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논리(陣營論理)에서 벗어나라

진영논리(陣營論理)에서 벗어나라

이현 2020-01-20 (월) 11:22 4년전  


  

 섹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말처럼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에게 생각하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향하여 “너는 누구인가?(Who)” “너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What)”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Where)”를 스스로 물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신(神,God)으로부터 부여받은 특권이다. 공자(孔子)도 일찍이 “생각만 있고 행동이 없으면 공허(空虛)하고 생각이 없는 행동은 위태롭다.”고 하였다.
 
 현대인들은 잘못된 행동으로 타락의 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좋지 못한 이상향(理想鄕)을 쫓아, 그 길로 따라 가는 것이다. 그것은 1.돈 2.명성 3.쾌락 이다. 현대인들은 이 세 가지를 위하여 신의(信義), 도덕성, 양심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이 되는 윤리와 모든 도덕의 질서가 파괴되고 원칙을 외면한 정치, 양심을 저버린 쾌락과 물질 우선주의, 인격이 결여된 지식, 윤리의 기초가 흔들리는 산업, 인간성이 결여된 과학, 희생이 퇴색된 종교 등, 이 모두가 우리 주변에 만연되어 있는 균형을 잃은 부도덕한 모습들이 만연(蔓延)하고 있다.

 개념(槪念)은 우리 주위의 대상에서 공통된 것을 말한다. 즉 모든 사람들이 보편타당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여 살아가는 것인데 요즘 사람들을 만나보면 각 계층, 직업을 막론하고 개념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무개념(無槪念)은 생각이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 또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인 것이다.
 특별히 이런 부류에 사람들 가운데 정치인들, 교육자들, 소위 성직자라고 자칭하는 종교인들이 많은 것은 왜 그럴까.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인간(人間)'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사람은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과 어울리고 계층적 구조를 습득하고 자기와 타인과의 인간관계와 의사소통법이나 인간관계 기술도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해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하고, 때로 상처를 주기도 하며 이로 인해 서로 원망하거나 절망감을 맛보게 되기도 한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경청(傾聽)”의 중요성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경청이란,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물론이며, 그 내면에 깔려 있는 동기(動機)나 정서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해된 바를 상대방에게 피드백(feedback)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 communication)은 중요한 기법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남의 말을 듣기보다 자기 말, 자기주장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외면하고 오해하여 상대방을 공격하기 일쑤이다. 그리고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와 달리 상대방이 이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서로 오해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기도 한다.

 말(言語)은 힘이다. 따라서 어떻게 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사회는 합치기도 하고 분리되어 진영(陣營論理)논리에 빠지게도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갈라지고 유리 파편처럼 산산이 쪼개졌다. 찢어 질대로 찢어져 분열이 되었다. 계층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사실 인간의 신체 구조를 보면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듣는 귀는 점점 약해지고 대신 입으로 말하는 언어 능력은 점점 더 발달되어 간다는 것이다. 남에 말에는 귀의 문을 닫고 듣지 않고 내 말은 어떻게 하든 거짓말을 해서라도 잘 전달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의 가치와 존엄 그리고 상대방의 권리 인정과 수용하는 자세와 좋은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무엇인가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식으로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념은 무조건 옳고, 다른 조직의 이념은 무조건적으로 배척하는 진영논리(陣營論理)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루 빨리 진영논리(陣營論理)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의 카네기재단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1만 명을 대상으로 “성공의 비결”을 알아본 경우와, 하버드대학에서 졸업생 중에서 실직자를 대상으로 “실직의 이유”를 물어 본 설문조사는 놀랍게도 머리, 기술,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경우는 불과 15%이고, 나머지 85%가 사람관계를 잘해서 성공했다는 답변과 일을 잘 못해서 쫓겨난 사람보다 사람관계가 나빠서 그만두게 된 사람이 자그마치 두 배나 되었다.
 이것은 사람관계가 좋은 사람은 성공하고 사람관계가 나쁜 사람은 실패하기 쉽다는 것을 말해 준다. 즉 사람관계가 인생의 성공과 실패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사회는 극심한 정쟁(政爭)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서로 자기주장만 옳다고 앞세운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극에 달하고, 정치권의 충돌과 대중의 소요로 국가의 기능도 부분적으로 마비되거나 힘이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가 잘 알 듯이 국회는 정의와 진실을 정립(正立)하는 곳이고, 행정부는 정의와 진실을 실천하는 곳이며, 사법부는 정의와 진실을 지키는 곳으로 지금까지 이해해 왔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세상에서 어느 것이 옳은지를 도대체 구별 할 수 가 없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 무엇이 있을까. 양심(良心)이다. 양심은 사물의 가치를 변별(辨別)하고 옳고 그름, 선과 악을 판단하는 도덕적 의식이다.
 또한 일구이언 (一口二言) 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한 입으로 두 말을 한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에 대하여 말을 이랬다저랬다 바꿈을 이르는 말인데 오늘날 이런 사람들도 너무 많은 것이다.

 “선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는 우리 선배들의 개똥철학이 통하던 시절이 그립다.
 거짓과 부패, 말 바꾸기와 시침 떼기, 능청과 간교함, 말 돌리기와 사건 은폐, 궤변과 세치 혀로 진실을 왜곡하고 조롱하며 시대를 농락하는 개인과 세력들에게 호통을 치는 국민들의 단결된 목소리가 아쉽다.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큰 배가 이 망망대해(茫茫大海) 악천후 속에서 과연 제대로 순항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는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느냐, 무엇에 가치를 둔 것인지에 따라 어떤 행동을 가지며 어떤 사람이 되는지를 결정한다.”고 했다.
 이제 우리 모두가 하루 빨리 정의와 진실의 길을 되찾아 가는 행보를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인혁 시인 (본지 편집국장)


[필자 주요약력]


월간 한국시 詩부문 신인문학상, 월간 문학세계 문학상
현재, 한국문단 문인협회 대표회장
      재단법인 평화의 길 국제재단 법인대표/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