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혁 시인 칼럼] 겸손의미덕(美德)

[이인혁 시인 칼럼] 겸손의미덕(美德)

이현 2020-07-21 (화) 21:40 3년전  


겸손의 미덕(美德)

 

겸손(謙遜) 어원적인 의미는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태도라는 뜻이다.

우리 모두 보여 주는 외형적 겸손이 아니라 진정한 겸손의 삶을 가지고 살면 참 좋겠다.

 

겸손을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신을 자랑하고 과시하는 사람으로 그의 말투는 오만하며, 자신의 업적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데 능숙한 혀를 가지고 있다.

때로는 자신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오래 전에 개신교 장로교 노회에서 하는 총회에 참석한 일이 있다. 그때 서기되는 목사가 출석을 호명하면서 하는 말이 오늘 전도사 몇 마리나 왔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까. 얼마 전 광화문 집회에서 설교를 하는 어느 목사가 하나님도 까불면 나 한데 죽어~”라는 말이 귓전을 맴돈다.

종교개혁자 죤 칼빈(John Calvin)인간의 삶 전체에서 최고의 미덕은 겸손이다.”라고 말 했다. 그렇다. 나이와 직업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가장 위대한 친구는 겸손이고, 가장 큰 원수는 교만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참된 겸손은 성공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세계 최대 온라인공개수업(MOOC) 플랫폼 코세라의 CEO 릭 레빈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진정한 겸손함은 리더(leader)의 중요한 자질이다.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을 지배하려는 성격의 CEO 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를 앞세우는 사람보다 조직이나 사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이 이런 지도자와 자신의 신념을 나누려고 한다.”라고 말 했다. 사실 우리의 시대에 겸손과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가 꼭 필요한 것이다.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St Francis)가 드린 평화의 기도를 묵상하노라면 내 안의 비루한 욕심에 대해 부끄러운 마음이 들고 무엇이 올바르고 가치 있는 삶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도록 나를 도와주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고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여 자기를 온전히 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이니 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그런데 정말로 가식이 없는 겉과 속이 온전한 겸손한 사람을 만나 볼 수 있을까!

며칠 전에 오랜만에 후배와 전화 통화를 했다. 사실 그는 공부는 많이 했지만 외국을 다녀 온 이후 직업이 없어 생활비 마련이 어려워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낼 수 있도록 많은 협력과 조언을 해 주었다. 그런데 그가 요즘 좋은 직장에 다니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제는 생활비 걱정 없이 바쁘게 지낸다고 만나고 싶으면 회사 근처로 오라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만나는 사람들은 교수들, 저명한 박사들과 교제 한다면서 앞으로는 자기를 만나기가 어려울 것 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참으로 인격 수양이 덜 된 인간이다.

요즘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 민주당이 연이은 악재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열린 우리당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내부 기강 세우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52.1%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안희정 충남도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성추행과 자살, 그리고 민주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의 주택과 재산 증식 문제까지 불거지자 이러한 불미스러운 오명을 씻어내고자 겸손하자를 외치고 있다. 민주당의 분위기를 겸손 모드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어떤 사람을 존경하는 이유는 돈도 아니고, 학력도 아니고 권력도 아니고, 얼굴이 잘 생긴 외모도 아니다.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지녔는가, 또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맺는가에 따라서 존경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막힘없는 소통을 위해서라면 정직하게 행동하고 자신을 낮춰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 좋은 소통의 방책일 것이다.

겸허하게 말하고 겸손하게 행동하여 자신을 낮추는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 법이다.

 

톨스토이(Tolstoi)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보다 더 부드럽고 양보를 잘하는 것은 없다. 하지만 물보다 더 강한 것도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잔인함을 이기며 겸손이 오만을 이긴다.”  



이인혁 (시인/ 본지 편집국장)