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시인 칼럼]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

[이인혁시인 칼럼]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

이현 2023-05-04 (목) 16:23 1년전  



[칼럼]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인생을 더 치열하고 역동적으로 살아왔다. 꿈을 꾸고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했고, 온몸으로 부딪히고 깨지면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인생은 크고 작은 역경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람이 태어나고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계속 좋은 일만 생기고 계속 뜻대로만 되면서 사는 사람은 없다. 한평생 일에 묻혀 살면서도, 자식과 국가가 잘되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며,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의 돈도 허비(虛費)하여 쓰지 않았다.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살아왔다. 돈을 사랑하기보다는 일을 더 사랑하여 우리 모두의 기쁨은 잘 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생의 중요한 가치로 꼽는 덕목들이 팬데믹(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 19)을 지나면서 크게 달라졌다. 세상은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세대 간의 차이는 어느 때보다 크게 벌어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통적이며 공동체를 중시하던 가치관에서 개인의 사적이고 안락한 삶을 우선하는 가치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젊은 청년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의 요인으로 팬데믹, 정치적 양극화, 경제 침체를 들고 있다.

 

또한 요즘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가장 큰 죄는 그 직위를 이용하여 거짓된 삶으로 사리를 추구하여 만족을 얻어 보려고 한다. 끊임없는 사색당쟁(仕色黨爭)에 시달리면서 황희정승과 같은 청백리(淸白吏)의 고매한 선비정신은 어디에 있는가.

힘없고 순박한 국민은 법을 잘 지키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가 하면 일부 특권층이나 부유층은 교묘한 방법으로 탈법과 거짓으로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더불어 살며 희생하는 것이 불편함이고 나 자신만을 위하여 사는 것이 계산해보니 더 이익일 것 같은 자기중심적 가치관들이 보편화되는 문화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세상은 더 변할 것이다. 로봇의 시대, 기계의 시대가 오면서 사람들의 왕래가 없어지며 또는 사람의 도움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특별히 정치인들과 성직자들은 모든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고 그 거룩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매일매일 크고 작은 거짓된 삶으로 살아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요즘 성직자인 목사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가장 청렴해야 하고 진실해야 한다. 또한 만인의 모범이어야 할 것이다. 들리는 말에 사람을 소개받을 때 일반 신자라면 80%를 믿고, 장로라고 하면 50%, 목사라면 20%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목사의 진실성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람은 육으로만 사는 존재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과 영혼이 있다는 것이다. 영혼의 채워짐은 감정에서 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며 나누는 배려와 사랑, 그리고 자신보다 남을 생각하며 오는 희생으로 서로 나누는 감정과 그걸로 감동하는 것은 어떠한 변화가 와서 세대가 거듭해도 변하지 않는 바른 삶의 자세임이 분명하다.

 

내가 지금 살아있는 일은 심장이 뛰고, 호흡하고,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일,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들려오고, 향기로운 꽃에 매혹되고, 좋은 느낌, 좋은 생각을 향유하고, 계절마다 맛과 윤기가 다른 과일을 먹고,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아름다운 시() 한 구절을 읽을 때 나는 얼마나 진실한가.

 

지나온 길을 아쉬움과 후회로 바라보지 말자. 언제인지 알 수 없는 그날까지, 기약 없는 그날까지, 지금 여기 내 앞에 펼쳐진 이 길을 담담히 바라보며 한 발씩 천천히 즐기며 걸어가자.

이러한 모습을 그려보면서 정말 변하지 않는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인혁시인]

 

시인. 더 조은 신문 논설위원

헤드라인 코리아 저널 칼럼니스트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