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시인 칼럼] 언행일치(言行一致)와 불일치(不一致)

[이인혁시인 칼럼] 언행일치(言行一致)와 불일치(不一致)

이현 2020-08-06 (목) 19:17 3년전  


언행일치(言行一致)와 불일치(不一致)

 

요즘 사회에서 언행불일치를 보고 있으면 향원(鄕原)이란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향원은 공자가 논어에서 처음 얘기한 말인데 맹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향원은 행실은 염치가 있고 고결 한 것처럼 보여 뭇 사람들이 그를 환호하지만 사회적 위치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추구하고 선비의 본분인 사회정의 실현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사이비 지식인이다.” 향원은 이기주의, 언행 불일치(言行 不一致), 독선주의의 소유자로 도덕의 적, 도덕을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맹자는 규정한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란 말이 있다. “스스로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하고,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라는 뜻이다.

 

조고는 힘이 세고 법률에 능통하여 진시황의 총애를 받은 환관이다. 진시황이 전국 순시 중에 사망하자 그의 유서를 조작하여 장남 부소(扶蘇)를 자결하게 하고, 막내 호해(胡亥)2세 황제로 옹립했다. 호해의 형제 20여명과 충신들을 제거 한 후, 황제는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뜨려 놓고 국정을 농단했다.

어느 날,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 하자(指鹿爲馬). 황제는 말이 아니라 사슴이다라고 했으나 신하 들 중에 일부만 동조했다. 조고는 동조한 자들에게 온갖 죄목을 붙여 모두 제거했다. 반란군이 전국을 뒤덮어도 황제는 몰랐다. “유방(劉邦)과 항우(項羽)가 쳐들어오고 있다고 보고하는 신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호해는 자결했다. 그 후 조고가 자영(子嬰)을 바지 사장격인 황제로 옹립하려 하자, 자영은 간신 조고를 암살한 후에 왕위에 올랐다. 자영은 즉위 46일만에 유방에게 옥새를 바치고 목숨을 구걸했으나, 얼마 후 입성한 항우에게 허리를 잘려 죽었다. BC221에 세워진 중국최초 통일제국 진나라는, BC210 진시황 사후 3년여 만인 BC207에 멸망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子曰 古者 言之不出 恥躬之不逮也자 왈 고자에 언지불출은 치궁지불체야이니라.” 즉 사람은 말과 그에 따른 행동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말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늘날 특히 정치인들의 공약(公約)은 그야말로 빌 공자 공약(空約)이다. 그들에게 언행일치란 찾기 힘들다.

언행일치(言行一致)”는 극히 쉬운 말이다. 또한 자주 쓰는 말이지만 평생 어려운 문구이다. 사실 가장 어렵고도 힘든 말인 것 같다.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에 빠져들기 쉽기 때문이다.

 

간디의 일화이다. 어느 날, 단 것을 매우 좋아하는 자녀를 둔 한 여인이 간디에게 어린 자녀를 데리고 와서 가르침을 부탁하였습니다. “간디 선생님, 제 자식이 단것을 너무 좋아해서 이가 다 썩었습니다. 단것을 먹지 않도록 따끔하게 말씀 좀 해 주세요. 제가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간디는 잠시 생각하더니 1주일 뒤에 오라고 하였습니다. 1주일 후에 여인이 아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얘야, 단것은 몸에 해로우니 많이 먹지 않도록 해라

여인은 의아해서 간디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이렇게 간단한 말씀이라면 지난 번 왔을 때 말씀해주셔도 되지 않았나요?” 간디가 대답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그러나 그 때는 나도 단 것을 즐기고 있었거든.”

사람으로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 언제 어느 때나 내가 말한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라는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가 바로 그것이다. 생각과 언행을 일치시키는 일이다.

 

자주 겪는 일 중에 하나는 뒤 통 수 맞는 일이다. 가장 친하고 믿을 만한 사람인데, 갑자기 반대의 생각을 말하여 곤경에 빠트리는 일들이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결정을 위해 회의에 들어갈 때 내 입장을 지지해주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던 사람이 막상 회의에 들어가서 정반대의 발언을 할 때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

약속과 행동이 다른 경우를 보면 너무 당혹스럽다.

 

성경에도 에스겔 3331절에 내 백성처럼 네 앞에 앉아서 네 말을 들으나 그대로 행하지 아니하니 이는 그 입으로는 사랑을 나타내어도 마음으로는 이익을 따름이라.”

앞에서는 내게 유리한 말을 하고 돌아서서는 불리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보며 실망하면서 또 한 수 배울 수 있는 것에 위안을 받는다, 절대로 언행불일치의 삶을 살지 않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한다.

 

이인혁 (시인/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