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봄 꽃이 피었네

[수필] 봄 꽃이 피었네

이현 2022-04-02 (토) 21:23 2년전  


[수필] 봄 꽃이 피었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왔다.

차가운 겨울 바람은 사라지고 훈훈한 봄바람이 온 대지에 불어오며 봄 꽃의 향연을 재촉하듯 따스하다.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부분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의 따스한 계절이 이어지기를 정말로 소원해본다.

 

꽃피는 4. 진달래, 벚꽃 향기 진동하는 곳, 목련꽃도 하얗게 꽃을 터트리는 날, 하늘은 참으로 눈부시게 푸르고, 뒷 동산에 진달래는 온통 붉었다.

어떻게 보면 때를 따라 피어나는 꽃들은 창조 주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좋은 선물이라 하겠다. 긴 겨울을 지내며 봄 꽃을 생각하지 않고 추위를 보내었는데 세월이 흘러 봄을 맞아 꽃이 피어 우리를 기쁘게 해주고 있다.

 

우리 남녘 바다 건너편에서 개나리 봇 짐 지고 꽃 소식이 부지런히 북쪽으로 날아오고 있다.

동네 울타리에도 언덕 길 곳곳에도 양지가 반듯한 곳에는 이미 매화, 개나리와 벚꽃, 목련 들이 저 마다 얼굴들을 내밀었다. 나무에도 이미 꽃망울이 톡톡 불거지기 시작했다. 꽃마다 형형색색 모양새도 제각각이다. 하나하나 개성이 있고 향내도 다르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름을 봄 꽃에 붙이고 의미를 달았다. 노란 꽃잎을 틔우는 산수유는 영원한 사랑이란 꽃말을 가졌고, 노랑 자태를 선보이는 개나리는 희망, 기대라는 이름이 있다고 한다. 새 침대기 매화 꽃은 고결, 결백의 의미를 담고 있고, 김소월이 읊어 국민 시가 된 진달래꽃 절제라는 의미를 붙였고, 소월은 자신을 버리고 가는 님의 야속한 걸음 길에 꽃을 따다 깔아주겠다는 절제 된 이별의 정을 붉게 핀 약산 진달래로 형상화했다.

흰 눈 꽃 송이처럼 화사하게 웃음 짓는 벚꽃은 정신의 아름다움결백이라는 뜻이 있다. 생긴 모양새가 비슷하여 구분이 어려운 철쭉영산홍 꽃도 정열과 첫사랑의 꽃말을 각각 가졌다고 한다.  

 

조영식 시(), 김동진 곡(), 박인수 테너의 내사랑 목련화야가사가 떠오른다.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길 잡이 목련화는/ 새 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 ~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처럼 순결하고/ 그대처럼 강인하게/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나 값있게 살아가리라~”

얼마 가지 않아 가뭇한 이별을 고할 운명을 가졌어도 화려함과 아름다움으로 자존감을 자아내 주는 풍만한 속살, “오 내 사랑” 목련화는 이룰 수 없는 사랑아쉬운 사랑의 꽃말을 갖고 있다

 

꽃은 이토록 아쉬움과 아픔과 기쁨과 환희, 웃음의 감정을 담고 있고, 꽃 모양을 따라 화려함과 우아함, 순결과 성숙미 등의 느낌을 자아내게 하는 사연을 갖고 있다. 꽃은 바라보는 사람들의 삶의 자리가 꽃을 대하는 마음도 다는 의미도 다르지만 온 산과 들에 피는 꽃들이 사람들의 마음에 즐거움과 환희를 피워준다. 

 

개나리 피고, 진달래 피고, 벚꽃 피는 것인데 올해는 봄 꽃들이 한꺼번에 같이 피는 것 같다. 산에, 들에, 길가에 온통 봄꽃 천지이다. 만화방창(萬化方暢), 역시 봄에는 온갖 꽃이 피어야 한다.

 

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그것을 그렇게 느끼는 사람의 마음속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그것도 자신과 상관있는 것에만 관심이나 사랑을 주거나 나누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폭넓고 깊이 있는 사랑 살이로 그 사랑을 다른 이들이 보고 아름답다고 말할 때 비로소 꽃의 아름다움이 우리의 삶으로 피어나는 것이리라.

 

꽃이 내 가슴으로 들어와 나를 꽃이 되게 했다고 할 수 있기까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혜택을 더 마음껏 누리며 그들에게 고마워도 하고 미안해도 하면서 살아가야겠다.

그러므로 이웃이 잘 사는 것이 내가 잘 살고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다.

온갖 봄꽃들이 한창이다. 날개옷 입은 봄바람이 두 뺨을 스치고 봄 햇살이 참 고운 날, 풀잎에도 미소가 가득하다. 나무가 옷을 입고, 아지랑이 피어나고 봄나들이 가고 싶은 사람은 어디든 기꺼이 떠나라.

 

봄 꽃 참 예쁜 날, 봄 볕 아롱거리는 우리네 꽃밭에도 저마다 희망의 봄 꽃을 심어야겠다.

기쁨의 잎이 돋고 행복의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새가 우짖는 날, 봄 꽃 나무에도 웃음 꽃이 만발하겠지. 봄이 온 단다.

꽃이 참 예쁜 봄이 오면 우리도 한결 가벼운 옷차림으로 사뿐사뿐 봄 길을 나서자.

 

봄 날-김용택시인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장소연

수필가 / 한국문단문인협회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