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희망의 나라는 있는 것 인가

우리에게 희망의 나라는 있는 것 인가

이현 2020-01-20 (월) 20:44 4년전  


한국사회가 극심한 정쟁(政爭)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갈 조짐이다. 건전하게 경쟁하는 정도를 훨씬 넘어 난장판을 벌이는 큰 혼란이 어른거린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극에 달할 것이고, 정치권의 충돌과 국민의 소요로 국가의 기능도 부분적으로 마비되거나 힘이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판사판(理判事判)”이란 말이 있다. 어떤 일이 뒤죽박죽 엉망이 된 상태나, 서로 뒤엉켜 싸우는 상황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이 말은 불교의 이판승(理判僧) 사판승(事判僧)등 승려(僧侶)를 구분하는 말에서 나왔다. 이 말의 출처는 고려(高麗)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유교(儒敎)를 숭상하고 불교(佛敎)를 탄압한 억불정책(抑佛政策)의 산물(産物)이다.

조선은 승려(僧侶)들을 천인(賤人) 대우를 하여 각종 험한 일과 힘든 생산직의 잡역(雜役)을 시켰다. 이에 견디지 못하는 사찰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

때는 8.15해방 후, 어느 술집에서 벌어진 일이다. 싸움이 벌어졌다. 지켜보던 제3자가 중재인을 자처하며 "같은 민족끼리 이러지 맙시다."라고 호소했다. 순간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우리나라엔 남북 갈등에 좌우 갈등, 동서 갈등, 남녀 갈등까지 등장했다.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남북얘기는 차치하더라도 대부분의 국민이 양 갈래 극단에 서서 죽자 살자 상호 비방 혐오하고 있는 것이 걱정스런 수준이다. 어떻게 하나가 되고, 하나의 모습을 보이는 치유가 가능한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 보인다.

어떻든, 지금 우리에게 희망의 나라는 있는 것 인가 누구에게든 묻고 싶다. 대한민국은 정말 희망적인 삶을 살고 있는, 또는 희망을 걸고 살만한 나라인가. 요즈음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1931년에 발간된 현제명 작곡집2집에 수록된 후 오늘날까지 애창 되어오고 있는 현제명의 대표작 희망의 나라로는 정쟁과 분파주의로 물든 대한민국에 귀한 교훈을 전해 주고 있다. 이 곡은 바장조 4분의 4박자로 되어 있으며 쾌활하게 부른다. 1절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배를 저어가자 험한 바다물결 건너 저편 언덕에

산천경개 좋고 바람 시원한 곳 희망의 나라로

돛을 달 아라 부는 바람 맞아 물결 넘어 앞에 나가자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한 곳 희망의 나라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자주 불렀던 노래이다. 내용이 정말 진취적이고, 밝고, 희망적 이어서 신나는 일이 있을 때에는 너도나도 불렀던 곡이다.

그런데 이 곡이 조선으로서는 가장 우울한 때였던 1931년 일제치하에 작곡, 작사되었다는 점에서 과연 바다 건너 산천경개 좋고 바람 시원한 곳은 진정 어느 나라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희망의 나라로 만들자고 제안 드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어진 품성(), 정직하고 바르게 생활하는 의로운 자세(),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예의를 지키는 성품()이 실천되는 사회로 만들어야 하겠다. 우리사회의 분열과 갈등, 부정부패, 그리고 정치 후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어진 마음과 배려하는 정신, 그리고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훈련을 인성교육, 품성교육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옛 부터 선비(: 어질고 지식이 있는 사람)정신, 헝그리 정신(Hungry Spirit), 배움과 교육, 그리고 지혜와 부지런함이 있다.

우리나라는 자원도 부족하고 영토도 비좁은 나라이지만 그 부족함 속에서 근검, 절약하며, 가난을 극복해야 하겠다는 불굴의 민족적 투지를 함께 불태웠다. 부족함에 굴하지 않고 의지로써 이겨낸 정신이 산업화를 넘어 세계화와 정보화(情報化)를 이룩해 냄으로써 오늘날 발전하는 국가로 발돋움하게 하였다고 본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실패의 가치를 딛고 성공신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도전 정신은 우리 민족의 장점이다. 나라를 구하고자 죽음을 무릎 쓴 이순신 장군의 구국 정신,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창조적 애민 정신은 오늘에 사는 우리 국민들의 산 교재요, 표상이다.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위태로울 때 잠 못 이루며 근심하는 선조 임금한테 이순신 장군은 붓을 들었다.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두려움이 천근(千斤)이지만 용기는 만근(萬斤)입니다라고 올린 상서(上書)는 조선수군의 기적을 이룬 구국의 결단이요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세계가 서로 개방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경쟁하면서도 서로 협력해 가는 세상이다.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며 진정한 의미에서 나라를 살리고자 하는 애국애족(愛國愛族)의 정신으로 미래를 향한 도전과 창의적으로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

정쟁(政爭)에 덜 휘둘리는 나라! 그것이 온 국민들이 바라는 오늘의 염원(念願)이다. 한국사회에 빙산처럼 수면 아래 두껍게 자리하고 불신을 털어내야 한다. 그리고 민족적 대 단결의 힘으로 뭉쳐야 하겠다. 그것이 자유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되는 희망의 나라일 것이다.


이인혁 시인 (본지 편집국장)

 

[필자 주요약력]

 

이인혁 시인

월간 한국시 부문 신인문학상, 월간 문학세계 문학상

현재, 한국문단 문인협회 대표회장

재단법인 평화의 길 국제재단 법인대표/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