가 강단을 내려가는데 한 학생이 앞을 가로막고는 선생님 우리는 스트레스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비결을 이야기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 순간 그의 입에선 감사(appreciation), 감사하십시오라는 말이 나왔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인생을 값진 인생, 보람 된 인생, 우리의 모든 시간을 아름답게 살기 위한 비결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신약성경 살전 518절에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모든 일, 모든 상황, 어떤 형편에 처하든지, 무슨 일이 일어나도항상 감사하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인생의 양지에서도, 인생의 음지에서도 감사하라는 것이다.

범사속에는 긍정과 부정이 함께 들어 있다. 인간의 기쁨과 즐거움 뿐 아니라 슬픔과 괴로움도 들어 있다. 성공 뿐 아니라 실패도, 건강할 때만이 아니라 병들었을 때도, 인간의 온갖 희비가 다 들어 있는 것이 범사이다. 그러므로 좋을 때만이 아니라 안 좋은 일을 당할 때도 선을 이룰 것을 믿고 미리 감사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해가 안 되고,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어려운 일들을 만난다. 그러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살라고 하셨다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하고 인생 길을 살아간다. 아니 한시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인생 길을 걸어간다. 더 솔직히 말하면 지금 일어나는 일도 그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살다 보면 세상에는 잘한 게 없는 데도 잘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못한 게 없는 데도 잘 못 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판단은 창조 주가 하실 일이고 쓸데없이 미움과 씨름하지 말고 감사하라. 비록 정신없이 달려온 지난 열 달 동안의 삶이었지만 앞으로 남은 두 달 동안, 지금 감사의 계절에 나는 어떤 열매가 맺혀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올해도 모든 일에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감사 풍년의 계절이 되기를 바란다.

 

[이인혁시인]

 

시인. 칼럼니스트

월간 한국시 부분 신인문학상

월간 문학세계 문학상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부회장

연세문인회 회원, 한국가곡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