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영 박사 칼럼,"가만히 들어온 자들" (The Men having Crept in Unnoticed)

장부영 박사 칼럼,"가만히 들어온 자들" (The Men having Crept in Unnoticed)

이창희 2021-12-13 (월) 21:39 2년전  


* Calvin Theological University 장부영 교수 * 


나라가 망하는 원인을 대부분 외부적인 공격에 의한 것으로만 생각하기 쉬우나, 실상은 내부의 적에 의해서 무너지는 것이다. 이는 한 인간이 망하는 원인 즉 사망의 원인이 곧 내부에 잠입한 죄(sin)로 인한 것과 같다. 그래서 성경은 “죄의 삯은 사망”이라고 했다(롬 6:23). 이 죄는 최초에 뱀으로 형상화한 마귀가 가만히 들어와 사람에게 죄악의 씨앗을 뿌린 후로 이것이 인간 개인과 사회, 그리고 나라를 무너지게 한다. 그러므로 인간 세계가 무너지는 것은 “가만히 들어온 형제 즉 거짓 선생들”이 사람들에게 죄악사상(이념)을 전염시켜서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 탈레반의 협상으로 미군 철수가 예정된 이후, 예상은 했지만, 아프가니스탄이 한방의 총성도 없이 탈레반에게 항복하면서 갑자기 무너지는 것을 보고 세계가 놀라 신문과 언론에는 톱뉴스로 도배를 했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물론, 미국과 탈레반 간의 협상 내용에는 어느 정도 안전장치를 해놓았다고는 하지만, 이미 탈레반은 협상 이후, 더욱 전국적으로 인프라 전략을 통해 전국 지역을 소리 없이 잠식해 들어가고 있었다. 특히 1970~80년대부터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내전의 양상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내문제와 아프간을 중심으로 소련(러시아), 이란, 이락, 중국(특히 위구르 문제), 미국과 여러 인접국 등 국제간의 문제, 그리고 수니파(Sunni)와 시아파(Shiah) 간의 종교적 갈등 등의 복잡한 역학관계로 인하여 풀기가 쉽지 않아서 과거에도 여러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는 골치 아픈 나라이다.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역사는 거미줄과 같이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쉽게 풀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왔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요약하자면, 아프가니스탄의 패망 원인은 주로 러시아, 이란, 중국과 미국 사이에 국제적 이해관계와 자유민주주의의 확고한 이념으로 무장한 주체 세력이 없고, 다만 부패한 정부만이 존재한 국내문제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로 인하여 아프가니스탄은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미국에서 20여 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을 재건하려고 첨단 무기들과 더불어 무려 1조 달러 이상에 달하는 원조를 해주었지만, 정부의 부패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같이 되어 희망이 없게 되자, 미국은 손을 떼고 철군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비밀리에 적군인 탈레반에게 무기들을 팔아먹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고, 결국 아슈라프 가니(Ashraf Ghani) 대통령은 나라와 국민을 버리고 돈 보따리를 싸서 아랍 에미리트(UAE)로 도주를 했고, 국민은 앞으로 전개될 비극을 예감하고 아프간을 탈출하려고 공항에서 필사적으로 항공기에 기어오르기 위한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심지어 항공기 위에 매달려 있다가 이륙하자 상공에서 추락하는 장면까지 포착되어 온 세계 사람들의 가슴을 저리게 했다.


제한된 지면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적 상황과 패망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 상세하게 거론하기는 어렵고, 다만 패망의 정황과 가장 근본적인 원인에 관하여 간단히 언급하려고 한다. 미국의 포괄적인 국제전략의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이 직접 적으로 개입하게 된 동기가 바로 911사태의 주범으로 알카에다를 지목하여 탈레반에게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을 넘겨달라고 할 때 탈레반이 내어주지 않게 되자, 미국이 반 탈레반 세력을 지원하며 직접 개입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이로 인하여 알카에다를 소탕하고 소련을 견제하며 이락 전쟁을 승리로 이끌 뿐만 아니라 이란을 견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확고하게 세우는 데는 실패하자 지금까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물론, 그 원인이 거의 아프간 정부의 부정부패에 있고 이로 인하여 이제는 희망이 없게 되자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철수를 결정하면서, 이제는 중국과 이란을 견제하는 전략으로 전용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프가니스탄의 패망을 보면서, 외면적으로는 과거 1975년의 월남패망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누구나 동감일 것이다. 이념적으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외형상으로 볼 때, 월남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서 월맹이 월남을 점령함으로 월남이 패망했던 상황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미군 철수와 동시에 월남은 패망했는데, 그 원인도 역시 아프가니스탄의 패망 원인과 같이 첨단 무기를 비롯하여 월등한 군사력을 가지고도 정부의 부정부패로 인하여 패망한 것이다. 이는 외부에서 공격하는 적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부의 적인 “가만히 들어온 적들과 부패”로 인하여 나라가 무너진 것이다. 성경을 비롯하여 역사적으로 볼 때, 거의 모든 나라가 외부의 적과 전쟁으로 무너진 것도 사실상 내부의 적을 물리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세기의 전쟁영웅이었던 나폴레옹도 “외부의 십만 적군은 물리칠 수 있었지만, 내부의 보이지 않는 적은 물리칠 수가 없었노라”라고 고백했다.


외부의 적은 무력과 첨단 정보활동으로 적의 군사력과 전략까지 포착할 수 있어서 대응전략을 세울 수 있지만, 내부로 “가만히 들어온 자들”과의 전쟁은 보이지 않게 나라를 잠식해 들어오기 때문에 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백전백승하다시피 했던 나폴레옹도 괴로웠다는 것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과거 이탈리아의 공산주의 전략가인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는 적국 나라의 내부를 파고들어 진지전(position warfare)을 구축함으로써 내부에서부터 붕괴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물론, 이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폭력은 잠시 뒤로하고 공산주의의 교육(세뇌 교육)과 선전 선동의 방법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아프가니스탄도 탈레반에 의해서 이미 인프라 조직과 국민에 이르기까지 점차 점령되는 모습을 시기적으로 표시한 분포도를 통해서 선명하게 보고 알 수 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로마제국이 무너진 것도 역시 외부의 적들과의 치열한 전쟁에서가 아니라, 트로이 목마로 위장하고 내부로 “가만히 들어온 적들”에 의해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것이며, 좀 더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이미 로마 내부에서는 모든 관리와 심지어 백성들까지 부정, 부패, 음란 등으로 죄악이 관영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옛적에 역사적으로 죄악이 관영하여 신(God)께서 직접 심판의 징벌을 내린 사실들도 있다. 예를 들어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성이 유황불비가 내려 전멸한 사실이라든지 이탈리아 나폴리 근처에 있는 당시의 문화가 찬란했던 폼페이와 근처 도시가 화산폭발로 인하여 흔적도 없이 묻혀버린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전 인류가 죄악으로 인하여 노아의 여덟 식구를 제외하고 전멸한 하나님의 심판인 홍수 심판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모두가 외부의 적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부의 적인 죄와 악인들에 의해서 자신이 무너지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진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내부에 소리 없이 침입하는 적은 가만히 들어와서 좀 먹듯 조금씩 먹어 들어오기 때문에, 스스로 감지하지 못하거나 감지한다고 할지라도 이미 그들의 독소(사상/이념)에 전신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가 없게 되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마치 조지 바르나(George Barna)의 “주전자 속의 개구리”(The Flog in the Kettle)와 같이 그 환경에 적응하여 가다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결국은 서서히 죽어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부의 적이 무섭다는 것이다. 암과 한센씨 병(나병)과 같이 전신에 암세포와 병균이 가만히 들어와 퍼져서 말기가 될 때까지도 통증과 감각이 없어 무섭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여 시기를 놓치면 자신이 죽어가면서도 손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 보면, 이같이 “가만히 들어온 자들”(The men having crept in unnoticed)을 경계하라고 했다. “가만히 들어온 사람 몇이 있음이라 저희는 옛적부터 이 판결을 받기로 미리 기록된 자니 경건치 아니하여 우리 하나님의 은혜를 도리어 색욕 거리로 바꾸고 홀로 하나이신 주재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니라”(유 1:4). “이는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 까닭이라 저희가 가만히 들어온 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의 가진 자유를 엿보고 우리를 종으로 삼고자 함이로되”(갈 2:4). 특히 바울 사도가 경계한 바와 같이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를 경계하라고 했다. 이들이 위장하고 가만히 들어온 목적은 “우리가 가진 자유를 엿보고 우리를 종으로 삼고자 함이라”라고 분명히 말했다(갈 2:4). 아프가니스탄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에 의해 모처럼 누리고 있는 자유를 엿보고 이들을 종으로 삶고자 하는 것이다. 앞으로 보면 알 것이다. 위의 성경 말씀대로 가만히 들어온 자들은 거짓 형제요 옛적부터 판결을 받기로 미리 기록된 경건치 않은 자라고 했기 때문이다(유 1:4). 


여기서 “가만히 들어온 자”를 정치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간자(間者), 간첩(間諜) 또는 첩자(諜者), 영어로는 스파이(Spy)를 의미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현대전에서는 무력행사에 앞서 첩보를 통하여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information)를 통해서만이 승리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을 적지의 깊숙이 침투시켜서 적군의 군사는 물론, 정계와 법조계, 경제계, 교육계, 정부 행정 전반에 걸쳐 소리 없이 가만히 들어가 그 사회와 나라를 장악하는 전략이 바로 오늘날의 안토니오 그람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국가적인 전략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날 어둠의 권세 자들의 침투를 의미한다. 마지막 때에 분명히 사단의 이데올로기를 전 세계적으로 전파하여 모든 사람을 세뇌하고 선동하여 결국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적그리스도의 세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의 패망을 보면서, 1975년도 월남의 패망을 새롭게 연상하며 앞으로의 우리의 운명을 가늠해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눈을 감고 가슴에 손은 얹고 깊이 고민해보아야 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평생에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이번 기회도 우리의 운명을 결정질 수 있는 중대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신중에 신중으로 고민에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기회가 지나면 아무리 후회한들 소용이 없다는 것이 아닌가? 소돔 성이 유황불비로 멸망할 때에 롯과 두 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탈출하여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지만, 롯의 처는 소돔 성의 재물에 취해 홀로 뒤를 돌아다 보다가 그만 사해 바다의 소금기둥이 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며 서 있지 않은가?


이창희 기자 [저작권자 헤드라인코리아저널/한국기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