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영 박사 칼럼, 중도(中道)에 대한 오해와 진실(Missunderstanding and Truth of Midway)

장부영 박사 칼럼, 중도(中道)에 대한 오해와 진실(Missunderstanding and Truth of Midway)

이창희 2021-04-19 (월) 09:52 3년전  


* Calvin Theological University 장부영 교수 *  


중도(中道)에 대한 오해와 진실

(Missunderstanding and Truth of Midway)

 

지난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찬성했던 공화당 하원의원 중에 10인과 상원의원 중 7인이 탄핵 부결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각 지역구에서 무서운 성토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구뿐만 아니라 전체 공화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거의 절반 정도의 국민이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정계 은퇴가 결정되었거나 이미 다음 선거에 불출마선언을 한 의원이거나 임기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의원들이기 때문에 거칠 것 없어서 용기를 냈다고는 하지만,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것 역시 명분 없는 비굴한 태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물론, 대통령 선거에서 허다한 부정선거의 의혹을 애써 외면하며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앞장서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Mitch McConnell)과 트럼프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상원의원 7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헌법(Constitution)이나 정의(Justice)를 지키려는 태도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사익(private interests)에 함몰된 정치적인 성향으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저들에게 잘못된 정치적 행동의 본질적 문제가 되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이들은 자신들의 결정이 정의로운 것이라고 변명을 하지만, 그들의 정체성(identity)에 문제가 있거나 트럼프(Donald J. Trump) 전 대통령에 대한 증오(hate)의 감정이 더 컸을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게 되었다. 지금도 이들은 트럼프와 거리 두기를 하며 민주당의 전략에 도우미가 될 수도 있는 애매모호한(曖昧模糊) 태도로 공화당에서 트럼프의 기세를 꺾으려 하지만, 트럼프는 레이건(Donald W. Reagan) 전 대통령보다 더 높은 97%라는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역대 최고의 인기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서 저들의 선택이 정당(party)을 떠나서 소위 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려고 하고 있다. 실제로, 정치적 정책(policy)과 도덕성(morality), 그리고 정치적 정의(justice)와 불의(injustice) 옳음”(right)그름”(wrong)의 역학관계(the dynamics)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히 복잡하여 국민은 물론 정치인들도 혼란스러워한다. 그래서 주관적인 생각에 함몰되어 오판함으로 자신의 결정에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시 말하면, 이렇게 오판하는 사람들을 자신들은 물론, 대다수 사람이 이러한 태도(입장)중도”(midway)라고 이해하게 되는데, 사실, 중도라는 개념 역시 다양한 의미를 지니는 말이기 때문에 오해(misunderstanding)하거나 오용(misuse)하기 쉬운 용어(term)이다. 일반적으로 중도라는 개념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의 위치(태도)를 취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그러나 중도의 개념은 각 분야에 따라 약간의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선 정치적인 의미로는 좌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이 중도에 서 있는 사람들을 중도층이라고 한다. 국제적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치적으로 말할 때 진보(progressive/liberal)나 보수(conservative/orthodox) 어느 정당에도 가입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정치적인 결정을 해야 할 때 자신의 판단에 따라 여당이나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때로는 이번 미국의 상하원의원들과 같이, 또는 한국 대통령 탄핵 시에 일부 여당 의원들과 같이 자기 당의 울타리를 넘어 경쟁의 당에 몸을 실었던 사람들의 변명이 올바른 길이라고 선택한 것이 바로 좌우를 떠난 중도의 길인 것 같이 포장되고 있지만, 사실은 그들의 결정 배경이 정의(Justice)를 외면한 사리사욕의 흑심이 깔려 있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사실, 정치적인 상황에서 중도의 길을 택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당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들이어야 한다.

 

만약에 정당에 속해 있는 사람이 중도의 길을 택할 수 있으므로 민주주의라고 변명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이것은 민주주의의 정당정치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로, 정당인이란 같은 이념(ideology)과 생각(view)과 정책(policy)의 결정까지 자기가 속해 있는 정당에 이미 헌신하기로 서약했고, 둘째로, 정당의 결정은 이미 자체 내에서 민주주의적 다수가결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러한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면 당을 떠나야 한다. 당의 결정은 이미 당내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서 다수의 의견으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순복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의 결정이 악법에 의한 불의와 부정이라고 판단했을 때에는 당내토론에서 끝까지 그 부당함을 성토해야 하며, 그래도 불가항력(irresistibility)이라고 판단한다면 그 당의 이념과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당을 떠나야 한다.

 

특별히 기독교에는 중도(中道)라는 개념이 없다. 오리려 마귀의 편의 반대되는 하나님의 편이라는 개념이 있을 뿐이다. 엄격한 의미에서 악인선인의 이분법적 상대개념을 넘어 제3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님 편에 서는 것, 이것이 크리스천의 입장이다. 이와 같은 개념은 절대 개념(Absolute concept)으로 다른 어떤 개념이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물론, 상대적인 차원(human dimension)에서 말할 때는 ”(evil)의 상대개념인 ”(good)의 편이 하나님의 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의 개념으로, 인간의 표준으로서의 선, 즉 인간의 생각, 판단, 규범, 법 등등의 표준은 절대 선(Sumum Bonum)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하나님께서 인정하는 하나님 편에 서야 한다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인정하지 않는 어떤 편에서도 서서는 안 된다.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의 제7대 아합왕의 학()정으로 말미암아 3년 이상 기근으로 인하여 백성이 도탄에 빠져 극에 달하였을 때, 고독하게 외로운 싸움을 싸우고 있던 엘리야(Eliah) 선지자가 아합왕에게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선악을 가려보자며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백성들을 갈멜산으로 소집하여 결판을 내자고 했다. 수많은 백성이 모인 그 자리에서 엘리야 선지자는 모든 백성에게 가까이 나아가 담대히 말하기를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중도에서) 머뭇머뭇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왕상 18:21)라고 외칠 때에 백성이 말 한마디 대답하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백성이 엘리야의 말을 듣고 지금까지 속은 것에 분노하여 바알 선지자들을 잡아 기손 시내에서 모두 죽이고 나서야 기근재앙이 멈추고 즉시 단비가 쏟아지게 되었다.


여기에서 둘 사이여호와와 바알사이로 중도를 의미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주권 하에서 선악 간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촉구한다. 인간은 중간입장이 아니라, 유명한 기독교 유신론 철학자 키엘케고르(Sren A. Kierkegaard)의 말과 같이 이것이냐? 저것이냐?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운명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가리는 표준은 인간의 상대적 판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주권의 원리에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엘리야와 같이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서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인간은 부정과 부패와 오류가 많으며, 오직 하나님께서만 옳으시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은 상황(context)에 따라 좌우를 결정하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자포자기한다. 그러나 크리스천은 반드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인 진리(truth)가 되어야 한다.


이창희 기자 <저작권자 헤드라인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